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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제게 왜 그랬을까요.

... 조회수 : 1,529
작성일 : 2008-09-08 14:54:19
결혼식장에서 부인 친구가 울었다는 글을 읽으니 제 학창시절 친구 생각이 나요.
그 친구는 남자들에게 인기도 많았고, 집안도 좋았고, 좀 화려한 스타일이고
저는 그냥 평범, 수수했어요.
성 관념도 그 친구는 상당히 개방적이었고, 저는 보수적이었는데
취미나 생각이 비슷하니 친해졌어요.

그러던 중 제가 복학한 선배 한 명과 친해지고, 그 친구에게 그 선배 칭찬을 했는데
(그렇다고 제가 그 선배를 엄청 좋아하고 그런 것은 아니었고, 그냥 칭찬)
며칠 지나니 그 친구 애인이 되어 있더군요.
거기다 그 선배에게 제가 연애감정 비슷한 게 있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제 입장이 우습게 됐어요.

그리고 저와 친하게 지내는 남자 동기나 선배들에 대해서는 늘 부정적인 말을 한 마디씩 하곤 했어요.
친구로는 좋지만 애인으로는 별 볼일 없을 거란 식으로.
별로 개의치 않았죠. 제가 그 친구들이나 선배들을 애인으로 사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졸업반이 되었을 때, 그 친구가 제게
"** 오빠가 술자리 끝나고 나 바래다주면서 내가 좋다고 갑자기 키스하려 하더라"는 말을 했어요.
그 선배가 친구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좀 놀랐어요.
그래도 그런가보다 했죠.
어차피 저는 그 선배를 이성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 선배도 그냥 친한 것과 이성으로 끌리는 건 틀린 거겠지.. 싶었어요.

졸업하고 몇 달 후, 그 선배가 제게 프로포즈하더군요.
이 여자 저 여자, 그것도 서로 친구인 여자들에게 접근하다니 바람둥이 아닌가 싶어서 기분이 안좋았어요.
그래서 이야기했죠. "XX 친구인 제게 그러면 안 되죠."
그랬더니 펄쩍 뛰면서 절대 아니래요.
자기는 원래 그 친구가 아닌 제게 관심있었다면서
그 날 술자리도 절대 바래다주고 싶어 그런 게 아니었다.
너는 술자리 끝나고 혼자 간다고 버스타고 집에 가는데, 걔는 힘들다고 바래다달라 하고
어떻게 여자애가 술 마시고 힘들다는데 버리고 갈 수 있냐.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더니 갑자기 걔가 나를 유혹해서 놀랐다.
너가 원한다면 3자 대면을 해서라도 결백을 입증하겠다...

그 후 몇 가지 일을 겪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 친구는 제게 애인이 생기는 걸 싫어한 것 같고 몇 번은 방해도 한 것 같아요.
이상하죠? 그 친구는 늘 그 친구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있었고, 애인이 없는 때가 없었거든요.
그 친구가 애인이 있다고 제가 싫어한 것도 아닌데요.
저는 별로 이성에 관심도 없었고, 그다지 눈에 띄는 타입도 아니었어요.

지금도 가끔 그 친구에게 묻고 싶어요. 왜 내게 그랬냐고.
예쁘고, 여자로서 매력도 있고, 인기도 많았던 네가 뭐가 부족해서 내게 그런 거냐고.
저 좋다는 남편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금도 가끔 궁금합니다.
IP : 165.243.xxx.5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건
    '08.9.8 2:59 PM (61.254.xxx.129)

    천성적인 뭐랄까 끼...그런거에요.
    세상 모든 남자가 다 나한테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그런...

    그게 과도한 사람은 그 상대가 누구건간에 그걸 너무 의식하구요.
    (예전에 사랑과 결혼인가 사랑과 전쟁인가에 이런 여자 나왔는데 그녀는 하다못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비아저씨가 자기한테 관심안가져주면 야시시한 옷입구 가서 괜시리 유혹하고 그랬습니다. 어쩌려는게 아니라 그저 항상 자기가 관심을 받아야 하는게 당연한...결국은 그거 병으로 판명되는게 드라마 스토리;;)

    저도 그런 사람 한명 알고 있어서 ㅎㅎㅎㅎ
    원글님 기분 잘 알거 같아요.
    아마 결혼하고서도 계속 그럴겁니다.........

