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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아들

원주맘 조회수 : 1,078
작성일 : 2008-09-11 11:25:28
고1짜리 아들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참으로 어렵게 직장 생활하면서 아들을 번듯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껏 갈아왔는데 이 아이가 중3부터 본격적인 반항을 하고 있어요. 아빠 얼굴도 못보고(어렸을 때 이혼) 키우는게 미안도 하고 아빠와 투사가 되어서 밉기도 하고 여하튼 저의 잘못이 너무 컸어요. 2년 전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아이에게 말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 겨울 방학에 너무 아빠를 미워하는 것 같아서(찾아오지 않는 아빠에 대한 원망, 그리움 등등) 용기를 내어 말해 주었어요.. 각오한 것 이상의 반항( 공격적 행동, 욕설, 등교 거부, 모든 공부 및 과외 거부, 컴퓨터 게임 중독, 술, 담배)등등 미처 정신차릴 틈도 주지 않는 거예요.. 계속 미안하다 너를 속이려던 것이 아니라 걱정되어서 아바의 죽음을 말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말했는데 아바 말만 나오면 눈이 뒤집혀요... 아들말이 그런 줄 알았으면 미워하지 않았을 거라고... 2학기 들어 좀 유순해 지고 편안하게 엄마와 말한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기타를 배울 것이니 자율학습을 빼달라, 아프니 조퇴한다, 엄마가 늦게 깨워서 지각했다... 등등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네요... 지금 뭐든 아이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질풍노도 닥 들어맞는 말이고요... 처음에는 아들인데도 무섭더라고요.. 너무 겁이 나니까 아이에게 연민도 생기지 않았고요. 지금은 저 아이가 더 힘들거라는 생각 하고 있습니다.. 제가 82쿡에 처음 글쓰기를 이렇게 어려운 가정사를 말하리라고 저도 예상 봇했는데 계속 자유게시판을 읽다가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 글을 씁니다.  1학기 내내 책가방에 책이 없었어요.. 요즘은 책이 들어 있고 스스로 학원도 다닌다고 찾아보고(물론 자주 바집니다. 저는 말하지 않고요) 그러긴 하는데 이 아니의 무기력증을 어떻게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답 찾는 것이 어렵고 힘들어요.. 촛불 때문에 서프라이즈에서 보고 찾아 왔는데 아주 현명하고 좋은 분들이 있는 곳 같아서 이렇게 올립니다. 훈훈하고 ... 답 좀 주세요.
IP : 125.245.xxx.13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마음
    '08.9.11 11:43 AM (221.139.xxx.29)

    같이자식키우는 입장으로 가슴이아프네요.
    아이들의사춘기는 무서운열병과 같아서 옆에서 지켜보는방법밖에 없더라구요
    더군다나 가정사가 얽혀있으니 상채기투성이가슴을 어찌다스릴지
    안타깝네요..
    글쎄요 ... 좀지켜보심이 어떨까요? 방황하다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부디치지마시고, 자꾸옆에서 자극주지마시고 ,편안하게 지켜봐주세요
    제경험으론 시간이좀지나야 치유될듯합니다
    혼자정말힘드시겠어요 힘내세요. 비온뒤 땅굳는다고 좋은날이 반드시올겁니다.

  • 2. ....
    '08.9.11 11:50 AM (211.110.xxx.9)

    본디 그렇던 아이아니면 지독한 열병을 앓은뒤 제자리 찾을겁니다 .그냥 지켜봐 주세요
    위로만 드립니다

  • 3. 1
    '08.9.11 12:01 PM (58.230.xxx.246)

    저의 아이도 이번에 엄마가 보기에 별거 아닌일을
    가지고 불같이 화 내고 1일 결석도 했네요

    며칠 화를 내고 방에 들어가 있는데 눈물 바람으로 지냈어요
    다시 되돌아와 학교다니고 공부하는모습도 보여주는데
    전 마음이 가라앉지 않네요
    어찌 도움 말을 드릴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기다려 주어야죠

  • 4. 노을빵
    '08.9.11 12:02 PM (211.173.xxx.198)

