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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땜에 죽고 싶어요...

... 조회수 : 1,409
작성일 : 2008-09-11 10:42:34
많은 분들이 답글 달아 주셨는데,

제가 맘이 아플 때마다 읽어보려고 저장해 놓고 글 내렸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어제 글 남편에게 보여주고 같이 울었어요...

그러곤 술을 한 잔 마시길래,

당신 장모땜에 속상해서 술 먹는구나...

했더니..

장모님땜에 그런 게 아니라

네가 맘 아픈 것이 너무 아파서 술 한잔 해야겠다하며..

글썽입니다....휴


제가 엄마를 늘 모시고 있는 건 아니구요..

지금 몸이 좀 안좋으셔서 저희집에 잠시 와 계신 거랍니다..

얼마 안되는 시간 같이 있는데도 왜 이리 힘이 든지...

많은 분들이 쓰신 것처럼 돌아가시고 나면 ,

미움만큼 그리움의 그림자도 길거라고...

한이 남지 않게 하려는데....

솔직히 저는 엄마 돌아 가시면 ..

칡넝쿨처럼 얽힌 인간관계의 매듭이 이제 끊어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런 관계를 만든 아버지가 돌아 가셨을 때...

이제 한 매듭이 풀어지는 구나.....하고 느꼈거든요...

이해하기 힘드시겠지요...

저도 슬픔보다  미움때문에 몸부림칠 대상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저 자신에게

많이 놀랐었어요...


많은 분들의 충고처럼,

엄마가 노인이셔서 외로와 하더라도...

저는 제 인생을 살렵니다...

어제처럼 엄마와 싸울 때 모진소리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진 소리 하다가 엄마가 나땜에 아플까봐

맘 돌리곤 하지요...


인생살면서...

부모와 자식이 코드가 맞으면 좋겠지만...

그리 안되는 것을..

엄마도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이 나이가 되어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고 날밤을 세우고 끙끙거려도...

그것땜에 아파서 드러누워 못 일어나도..

식구들 밥 안챙긴다..성화이시지...

그게 뭔지 참 좋다..별로다...

관심조차 없습니다....

그저..

살아가면서 나에게 스승이 아닌 것이 없다..

라는 생각으로

엄마의 모습에서 나의 노년은 어떠해야할 지를 생각하게 해봅니다...늘..

엄마와 제가 모녀로 만난 것은 운명이니...

무슨 뜻이 있겠지요...

다만..

저는 저로서 소중한 존재이고,

저 또한 자식을 키우는 어미로서

다시금 맘을 다잡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제 자식이 나이가 들어 지금의 제 나이가 되더라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

언제나 쓰다듬고 격려해주는 에미가 되야지...

맘 아파 몸서리 칠때..

꼭 안아줘야지...

나 때문에 못살겠다고 피 눈물 흘리게 안해야지....


어제도 오늘도 긴 글 읽어주시고 댓글 올려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뵙지는 못해도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IP : 121.157.xxx.23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11 11:12 AM (121.166.xxx.87)

    에휴... ㅠ.ㅠ 그래도 글쓰신 님의 자녀는 아마 행복 할 겁니다. 어제 글쓰신것처럼 항상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너를 믿어주는 엄마가 계실테니까요. 왠지 따님일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힘내시고 이제부터 행복하세요. 저는 엄마가 저에게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항시 부담스러웠던 케이스인지라 항상 송구스럽고 미안하게 생각하면서 산답니다. 어느것도 과하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극과 극은 통한다고 저희 엄마도 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살을 파고 드는 듯한 말씀을 많이 하셨었거든요. 님의 심정이 이해된다고 할까.. 그래도 이제는 엄마를 이해.. 아니 많이 포용하려고 합니다. 그냥 그러고 싶네요. 내 엄마니까..

  • 2. 리치코바
    '08.9.11 12:03 PM (203.142.xxx.171)

    내리사랑이기에 님도 물론 자식을 더욱 사랑하셔야죠... 그래도 싸우실 땐 싸우시더라도 어머님께 잘 하세요! 그분이 아니셨더면 님의 존재도 이땅에 없질않았겠습니까?

    저도 어머님미 입원해 계신데, 정말 말못할 사정이 많습니다! 어머니를 뵈면, 정말 인생을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군요!

  • 3. 노고단
    '08.9.11 12:56 PM (125.143.xxx.34)

    님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라 앉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정말 좋은 남편을 두셨어요. 그 사랑으로 치유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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