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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 보고

순이엄마. 조회수 : 320
작성일 : 2008-09-09 17:21:14
너무 피곤하다는 말 예외 할말이 없네요.
어제 저녁 늦게까지 82.쿡을 떠날수가 없었어요.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스스로를 가다듬었습니다.
안재환의 죽음. 고인의 명복을 빌구요.
가슴아프긴 했지만 죄송한데 내일 일을 알수 없는 저로써는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저녁에 남편과 잠자리에 누웠어요.
행복하더군요.

아무리 악이 바쳤다해도 제가 그냥 주부일뿐이니 사실은 두렵고 떨리더군요.

"여보 작은 침대가 너무 행복하다. 전에는 이 침대에 눕고 당신 품에 안기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는데
이게 행복이었던것 같아. 언제나 이 침대에 누울수 있다는것이 당연한것인줄 알았는데 이게 행복인것 같아."

"우리 천하의 마누라가 겁이 나나 보네."

"응. 사실 숨고 싶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내가 대신 갈까?"

"아니, 내가 갈래. 내가 약속한거니까. 약속은 지켜야 하잖아."

이렇게 말하고 남편은 잠이 들고 저는 뒤척이다. 잠깐 눈을 감았다 하며 날을 거의 샜어요.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어요. 세상이 정상이라면 일인시위가 뭐가 겁날일이겠어요.

그러나 정상이 아니잖아요.

새벽녘에 다시 신문을 읽다. 꿈이 험상궂다.

피곤한 몸으로 에이미트 갔어요. 이래저래 서러워 눈물도 흘리다 그랬어요.

지나가는 분이 음료를 주시네요. 좋은 일하면서 울지 마시고 힘내시라고

전 겁이 무척 많아요. 다혈질이라 순간 일을 크게 벌려서 그렇지 평소에는 겁이 무척 많아요.

힘들고 가기 싫어도 발걸음을 옮기고 도착하니 벌벌 떨리면서도 힘이 생겼어요.

내가 벌벌 떠는걸 다른 사람이 알아챌까 조금 챙피하기도 했어요.

내일은 좀 더 낫겠죠??

일인시위 끝나고 집에 도착하니 여러분에게 얼른 글을 올려야겠다 생각이 드네요.

저 아직 안 잡혀갔습니다.

남편이 묻네요. 내일도 가냐고 매일 너의 걸음이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가슴졸여야 하냐고

그러길래. 누가 나같이 이쁘고 잘난 마누라 얻으라고 했냐고 농담하며 오늘 가족이 함께 있음을 감사해 했네요.

힘내시고요. 저도 힘낼께요.
IP : 218.149.xxx.184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08.9.9 5:23 PM (219.255.xxx.161)

    수고 많으셨습니다.
    순이엄마님의 용기에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네요.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고맙고 미안합니다.

  • 2. 알자알자
    '08.9.9 5:27 PM (124.80.xxx.163)

    눈물나네요... 또 함께 하지 못함에 죄송하고.. 이제 다시 용기를 내어야 할 시간이 오는것 같아요...
    그냥 생각없는 인간이 되어 거대한 기계에 부속품처럼 그렇게 살아버릴까 싶은 순간도 많습니다. 너무 괴로워서요.. 하지만... 님같은 분이 계셔서 다시 맘 고쳐먹고 힘들지만 현실을 바로 보고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3. .
    '08.9.9 5:27 PM (121.166.xxx.236)

    수고 많으셨어요. 어제 오늘 넘 맘이 어수선한데 그래도 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꾸준하시네요. 감사드립니다.

  • 4. 청라
    '08.9.9 5:28 PM (218.150.xxx.41)

    휴~~~안심....
    순이엄마님 사랑하는 사람들 아주 많습니다..
    진실한 사랑이 손 잡아 주는 내일을 위하여...아자!!!

  • 5. 순이엄마.
    '08.9.9 5:30 PM (218.149.xxx.184)

    저보다 조계사에서 당하신분이 걱정이네요.

