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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고
어제 우리집과 옆집이 동시에 난장판이 됐답니다.
제가 도둑맞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관리사무소에서 방범관련 방송을 해도 그냥 그러려니,
이사오기 전 아파트에서도 도둑들었다고 게시판에 사진붙고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어제 연락받고 집으로 오는 30여분 동안 무슨 생각을 하고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멍한 상태로 와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보니
양쪽집 현관이 빠루(지렛대같은 쇠막대라네요)로 완전 짓이겨져서
현관문은 거의 S자로 구부러져 있는 상태이고 현관문틀과 시멘트까지 다 깨지고 틀어지고.....
도어락은 다 뜯어져 덜렁덜렁... 집안은 폭격맞은 듯 엉망이고.......
애들방은 크게 뒤지지 않았고 안방 장농과 화장대쪽은 다 엎어놨더라구요.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서 다 꺼내본 것 같았어요.
CCTV를 보니 40분만에 양쪽집을 다 털었고 얼굴을 슥 가리고 나가더군요.
전 패물이 별로 없어서 뭘 가져갔는지 조서쓰는데도 잘 생각이 안나는 상태고
잃어버린 패물보다 현관문 공사 해야하는 상황이 더 괴롭더라구요.
경찰들도, 현관문업체 직원도 이렇게 무식하게 뜯고 들어가는 건 처음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휘어진 문이 안닫혀서 문짝을 떼어서 여러사람이 막 밟아서 펴고... 나 참.....
감식반이 지문을 뜨고 있어서 집에도 못들어가고 아무것도 못만지고 멍하니 계단에 앉아있는데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한지.......
우리집앞에 경찰과 사람들이 우글우글하는 것도 다 꿈만 같고 현관문보면 울컥하고.
옆집도 우리랑 똑같아서 두 집이 멍하니.... 멍......
경찰들에게 뭔 무전이 계속 오더니 다른 단지에도 똑같이 털렸다고 신고 들어왔다면서
그쪽으로 출동하더라구요.
나중에 얘기들어보니 어제 이 지역에서만 3건을 했다구....
지문감식하느라고 난리굿인 집안을 치우는데
도둑맞은 것도 억울한데 청소하고 손탄물건 버리거나 빨래하는 내 신세가 얼마나 웃긴지....
문틀까지 다 망가뜨려놔서 교체공사 시작하려면 며칠 걸린다고 보조키를 달고 며칠 살아야 한대요.
공사비도 우리가 100% 부담해야 하는 쪽으로 얘기가 흘러가길래
관리사무소, CS센터, 본사, 업체 곳곳에 전화하고 얘기하고 막 애절모드로 궁상떨고...
정말 비굴하게 "제발 좀 우리 사정 생각해주셔서 도와주세요." 마구마구 졸랐더니
반반씩 부담하는 정도로 얘기가 풀려서 한시름 놓고 이렇게 글 쓰고 있답니다.
오늘 수업있던 것도 어제 밤에 학생집집마다 전화해서 휴강하고
새벽부터 옆집아저씨랑 얼마나 붙어다녔는지 막 친해져서..... ^^
여기부터는 나름대로 반전스토리예요. ^^
이놈들이 애기 미아방지팔찌까지 가져갔길래 거기 내 전화번호 있는게 너무 찝찝하다고 했는데
오늘 오후에 서울 XX경찰서에서 전화오더니 팔찌 도둑맞았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펄쩍 뛰면서 맞아요!!!!!!!! 하고 완전 기립.ㅋㅋㅋ
이놈들이 또 하려다가 현장에서 잡혔나본데 입을 꾹 다물고 있는터라
증거물을 보고 전화한 모양이더라구요.
옆집 새댁이랑 손을 꼭 맞잡고 전화로 하나하나 확인해보니 거의 다 있는 듯 해요.
현관문 공사땜에 일주일은 애먹겠지만
하루안에 지옥과 천당을 오고간 기분이네요.
이런 일로 내 평생 못가본 경찰서를 가야한다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구요.
도둑들도 심정적으로 도어락, 보조키 등이 여러 개 설치된 집이면 잘 안들어간다고 하네요.
저희도 보조키를 몇 개나 달아야하나 이러구 있어요.
사람 안다친게 얼마나 다행이냐 싶으면서도 예상치못한 지출에는 어쩔 수 없는 짜증이....
여력이 되시면 보조키 두어 개 설치하시고 금붙이나 패물은 분산해서 잘 감춰두세요.
"에고.. 애들방이나 주방에 감춰둘걸..... 잘 가져가라고 안방에 다 뒀네."했더니
안방에서 안나오면 나올때까지 온집안을 들쑤시고 간다고 경찰이 그러네요.
