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10년만에 명절에는 누가 뭐래도 친정가겠다! 승리했습니다.
저희엄마 없는 집 장남이랑 결혼해서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딸린 동생들 줄줄이 공부시키고 결혼시켰습니다.
근데 시어머니.. 그러니까 저한텐 할머니죠.
이 분께서 참.. 제가 봐도 이건 너무해 싶을 때가 많은 분이세요.
그러니 엄마한텐 오죽 더했겠어요.
암튼 이 분께서 저희엄마가 친정 가는 거, 친정에 관련된 일하는 거
죽자고 싫어하십니다.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시구요.
다음에 가면 되지 왜 명절에 가느냐부터 시작해서 난리도 아닙니다.
그러다 결혼 10년차된 추석.
저희 엄마 버러럭하셨죠.
저는 사실 그 때 갑자기 외가에 갔다는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만..
차후에 엄마가 얘기해주시대요.
차례모시고 나서 점심 먹고 치운 다음에 고모들 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가 현관을 왔다갔다 하면서 당신 딸들 언제 오나 살피시고
급기야는 엄마한테 전화 좀 넣어보라 하셨답디다.
그 때부터 엄마는 이번만은 못 넘어간다 생각하신 거죠.
오후에 고모들 오고 다과상 한 번 내고 물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할머니가 '고모들 밥 안 줄 거냐? 왜 앉아 있냐?' 이러셨다죠 -_-
그 순간 엄마가 아버지 손 잡아끌고 방에 들어가 문 꽉 닫고서
밖에 있는 사람들 들으라는 심정으로 크게 말씀해버리셨답니다.
내가 이 집 종이냐,
도대체 나랑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 오는 거 기다려서
꼬박꼬박 상차려냈더니 돌아서자마자 밥차리란 소릴 또 하냐고
왜 당신 딸 오는 건 그렇게 기다리고 오면 뭘 못 해줘서 안달이면서
남의 집 딸은 집에도 안 보내주고 옭아매고 있는거냐.
우리집에서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목빼고 나 기다린다
이번에는 올라나 안 올라나.
이런 식이면 나 도저히 명절이고 뭐고 못 한다.
당신 딸이니 당신께서 알아서 챙기시고 나도 우리 집 가서 엄마랑 있다 오겠다.
블라블라블라~~
이런 식으로..
읽으시는 분들, 이게 엄청 무례하고 심한 말 같으시죠?
근데.. 진짜 저희 할머니랑 같이 살아보면 저렇게 곱게 말한 게 용합니다.
저라면 삐삐삐삐~ 18금이었을 거에요.
고모들 깜놀해서 부랴부랴 우리 엄마 손 잡아끌고서
얼른 가시라고 사돈 한참 기다리셨겠다고 수선피우고
(솔직히 고모들 엄마한테 큰소리칠 수 없거든요. 해 준 거 생각하면. 하소연이나 좀 할까.)
저희 할머니 그 순간 방문 쾅 닫아걸고 들어가셔서
우리들 외가 가는 거 보지도 않고, 돌아올 때는 아예 집 비워버리시고
그게 지금까지도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오고 가는 꼴 안 보겠다. 이거에요.
그 흔한 안부인사 한 번 건네신 적 없어요. 사돈 잘 지내시는지 뭐 그런
저희 외가쪽에서는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들, 저는 잘 알지도 못하는 먼 친척들까지
할머니 잘 지내시냐 고모 잘 지내냐 조카들은 잘 자라냐 물으시느라 정신없는데
이거 생각하면 진짜 우리 엄마 억울한 거죠.
결론은 몇 년을 안 가고 지냈건 무조건 가시라는 겁니다.
뒷말 들을 거.. 신경쓰이고 불편하겠지만..
솔직히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내가 내 친정에 못 가면 시누들도 못 오게 해야지
시'자만 붙으면 어찌나 당당한지 정말..
아.. 너무 흥분해버렸습니다.
저도 요새 속이 뒤집어지는지라..
암튼 무조건 가세요.
전 우리 엄마 건강할 때 하루라도 더 볼랍니다.
눈만 뜨면 보는 시댁식구들 뭐 좋다고
우리 엄마 아빠 보고 싶은 거 꾹 참아가며 밤중에 울어야하는지..
1. ss
'08.9.10 2:31 PM (121.147.xxx.185)자기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챙겨주지 않아요.
시누이도 오는데 명절에 친정가는거 당연합니다.
친정 부모님 기다리시는 마음 서운하게 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아들,딸 지위 동등해집니다. 이미 그렇구요.2. 맞아요..
'08.9.10 2:48 PM (121.165.xxx.105)자기 권리는 자기가 찾아야 합니다...
시부모님이 보내주시면 고맙게 가는게 아니라.... T_T
울지말고.. 속터지지말고.. 원글님 어머니처럼 용감하게 해버리자구요~3. 시부모님들이야...
