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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동서

에효 조회수 : 1,456
작성일 : 2008-09-10 16:50:28
고부간 만큼이나 은근히 어려운 것이 형님 동서 관계인 것 같아요.
저는 아들 셋중에 둘째 며느리 입니다.
형님도 있고 동서도 있지요.

이번에 형님이 저한테 단단히 마음이 뒤틀리신것 같아요.
얼마전에 시어머님이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셨는데
형님이랑 막내동서는 그 전날 시골에 내려가서 짐싸는거 돕고
같이 올라왔는데
저는 이사당일날 오후에 시어머니댁으로 갔거든요.

여기까지만 들으시면 제가 되게 싸가지없고 얌체같으시죠?

하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던것이
아주버님이랑 서방님은 시골에서 볼일을 보기로 하고
제 남편은 이쪽에서 해결할일 (입주청소,대출및서류관련)을 맡기로 하고
남편은 시골에 안내려갔죠.
저만 애기(20개월) 데리고 혼자 갈 것 까지는 없었죠.
그건 형님도 이해했을거예요.

문제는 그 다음날인데요.
오전에 큰 이삿짐 나를때는 제가 애기랑 가있어봤자 걸리적거리기만 하고
애기 먼지나 들이마실 것 같아
큰 이삿짐 다 들어온 후 가서 청소며 정리를 하려고 했었죠.
남편은 아침 일찍 가서 이삿짐 오는거 돕고 저를 데리러 온다고 했구요.
남편이 집에 한시쯤 저를 데리러 왔어요.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선반이니 책장이니 필요한 것들을 사고 도착하니
3시쯤 되었더군요.

그런데 제가 들어가자마자 형님도 아닌 아주버님이 저한테 큰소리를 치시더라고요.
아니 아침 일찍 와있어야지 무슨 남의집 방문하듯 이제야 오냐고요.
물론 제가 애기가 있어서 그랬건, 남편이 늦게 와서 그랬건
늦게 갔으니 어제부터 수고하신 형님껜 죄송한 일이죠.
하지만 일부러 요령피운 것도 아닌데 형님도 아닌 아주버님이 뭐라고 하시니
기분이 굉장히 상했어요.
아주버님은 제가 꼴보기 싫으셨는지
저오고 얼마안있어 형님이랑 같이 집으로 가버리셨구요.
저는 남아서 뒷정리하고 청소하고 하룻밤 자고 그다음날 점심까지 먹고 왔구요.

사실 형님은 맏며느리지만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걸 싫어하세요.
저도 형님은 맏이니까 더 하세요 하는 마음 없구요.
시골에 사실때 명절때는 제가 먼저 내려가는 일이 훨씬 더 많았구요.
형님네는 오는 길에 다퉜다고 도로 올라가버리셔서
감정 상한 시어머니 밑에서 저혼자 명절 치루느라 곤욕을 치룬적도 있었어요.
제가 화풀이 대상이 됐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형님은 제게 미안하다고 하신적 없어요.
그냥 내 사정이 그랬으니까 할수없다...라는 생각인것 같고
저도 이해했어요.
내가 폭발직전인데 동서 생각해서 참고 내려오기야 했겠냐 하고요.

하지만 맏이니까 좀 더 희생하진 않더라도
형님 사정이 있어서 제가 좀더 일해야할때도 있고
제 사정이 있어서 형님이 좀 봐줘야할때도 있고 한거 아닌가요?
이번 일로 형님이 감정이 상하셔서
막내동서에게 제 얘기를 하며 앞으로는 형님은 살림에서 손떼고 저한테 다 시킬 거라고 하셨다는군요.
사실 저희 명절에도 일 많지않아요.
3형제 모이는게 다죠.
형님은 국끓이고 고기양념하고 맛을 관할하는 일을 주고 하시고
저는 전부치고 송편빚고 설거지를 주로 하고요.
뭘 저한테 다 시킬거라는 말씀인지