  • 6. 언제나
    '08.9.9 5:31 PM (59.18.xxx.160)

    이래저래 심란한 어제와 오늘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네요.
    떳떳한 일을 하면서도 견찰이나 떡찰이 뭔짓을 할지몰라 위협을 당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 짜증나고 분통터집니다.

  • 7. 힘내세여.
    '08.9.9 5:32 PM (116.39.xxx.76)

    안전 조심하고 힘내세요.

  • 8. phua
    '08.9.9 5:37 PM (218.52.xxx.102)

    얼마나 힘드세요,,,,
    부시 오던 날, 토끼몰이 당해 보신각을 넘은 것 만으로도 다리가 후덜거리던데,,,
    그만 두셔도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 9. 노을빵
    '08.9.9 5:56 PM (211.173.xxx.198)

    순이엄마님~
    몸 조심하세요 이제 모든사람들이 걱정이 돼요
    방탄복이라도 입고 하시라고 하고싶은데....
    휴~ 지금 공황상태에 빠진것처럼 허탈합니다. 나가봐야하는데, 케이비에스로 가야할지 조계사로
    가야할지..갈피를 못잡겟네요

  • 10. 순이엄마.
    '08.9.9 5:56 PM (218.149.xxx.184)

    phua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고요. 더 열심히 그리고 조심히 할께요. 사실 조용히 해야 하는데
    제가 자꾸 깐죽거려서 그래요.

  • 11.
    '08.9.9 5:56 PM (66.215.xxx.89)

    수고하셨습니다.

  • 12. .
    '08.9.9 5:59 PM (222.234.xxx.241)

    순이엄마님 뒤에는 수많은 분들이 같이하고 계시다는거...
    절대로 혼자가 아니십니다.

  • 13. 청아
    '08.9.9 5:59 PM (203.247.xxx.60)

    감사합니다.
    하루하루 버텨주시는 것 감사합니다.
    푸아님 말씀처럼 지금 당장 못하겠다 하셔도 아무도 뭐라 못합니다.
    멀리서 사랑을 보내드립니다. 힘내세요.

  • 14. 구름
    '08.9.9 6:00 PM (147.46.xxx.168)

    순이어머님.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메일은 아직 안왔습니다.
    aggigurm@hanmail.net

  • 15. 순이엄마.
    '08.9.9 6:05 PM (218.149.xxx.184)

    그래요? 전 구름님께서 바쁘셔서 답장 못하시는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시 보내 볼께요.
    감사해요. 신경써 주셔서

  • 16. 헤븐리
    '08.9.9 6:10 PM (121.157.xxx.164)

    순이엄마님도 남편분도 ... 건전한 사고에 예쁜 마음씨를 가지셨네요.
    힘내세요. 그리고 조심, 또 조심하시구요.

  • 17. 홍이
    '08.9.9 6:12 PM (219.255.xxx.59)

    순이엄마님..
    절대 다치시면 안됍니다...
    조심하세요
    오늘은 어떤분이 왜그리 열을내냐고...천천히 하라고...
    오래가야하지않냐고 하네요

    순이엄마님도,,,몸조심..절대 다치시면안됍니다

  • 18. 아..
    '08.9.9 6:14 PM (125.208.xxx.190)

    아.. 대단하세요. 순이엄마님도 그리고 남편분도.
    정말 정상이 아닌 세상이라서 순이엄마님 오늘 무사하시기를 빌었어요.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9. 순이엄마.
    '08.9.9 6:21 PM (218.149.xxx.184)

    메일 다시 보내드렸습니다.

  • 20. ...
    '08.9.9 7:02 PM (58.78.xxx.32)

    부끄럽네요. 무사해서 다행이고요. 꼭, 몸 조심 하세요

  • 21. 단칼
    '08.9.9 7:21 PM (219.251.xxx.202)

    순이엄마님 힘내시구요... 몸조심하세요..
    오늘 하루종일 명치끝이 꽉 막힌듯 답답하고 아프네요..
    언제쯤 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일지..

  • 22. 순이엄마.
    '08.9.9 7:25 PM (218.149.xxx.184)

    ... 님의 댓글 때문에 제가 견디는데 뭐가 부끄러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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