입주해서 쓸고 닦고 꾸미고 좋아하는 집인데 갑자기 이 집에 정이 뚝 떨어져서...
회원님들도 험한 일 당하시지 않게 미리미리 대비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구구절절 글을 올립니다.
1. 보조키
'08.8.26 6:26 PM (211.187.xxx.247)하나 달았어요. 번호키말고 하나 더있음 왠지 도둑놈이 시간이 걸리니 패스하지 않을까 하구요.
2. 흐..
'08.8.26 6:35 PM (121.171.xxx.206)청와대 홈피나 경찰청 홈피로 달려가 항의허세요. 지역 치안이 엉망이다. 경찰들 시위에 투입하지 말고 지역 치안에 신경써라. 하구요. 요즘 지역 치안 정말 엉망이랍니다.
3. 저두
'08.8.26 6:41 PM (211.224.xxx.199)유난스럽게 창문 닫는 남편 미워라 했는데 출장간 사이 천장 전구까지 돌려놓고 몽땅 뒤집어 놓았더라구요.
그때 참담한 심정... 이해가 갑니다.
저는 경찰이 와서도 못 잡는다고 아예 액땜했으려니 하라고 했을때 그 황당함이란...
어디선가 우리 집을 힐끗거리며 비웃고 있을 듯해 저녁이면 한동안 많이 우울했었습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 그 심정 모릅니다.
힘내세요.4. 도둑이 헛탕치게
'08.8.26 6:51 PM (119.70.xxx.2)거래은행 트시고 대여금고 이용하세요
방법업체도 제대로 못 지켜줍니다5. ..
'08.8.26 7:33 PM (220.70.xxx.114)잃어 버린 물건 보다도 들 쑤셔 놓은 집이 더 속상하시겠어요..
도둑이 들어 와서 뒤지다가 안나오면 정말 천정까지 뜯는다 소리 들은적 있어요.
차라리 그냥 허술하게 금목걸이 정도 하나 두어야 하나 원..
당분간 집에 있는데 무서우실수도..
이기회에 옆집과 잘 사귀셔서 서로서로 지켜주심 좋겠네요.6. 저희집도
'08.8.26 8:16 PM (121.165.xxx.105)원글님 집처럼 문짝을 아예 뜯어놓았었어요..
혼자 살때라... 집에 금붙이라고는 선물받은 목걸이 2개정도...
여행다녀와서 남은 달러 100불정도...
잃어버린건 별거 아니었는데... 경찰들 들어와서 지문뜬다고 한 그 가루치우는게 더 힘들었고..
정신이 멍~~하고...
그이후로 전 도둑드는 꿈을 잘 꿔요... 그게 젤 속상... 벌써 6년전일인데...
더 어이없는건... 울집 털렸다고.. 어쩌냐고... 옆집아주머니 완전 걱정해주고... 그랬거든요...
그러고 본인 집에 들어갔는데...
세상에... 옆집도 홀랑 털린거 있죠.. T_T
그 집은 워낙 뜯기 쉬운 잠금장치라 그냥 열고 들어갔나봐요.. -_-;;
요즘은 그래서 문짝 그렇게 빠루같은걸로 못뜯게 하는 장치들 있어요..
또, 위쪽에 설치에서 아예 문짝을 뜯는것을 방지하는 것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경첩을 빼서 뜯기도 한다네요.. 요즘 도둑들은.. -_-;;)
방범창 검색해서 들어가보세요...
그래도 사람 안다친게 어디예요...
거기에 찾기까지 하셨다니...
액땜하셨다 생각하세요...7. ...
'08.8.26 8:50 PM (125.177.xxx.10)불행중 다행이네요
근데 보조키면 어떤거죠?8. 웅이원이맘
'08.8.27 1:07 AM (121.162.xxx.184)에구... 저도 겪어봐서 그 맘 잘 알아요. ㅠㅠ 너무 놀라셨겠어요. 혹시 댁이 고층 아니신가요? 저희 단지도 얼마전에 똑같은 방법으로 문을 열었던데, 사람이 잘 안다니는 고층 양쪽집을 그랬더라구요. 저희도 외출할땐 보조키를 꼭 사용한답니다.
9. 초치는 댓글
'08.8.27 6:08 PM (118.216.xxx.130)초치는 댓글 죄송하지만,
저희 친정도 금붙이 몇가지 도둑맞았었는데...
나중에 찾았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엄청 좋아했다가
그 다음에는 도둑님께서 선처바란다는 편지를 등기로 보내왔다는...
정말 왕 찝찝합니다.
혹시 모르는 사람이 등기 보내면 수취거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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