막내동서도 아기가 제 아기랑 3개월차이로 비슷한데
형님네랑 같이 그 전날부터 시골에서 짐싸고 아침에 같이 올라와서 계속 일하고 있었어요.
솔직히 미안하기로 따지면 형님한테 뭐 별로
막내동서한테 미안하죠.
근데 막내서방님이 막내동서 편한꼴을 못봐요.
제가 막내동서 봐주고싶어도 그럴기회가 없네요. 하여튼...
그런데 오전에 이삿짐 옮기고 정리하면서 동서네 애기를 잠깐 잃어버렸었다고 하더라구요.
단지내에서 어떤 할머니가 울고있는 아이를 잡고 계셔서
10분정도 지나 찾긴 했지만요.
전 그 얘기를 듣고 솔직히 애기 데리고 일찍 안와있길 잘했구나 싶었어요.
제 딸을 10분이라도 잃어버리는 경험은 하고싶지 않으니까요.
제가 형님이라면 막내동서네 애기 잃어버릴뻔했는데
느즈막히 오길 잘했다 할거 같은데

양심을 걸고 저는 일하고 맘편하자 주의이지 조금이라도 나 편하자고
다른사람한테 제 할일 미루고는 맘이 불편한 사람입니다.
이사하는 날 늦게 간거는 그게 합리적이다 생각해서고요.
형님이 일있어 못오셨다고 해도 그런가보다 하고 말지
그거가지고 따지거나 화내거나 틀어지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말하자면 저는 오히려 둘째니까 맏이가 다 해야된다는 맘이 없는것에 반해
형님께서는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 싶으면 내가 맏이라 다해야되는거야? 라는 피해의식이
있으신것 같아요.


솔직히 저도 웃는낯으로 형님 대하고 싶은 맘이 없어지네요.
형님도 나쁜분이 아니고 그동안 제 성격이 워낙 데면데면한 편이라 그렇지
명절때 형님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나름 친한 사이였는데
이렇게 까칠하게 애기 키우는 저 고만한 사정도 못봐넘기시나 싶은게 많이 서운해요.


맞아요...제가 동서네 애기를 같이 봐줬으면 좋았겠죠.
원래 막내동서는 저희집에 와있다가 이삿짐 다 들어오면 저랑 같이 가기로 했었어요.
시어머님도 애기들 힘드니까 그렇게 하라고 하셨고요.
근데 막내서방님이 동서 편한(?)꼴을 못봐서 억지로 끌고간거죠.
동서 생각해서 저도 가야된다는 생각은 사실 못했고요.
막내서방님의 갑작스러운 계획변경에 저까지 따라야할 필요를 못느낀거죠.

어머님 이사하시는 집이 방 두칸짜리 혼자 사실 13평 아파트인데요.
거기에 어머님 아주버님 형님 중학생 조카두명 제남편 서방님 동서 23개월조카 이렇게 가있는데
이삿짐 들이느라 발디딜 틈도 없을 것 같았고,
마침 그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어디 놀이터 가있을수도 없을 것 같고 고민만 하다가
나중에 가는게 낫겠다 한거예요.

저는 동서가 이삿짐 옮길때는 애기돌보고 남자들이 일할줄 알았지
애를 잃어버릴 정도로 동서가 일을 할줄은 몰랐어요.
제가 가서 애기들 보고 동서더러 일하라고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고
제 애기를 동서한테 맡기기도 안내켰고요.
조카가 워낙 개구쟁이 남자애라 한사람이 두명 보기 쉽지않거든요.
하여튼 동서한테는 많이 미안해요.

댓글주신 분들 말씀대로 이러저러하니 이랬다는 걸 그냥 알아줄거라고 생각한 것이 어리석었네요.
저는 그냥 상황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어요.
제가 형님이었다면 막내동서한테 저쪽으로 가서 애기나 보라고 했지
애기 잃어버릴 정도로 일하게 안했을거구요

참 저는 10살짜리 아들도 하나 있습니다. ADHD경계에 있는 아이라 정말이지 데리고 가면
사람들 정신없게만 만들고 말썽이나 부릴 아이구요.
20개월 딸과 더불어 없는 게 도와주는 아이예요.
자꾸 변명만 늘어놓는 것 같은데...
전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일찍가서 걸리적거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봅니다.



IP : 118.37.xxx.18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10 5:08 PM (211.104.xxx.215)

    그런 형님 너~~~무 지나치게 신경쓰지 마세요...님 할도리만 했으면 좋겠네요...그걸 일일이 어떻게 다 맞추고 살수 있을까요? 막내동서 한테만 이러저러해서 이럴려고 했는데 미안하다고만 하시던지...정신건강에 안좋으니 신경쓰지 마세요...큰 형님이 뭘 그리 대단히 한것도 없구만....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인다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일것 같긴 하지만 말이에요...혹시 명절 만나서 형님이 뭐라고 하면 형님 안왔을때 어머니 화풀이 받아가며 일다했다 큰소리 뻥 치세요....꼭요!!! 내가 참아서 집안편하자 식으로 절~~~때 하지 마시고요...