'08.9.10 3:07 PM (59.13.xxx.51)뭐 나이라도 들으셨으니 그렇다 치지만....명절때마다 오는 시누이들은 왜들 그러시는지..
본인들 왔으니 이제부터 술한잔 하자하며 운전하고 친정가야할 제 남편 술먹입니다.
시누이 남편분께서......처가집가야되지 않냐고..술을 왜 먹이냐고 그러니까...시누이...
"가긴 어딜가~꼭 오늘가야돼?? 나중에 가면되지뭐~" 이럽니다....자기는 친정와놓구선..ㅡㅡ;;
이번에 연휴 짧아서 시누이들 안온다는 소식듣고....속으로 야호~~했습니다~~^^;;4. ...
'08.9.10 4:08 PM (125.177.xxx.11)고모들도 참 그러기 전에 자기들 친정왔으니 올케도 빨리 친정가라고 하시지..
5. 도대체
'08.9.10 4:10 PM (219.254.xxx.159)시자들은 뭐가 그리 당당한게입니까?
아들 가진 엄마들은 벼슬이라도 한겁니까?
딸 셋 있는 울엄마와 딸 둘 있는 저와 딸 하나 낳은 울 언니,,,,
올 추석도 혼자 아빠제사지낼 울 엄마 생각에 가슴이 메어집니다6. 저도
'08.9.10 4:58 PM (121.131.xxx.127)본인이 열심히 챙겨가라는 편인디ㅏ.
결혼한지 19년차이고요
시모가 좋은 분이시지만
혼전에 반대가 있어서
초기에 시집살이를 좀 했더랬지요
나이도 어리고
불과 이십년전도 지금과 분위기도 좀 다르고
아뭏든 말 잘 듣는 며느리였지요
그런데 명절에
당연히 가지 말아야 할 분위기를 잡으시는데
제 소견에
집에도 너무 가고 싶고, 안 버릇하면 계속 못갈 거 같아서
가겠다고 말씀드렸지요
원래 큰 소리로 화내는 스타일이 아니고
좀 삐지는(?) 분이시라
대답 안하시길래 물러나왔는데
명절 전날과 당일에
부엌의 모든 물건들이 탕탕거리며 부딪치고 돌아다니데요
그래도 가야할 거 같아서
손님용 다과상까지 제 마음대로 접시에 담아
전부 랩에 씌워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남편이 굉장히 순한 편인데
미리 말해두어서
처가 간다고 말하고 나와버렸어요
다녀와서 한동안은 힘들었는데
좀 지나니 풀리셨다가
명절이 되면 반복하길 한 삼년 했습니다.
그러다 동서 보았는데
동서가 안가겠다는 겁니다.
시모 당연히 그 기회에 다시 시작하시는데도
그냥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어머니와 속정들어서
가고 싶으면 저 가고 싶어요 해버릴수 있는 입장이지만,
그때 못 갔더라면 계속 못갔을 겁니다.
기다리시는 부모도
시모 부모가 아니고 내 부모고,
가는 집도 내 집이니
좀 불편해도 내가 우겨서 가야 한다고 봅니다.7. 그러고보면
'08.9.10 5:24 PM (116.120.xxx.8)의아하기도 합니다
저희 작은 할아버지댁도 보면
명절 때도 고모 식구들 다 와서
작은 할머니가 고모 끼고 앉아계시고
숙모는 수발들고 하거든요
고모도 며느리이긴 마찬가지인데
그렇게 제 딸이 명절 때 함께 있는 게 좋으면서
작은 할머니는 왜 제 며느리도 친정가면
그렇게 반갑고 좋은 딸이란 걸 모르시는지 이해가 안갔었지요
의아한 건 꼭 그런 얄미운 시누이들이 있고
꼭 그런 안쓰러운 며느리들이 있다는 거예요 -_-
시누이들은 뭘 어떻게 하길래 그렇게 친정을 잘오지...
암튼 옛날도 아니고 요즘은 친정 꼭 가야죠.
사람들이 역지사지를 몰라서 문제예요 참...8. ..
'08.9.11 8:47 AM (59.5.xxx.176)에휴.. 매번 명절이면 겪는 갈등이네요..
제가 일 다 하고 친정좀 갈라치면.. 저희시어머님 말씀... 애들 고모 곧 도착한다는데....보고가지...
매번 이러십니다.. 얼굴만 달랑 보고 올수는 없지 않습니까?? 얼굴마주치면 밥한 끼라도 같이 먹어야하고..또 치워야하고.. 그러면 친정엔 거의 못가는거죠..
그래서 전 작년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 어머님 딸 오니 저도 울엄마 보러 가야죠~ 울엄마도 딸 보고 싶으시대요.. 그리고 그냥 와버렸습니다.
올해는 어떻게 나오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