  • 2. ㅎㅎ
    '08.9.8 3:00 PM (121.129.xxx.13)

    대화해보세요.
    궁금했던것 다 열어보고 맘 상하면 그 친구 만나지 마세요.
    친구 잘되는게 싫은 사람은 친구 아닙니다.

  • 3.
    '08.9.8 3:01 PM (222.238.xxx.152)

    원글님 좋다는 남편만나 행복하게 살라고 다른남자들을 대신 처리해 주는 선견지명을 가진 친구였나봅니다.
    주변에 보면 그렇게 시샘이 많은 친구들이 꼭 있습니다.
    세상 남자들을 모두 가지고 싶었던게지요.

  • 4.
    '08.9.8 3:33 PM (58.232.xxx.241)

    그런거 아닐까요? 세상 모든 남자들이 나만 좋아하고, 나만 쳐다 봐주길 바라는 공주병...ㅎㅎ
    그리고 원글님에게 약간의 라이벌의식이나 자격지심 같은거 있어서 그랬을거에요.

  • 5. ...
    '08.9.8 3:59 PM (165.243.xxx.57)

    지금은 거의 연락을 안하는 친구라, 앞으로 직접 물어볼 기회는 없을 거 같아요.
    그 친구는 제 결혼식도 아무 말 없이 참석하지 않았어요.
    그 선배와는 말만 나왔지 사귀지도 않았고, 제 남편은 그 친구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예요.

    그리고 제게 컴플렉스나 경쟁의식, 자격지심을 가졌을 거 같지도 않아요.
    화사하니 남자들 인기 만점인 그녀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4년 내내 연애 한 번 안한 제게 컴플렉스를 느낄 일이 뭐가 있겠어요.
    전 치장에 별 관심이 없기도 했고, 집이 풍족한 편도 아니라
    취업 전까지 예쁜 옷 한 벌 입어본 적 없어요.
    그래도 과외로 용돈은 버니까 궁핍하진 않았지만
    철철이 예쁜 옷 사입는 그녀가 제게 컴플렉스 가질 일이 있었을까요?
    그나마 제가 더 나았던 건 학점이 더 좋았다는 정도일텐데요.

  • 6. 진행중
    '08.9.8 4:52 PM (58.77.xxx.96)

    어디서 살든 계속 그 방식대로 살고 있을겁니다..님의 스팩이 문제가 아니라 원래 그래먹은 사람들이

    있더라구요..저도 심정적으로 멀리하는 동창이 있는데 선도 무지많이 보더니 결혼하고 애도 있다는

    게 젤 쇼킹했습니다..워낙 플레이걸스타일이라 결혼안하고 계속 남자바꿔가며 살 줄 알았거든요..

    더 재밌는건 정작 그녀의 사생활을 잘 아는 제 베프중 하나가 계속 그녀의 놀라운 남성편력을 흉을 보

    면서도 정작 저없는 데선 대외적으로 그녀와 아주 친한 사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왔어요..이건 공주병

    환자옆의 무수리도 아니고 관음증환자도 아니고..어찌보면 그녀와도 베프일지도 모르겠네요..그럼

    난 뭬야;;;결론은 원글님의 스탈과 상관없이 그런 사람은 원래 그런 인생을 쭉 달릴거니까 멀리하세요

  • 7. ^^
    '08.9.8 4:59 PM (128.134.xxx.85)

    그건 인격장애예요..
    예쁘고 멀쩡한 여자들 중에 그런 사람들 많습니다..
    경계성 인격장애일 수도 있고, 히스테리성일 수도 있고.
    남자는 예쁜 여자의 경계성 인격장애를 잘 못알아본다고 하죠..
    여자들만 이상한 점을 느낄뿐.
    암튼, 그 친구분, 불쌍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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