  • 2. ..
    '08.9.10 5:25 PM (211.44.xxx.194)

    서로 좋은게 좋은 건데 참 어렵죠..
    제 생각엔 오전에 못 가실 형편이었으면 미리 전화 한 통 했으면 오해 없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러저러하다고..뭐땜에 좀 늦노라고..대신 나중에 더 늦게까지 하겠다고..
    알아서 이해해줌 좋지만 형님이 그리 넓으신 분은 아닌 거 같으니..
    이번엔 먼저 전화하거나 하셔서 그냥 심플하게 죄송했노라..내 깐엔 이렇게 생각해서 그랬다..그러세요.
    푸는 게 낫잖아요.
    웃는 낯에 침 뱉겠어요?
    행여 침 뱉는 분이라면..뭐 그런 분은 답이 없구요.
    괜히 일은 일대로 하시고 미움은 미움대로 받으신 것 같아 안타깝네요.

  • 3. 글쎄요
    '08.9.10 5:35 PM (220.75.xxx.247)

    막내동서를 봐서라도 일찍 가셨어야는데 잘못하신거 같네요.
    그렇게 내 형편 다 알아서 이해해주면
    누가 시집살이를 힘들어하겠어요.
    다 같은 자식인데
    제가 형님이래도
    막내는 어린 애기 데려와 전날 부터 고생인데
    님은 담날 일찍도 아니고
    오후 3시나 돼서 왔으니
    얄미울만하네요.
    합리적이라고 하신 건
    원글님 입장에서나 그런거구요.
    썩 잘하신 건 없으신데요

  • 4. 딴건...
    '08.9.10 7:19 PM (58.73.xxx.180)

    잘 잘못을 따지기뭐하지만
    (사람마다 자기입장이 있는거니까요..)
    동서아기잃어버릴뻔했다는데 늦게가길 얼마나 잘했나는 좀 아닌거같네요
    원글님 애는 단 10분이라도 잃어버리는거 상상도 못하는데
    동서맘은 어땠겠어요
    그러니 온 식구들눈에 잘보였을리가 없지요
    나라도 일찍가서 애들봐줬으면 그런일없었지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는게 옳다고봅니다
    그 윗글까지는 그럴수도 있겠다싶었는데
    딱 그 대목부턴 참 맘이 그러네요

  • 5. 다음엔
    '08.9.10 7:26 PM (121.131.xxx.127)

    미리
    사정이 이러저러하다 라고 양해를 구하세요

    서로 조금씩 양해해주면 좋죠
    하지만
    한쪽에서 내 편의대로 움직이면서
    양해해주겠지 하면
    오해가 자꾸 생길 수 있잖습니까?

    그건 좀 그렇고
    저도 동서 아기 이렇어버릴 뻔 했으니 늦게 가길 잘했다는
    좀 아닌 듯 합니다.
    두 분 다 아기가 어리고
    요새는 포장이사도 하고 그러니
    꼭 가실 필요야 있겠나 싶지만,
    만약 저런 일이 있다면
    번갈아 아기라도 봐줄걸
    이렇게 될 듯 한데요.....

  • 6. w.p.
    '08.9.10 8:48 PM (121.138.xxx.68)

    위로 형님 둘 둔 막내며느리 입니다.
    백번 잘못한 상황이어도 전 동서들한테 혼나는거 이해가 안됩니다.
    어차피 며느리 처지 다 똑같은거 아닌가요. 맏이라고 요즘 더 하는 거 없고
    막내라고 더 혜택받는 것도 없는데 왜 잘못 하나만 해도 막내라도 하대하고
    함부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부모님이 혼내시면 달게 받죠. 시부모님
    가만히 있는데 가재눈해서는.. 정말 웃깁니다.
    형님이 형님 다와야 형님 대접을 받는거 아닐지. 게다가 동서 지간도 아니라
    그 아주버니와 제수씨 사이는 아주 어려운 거 아닌가요. 그런데 거기대고
    화내다니.. 이해불가심니다. 혹시 제 글이 얹잖으시면 말씀좀 해주세요.
    전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데.. 정말 제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습니다.