    마음이 아픕니다.
    혼자서 아이 키우며 고생했을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도움을 주고싶네요
    그렇지만,
    아이도 많이 힘들거라는 생각이듭니다. 아빠얼굴도 모르고 자라서 미움만 갖고있다가 , 2년전에 돌아가셨다는말을 들으니, 얼마나 괴롭겠어요
    엄마도 고생하시지만, 아이가 더욱 괴로울거라는 마음을 이해해주시고,
    그냥 좀 지켜보심이 좋을거같아요
    엄마가 혼자서 자신을 힘들게 키웠다는걸 깨달으면 제자리로 돌아올거에요
    지금은 애도 자기마음을 통제하기 힘든상황일거같습니다.
    저도 같은또래를 키우고 있어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글쓴님 힘내시구요~
    아이도 스스로 추스리려고 노력하는거같으니. 그냥 따뜻하게 아이를 지켜봐주세요

  • 5. 엄마 좋아
    '08.9.11 12:05 PM (65.49.xxx.98)

    찾아오지 않는 아빠에 대한 원망, 그리움 등등으로 아빠를 미워하는 것 같아서

    2년전에 돌아가셨다고 사실대로 말해줬더니그런 줄 알았으면 미워하지 않았을 거라는 아들의 말.

    그리고는 공격적 행동, 욕설, 등교 거부, 모든 공부 및 과외 거부, 컴퓨터 게임 중독, 술, 담배,

    기타를 배울 것이니 자율학습을 빼달라, 아프니 조퇴한다, 엄마가 늦게 깨워서 지각했다, 1학기 내내 책가방에 책이 없다,

    요즘은 책이 들어 있고 스스로 학원도 다닌다고 찾아보지만 물론 자주 빠지나 원글님은 말하지 않고요 ..등등.

    아빠 얼굴도 못보고(어렸을 때 이혼) 키우는게 미안도 하면서

    아들이 아빠와 투사가 되어서 밉기도 하고 2년 전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아이에게 말 하지 못하고 계셨는데

    아들을 속이려던 것이 아니라 걱정되어서 아빠의 죽음을 말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말하셨으나

    아들은 그런 줄 알았으면 미워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 것은 나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말할 것 같은 엄마한테

    속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세상에 마음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다.

    세상 만사가 허무하다. 뭐 이런 기분이 들겠죠.

    그러면서도 아니야 엄마는 나를 신뢰하고 믿어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공격적 행동, 욕설, 등교 거부, 모든 공부 및 과외 거부, 컴퓨터 게임 중독, 술, 담배,

    기타를 배울 것이니 자율학습을 빼달라, 아프니 조퇴한다, 엄마가 늦게 깨워서 지각했다, 1학기 내내 책가방에 책이 없다,

    요즘은 책이 들어 있고 스스로 학원도 다닌다고 찾아보지만 물론 자주 빠지는 엄마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엄마는 말로는 나를 신뢰한다고 하면서 속마음이나 나타나는 행동으로는 엄마의 말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니까 더 강력한 반향으로 더많은 관심을 끌어야 겠다고 생각하겠죠.

    즉, 공정택처럼 공부 잘하는 기계로서 엄마한테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로서 엄마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으니 좀 더 많은 관심을 끌어서 엄마의 반응을 살펴보고서

    엄마가 진짜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해야 겠다고 생각하겠죠.

    아드님의 존재자체와는 관련이 없는 공부나 기타 반항행동에 대해서는 관심갖지 말고

    아드님의 존재에 대해서 관심가져주시고 아드님과의 시간을 많이 만드세요.

    엄마는 아들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들을 신뢰하고 믿어주고 사랑한다는 것을

    아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뭐 아들에게 편지보내기, 여행하기, 차마시기, 같이 요리하기,등등 아들이랑 데이트를 하시면서

    서로 친해지고 이해하고 하는 것은 남녀사이에 결혼전에 데이트하는 방식이나 다를바 없겠죠.

    데이트 잘하는 방법은 82언니들이 답글을 다시던지 원주맘님이 연구하시던지 하시구요.

