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우는 밤. 굉음의 싸이키델릭]
들어온 지 한 2주 만에 펜을 드네요. 편지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이상하게 여유가 안 났어요. 이 안에서 바쁜 일이야 없긴 한데 뭔가 마음이 여유로워지진 않더라고요. 가까운 친구들에겐 이런저런 얘기 좀 보내긴 했는데 아직 도착 안했을 것 같네요.
하루 동안, 책도 보고 티비도 보고 운동도 하고 방 사람들이랑 놀면서 바쁘게 보내려 하지만 그래도 여유가 생기는 순간들이 있어요. 접견을 기다리는 긴긴 시간, 설거지를 하는 시간, 잠이 들기까지의 시간 등등. 그럴 때면 이런저런 것들이 떠올라요. 잊고 있던 과거의 이미지들, 스쳐 지난 말들, 그리고 주로 여기오기까지 꿈결 같은 시간들, 사건들.
잠시 혼자 떨어져 있으면서 돌이켜보면 잘 실감이 안 나요. 아직 정신없이 달리던 여운만 진하게 남은 듯. 슬슬 풀어내서 정돈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여유가 잘 안나요. 시작하자마자 끝난 것 같은 농성은 아쉽기만 하고,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한 없이 많고, 재판도 다가오는데 생각은 더 잘 정리해야겠고, 꾸준히 오는 편지들 모두 감사히 받고 있고 답장도 잘하고 싶은데 것도 잘 못하고 있네요.
조급할 필요야 없겠죠. 일단 별 생각 없이 쉬는 것도 좋겠고……. 그러다 정말 머릿속이 텅 비어버리면 좀 그렇겠지만 어떤 중압감에 먹혀버리는 것보단 낫겠죠. 암튼 지금 제일 경계하는 것도 그런 부분이에요.
편지를 쓰는 지금은 밤이에요. 귀뚜라미 우는 소리와 간간히 ‘뽕방’에서 울리는 괴성만 퍼져흐르는 고적한 밤. 이 밤 시간에야 절 찾아오는 것 같아 사랑하고 있답니다. 그러다보니 잠이 부족해 좀 금방 피곤해지는 것도 같고. 아무튼 요새 낮은 번잡해서 뭐하고 뭐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는 것 같아요. 올 여름도 그렇죠. 정신없던 지난 한 달은 어떻게 정리되서 어떤 기억이 될는지. 조만간 자세한 편지 또 할게요.
2008.8.25
성동구치소에서 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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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향한 폭력진압을 스스로 거부하면서 험난한 길을 선택하고야만 아름다운 청년 이길준군의 카페에 오래간만에 들렀더니 짧은 편지한통이 있어 담아왔답니다.
오래간만에 오늘 길준군에게 편지 한통 쓰려는데 회원님들의 응원 메시지도 첨부할까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실꺼죠?
회원님들~~~~~ 복 받으실꺼예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감옥에서온편지_이길준
면님 조회수 : 313
작성일 : 2008-09-03 14:11:10
IP : 121.88.xxx.8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면님
'08.9.3 2:15 PM (121.88.xxx.88)인테넷으로 편지 쓰실 분들을 위해 링크 겁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42&sn=on&s...2. 에헤라디어
'08.9.3 2:21 PM (220.65.xxx.2)면님, 면님도 복 받으세요~~~
우리 서로 복 주고받아요.3. .
'08.9.3 2:38 PM (121.134.xxx.222)진짜 마음아픕니다.
양심선언 하려다 말았다했을때 해주길 바랬던 마음이 너무 이기적이었나봐요.
이렇게 되었는데 도움도 못되고 죄없는 청년만 고생하고있네요.4. 퍽
'08.9.3 2:42 PM (220.85.xxx.183)면님 멋쟁이~
이길준군 홧팅!!!!5. 우리마음
'08.9.3 5:26 PM (202.136.xxx.79)면님 멋쟁이~ 22222222
이길준군 홧팅!!!! 2222222226. 죽성동
'08.9.4 1:21 AM (125.182.xxx.20)잘 되야 할텐데 걱정되네요. 젊은 청년이 앞으로 꼭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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