  • 7. 원글
    '08.9.10 8:58 PM (118.37.xxx.184)

    막내동서가 어린 아기를 데리고 이사하는데 가서 일을 하는 게 비합리적이지 않나요?
    저희 둘다 모두 일찍가서 일을 하는게 맞는거예요?
    동서는 갔는데 저는 안가서 미안하긴 하지만
    그건 막내서방님이 잘못하신 거라도 생각해요.
    시어머님이 오지 말라는 걸 기어이 데리고 간것도 그렇고
    어떻게 애기가 없어지도록 동서가 일을 하도록 놔두는지 이해가 안가요.
    저도 그 장단에 맞춰야 했던건가요?
    남편이 가자는데 싫다고 한 것도 아니고 남편도 그게 좋겠다고 합의해서 결정한건데요.

  • 8. 허~참~
    '08.9.10 11:06 PM (202.156.xxx.7)

    동서지간에 잘 지내기가 쉽지 않죠?
    외려 시누이와 잘 지내기는 쉬워도...
    그건 서로 같은 입장에서 한치도 손해보고 싶어하지 않는 맘에서 일겁니다.
    원글님은 참, 본인이 합리적이다는 하시는 말씀에는 손해보진 않겠다는 맘이 읽혀지는 것은 왜일까요????
    미리 형님과 아랫동서에게 전화 한통만 넣었어도 아무일 없었을것 같은데..
    먼저 배려하는 맘을 가져보세요.
    그리고 새댁도 아닌데.. 10살 아이가 있으면 세월이 얼만데..
    형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을땐... 그간 세월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원래 그렇게 팍팍한 형님이라면 이런 일일수록 더욱 조심하셨음이.....

  • 9. 일찍가야
    '08.9.10 11:51 PM (222.238.xxx.118)

    걸리적거리고 아기먼지마시고 그 상황에 탓하는 아주버님이 이상하시구만

    그리고 제수씨가 얼마나 어려운사이인데 화를내다니.....불만이 있어도 속으로 삭이셔야지 제수씨가 자기 동생인줄 아시나봅니다.

    저는 이사하는날 사람많으니 정리는안되고 정신만 사납던데........

  • 10. 아휴..
    '08.9.11 12:56 AM (218.237.xxx.181)

    저까지 맘이 답답~~
    원글님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저라도 그랬을거같은데.
    어린아기데리고 있는 사람 심정 좀 헤아려주면 좋을것을..
    참내.. 친정사람들만 되도 그렇지는 않을텐데..
    그런일 있으면 아기는 누구한테 맡기고 가서 일해야 하나요? 데리고 가는 사람이 애생각은 하나도 안하는거죠..
    애데리고 나중에 가는게 뭐 얼마나 잘못했다고..
    그런데 맘 좁으신 분께는 이해할수 있는 상황 이였데두 이런저런 일이 있다고 말을 했었으면 아마 더 부드러웠을거같아요..
    저두 내몸 편하자고 내맘 불편한거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 11. ...
    '08.9.11 1:56 PM (211.104.xxx.215)

    원글님 말씀 다 맞아요...원글님 할도리 다한것 같아요...속이 좁은 윗사람들이 문제지..어른들도 가만히 계셨는데....원글님은 나머지 정리하고 하룻밤자고 왔잖아요..걍 님 할도리만 하세요...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는건 윗 형님들이네요...막내동서만 제일 안타까워요..

  • 12. 애구애구
    '08.9.11 6:51 PM (221.140.xxx.123)

    시댁은 어려운건가 봅니다.. 친정였다면 누가 늦게왔다고 뭐라하겠어요? 좀 더 일할수 있다고 생각하지.. 진자 복잡한거네요.. 결혼생활이라는거... 근데 그 아주버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혼낼거면 시어머니가 혼내야지.. 어려운관계아닌가? 담에 얼굴 어떻게 보려구..그러시나.. 일단 여러가지사정은 있었겠지만 일단 미안한건 미안한거니까 사과하고 가족들께 저녁하면 쏘시는건 어떨지.. 글고 아주버님께 '그때 사정이이러저러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해요그러고 아주버님껜 '그때 너무 무서웠습니당 하고 한번 말해주시는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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