  • 6. 저는..
    '08.9.11 12:29 PM (59.6.xxx.203)

    엄마좋아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우리아이도 한참 심할 때.. 계속 강도를 더 해가면서 말썽을 부리더라구요.
    '이래도? 이래도 참을 수 있어?' 하면서 저를 계속 시험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참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참지 않아도 될 만큼 아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억지로 참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 아이의 현재는 우리의 책임입니다.
    나아서 기른건 우리니까요. 님의 경우.. 그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더 힘겨우시겠지만
    진심으로 아이를 이해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공부나 자잘한 행동 하나하나에 집착해서 아이와의 관계를 나쁘게 하지 마시고 믿어주고 사랑해
    주세요.
    이 고비 잘 넘기셔서 님이 편하게 웃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7. 에헤라디어
    '08.9.11 12:38 PM (220.65.xxx.2)

    엄마좋아님 댓글 추천합니다.
    저도 엄마좋아님 글에서 다시 한번 아이를 이해하는 것을 다시 생각하고 갑니다.

    원글님.. 원글님 어려운 길이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기운 내시고 더 많이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주는 과정을 통해 원글님도 치유받으시길 바랍니다.

  • 8. ..
    '08.9.11 1:26 PM (211.44.xxx.194)

    글 보니 저도 마음이 아파요.
    울 아들이랑 같은 나이네요.
    아이가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컸나봅니다..
    울 아이 보면..아들의 경우 아빠의 역할이 필요할 때가 있는 거 같더라구요.
    아빠가 너무 엄하게해서 ..아들이 반항심을 가지지 않을가 걱정스러운 적도 많았는데 남자들의 세계가 있는 것 같아요..그런 게 필요하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거든요.
    중3이면 다들 사춘기적 반항에 대해 고민하시는 맘들도 많더군요.
    우리 아인 사춘기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는채 지나간 것 같아요.
    아빠와는 달리 제가 친구처럼 끊임없이 대화하고 아이의 관심꺼리에 눈을 맞춰주고 했던 영향도 좀 있지 않나 싶어요.

    제 경험에 비추어 님의 경우를 볼 때..
    아빠가 부재하시고 본인도 직장 생활하시고 하니 아이 정서를 안정시켜줄만한 환경이나 시간이 많이 부족하시겠지요.
    하지만 또 주위를 둘러보면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가 잘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관심..이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엄마의 사랑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느끼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미울 때도 있죠..저도 종종 그래요.
    그치만 다그치는 것과 타이른 것..어느 것이 더 아이에게 좋을까 그것을 생각해보세요.
    내 감정에만 충실하면 아이랑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아빠가 안 계시니..대신 엄마께서.
    분명히 엄한 게 하실 건 하셔야 합니다.
    사랑으로 감싸라고 해서 그저 이해하고 본인 힘으로 어쩔 수 없다 식으로 용인하고(말씀하신 술, 담배, 오락...) 하시면..아이 망치십니다.
    이제 곧 고등학생 되고 지금 조금이라도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자기 절제를 익히기 정말 힘듭니다.
    안되는 건 절대로 안되는 것으로 분명히 선을 그으셔야 합니다.
    강하게요.
    금지 행동을 했을 경우에 분명한 댓가를 치루도록 하게 하세요.
    사랑과 무조건적 이해, 감정적 화냄과 냉정한 엄격함을 꼭 구별하시기 바래요.

    여러가지로 힘드시겠어요.
    저도 님께 말씀드린 과정을 다 거쳐서..첫머리에 쓴 관계가 정착된 거 같아요.

    공부는 ..아쉽겟지만 언제든 정신 차리고 나서 할 수 도 있습니다.
    나이들어서라도 마음가짐만 똑바르면..좋은 대학 못가더라도..공무원 시험이라도 볼 수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눈 앞의 공부보다는 아이의 마음과 습관을 바로 잡도록 노력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말만 길고 도움이 못 되드려 죄송하네요..

  • 9. 원주맘
    '08.9.11 1:49 PM (125.245.xxx.138)

    고맙습니다. 따뜻한 글 위로 받고 갑니다. 역시 무조건의 사랑, 그 힘든 거 한 번 해보려구요.. 우리가이가 스스로 자제하고 자신의 인생의 조력자로서 엄마를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엄격하게 아이를 억압했던 지난날에 대한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이와 노는 방법을 좀더 알아보고 연구한 다음에 지나치게 경직되었던 저의 삶을 일단 풀어보겠습니다. 여행가서는 싸우고 밥 먹을 때도 소리 지르고 참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실패였는데 제가 너무 서둘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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