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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너무 고민입니다.

추석 조회수 : 582
작성일 : 2008-08-26 10:13:08
어제 글 올렸더랬어요.
이번 추석에 남편이 당직 근무를 설 예정을 하고 있다고요.
그래서 어찌해야 하나 간략하게 글 올렸었는데
어제 가서 남편이랑 다시 얘기했는데  남편 생각은
변함이 없나봐요.

일단 대충 다시 설명드릴께요.   제가 고민이 되네요.
양가가 모두 시골이고 시댁에서 친정은 1시간 걸리는 곳이고요.
시댁은 차례나 제사가 없는 집안이고  시조부모님이 살아계셔서
그곳에 다 모여서 명절 전날 먹을 음식 만들어요.
사실 너무 음식을 과하게 만들더라고요.  먹지도 않는 것도  시할머님 (아무래도 옛날분이시라..^^;)이
이것저것 꺼내서 만들게 하시고 하시더군요.
작은 어머님들도 요즘 세상에 먹지도 않는 음식을 누가 만드냐고
뒤에서 수근대시기도 하시고..
저는 말 할 입장이 아니니까 가면 그냥 열심히 일하고 치우고 이래요.

추석 지나고 일주일 후에 시어머님 생신이세요.
사실 이 부분이 상당히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지만 월 수입액이
좀 많이 작은 편이고 형편이 안좋아 아이 미뤄가며 일했어요.
결혼 후 2년 동안요.
게다가 남편이나 저나 회사 복지가 전혀 없는 편이라
상여나, 수당 명절 떡값도 없습니다.   남편 회사는 명절 선물도 하나 나올까 말까 (너무 필요없는..)
그 정도랍니다.


그러다보니 결혼하고서 추석 명절 지나고 바로 또 시어머니 생신때문에 시골 다녀오는 일이
사실상 많은 부담이었습니다.   결혼한 시누이가 시댁 근처에 살고 아직 미혼인 시동생도 있어서
제 생각엔 명절때 인사하고  시어머니 생신때는 근처에 사는 자식들이 좀 챙기고 그렇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제 생각뿐이고   남편은 남자들이 으레 그렇듯
결혼하고 나니까 더 챙기는 거 같더라고요.
내 부모님 생신 잘 챙기는 것 좋은 행동이긴 한데 사실 형편 고만고만 한데 명절 지나
또다시 지방 다녀와야 하는게 저는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결혼 후  .. 지금 3년차인데 지금까진 다 그렇게 챙겼네요.
헌데 이번엔 일이 좀 복잡스럽게 생겼습니다.   남편은 서비스계통쪽 일이라
평소에도 쉬는 날 잘 쉬지 못하는 직업입니다.
특히 명절때도 몇명씩 같이 당직 근무도 서줘야 하고 하는데
남편은 결혼 후 한번도 명절때 당직 근무를 서지 않았어요.  사실 눈치보이는 일이었지요.
명절때 누군들 안쉬고 싶나요.  헌데 어쩌다 보니 남편은 당직에서 빠지고
다른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당직 근무를 서고 그랬어요.


2년이니 벌써 4번동안 한번도 당직을 서지 않은 상황이네요.
그래서 남편은 계속 명절때 쉬기만 하는 것도 눈치보이고 사실 당직 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이번에 당직을 다 설 예정이더라고요.
그전에 저는 명절이나 일주일 후 어머니 생신때 모두 지방 다녀오긴 우리 형편상
좀 부담이니 명절에 다녀오면 어머니 생신겸 미리 인사를 드리는 걸로 생각해보자
그런식으로 상의도 했고 했었는데

이번 명절이 참 짧은데다 남편 생각에도 짧은 명절 지방 다녀오기도 빡빡하긴 하지만
또 문제는 당직 근무를 한번도 안서다 보니 눈치도 보이고 해서 아무래도 이번엔
당직을 서야겠다고 결론 내린 거 같아요.
자연스럽게 대신 시어머님 생신 때 다녀오는 식으로 생각을 하고요.


어제 명절때는 그래도 명절인데 시골 다녀오는게 좋지 않겠냐고 제가 상의할겸 물어봤거든요.
남편은 " 왜?  가고싶어? " 그러더라고요.
저는  아무래도 명절이다 보니 양가 어른들께 인사도 하고  그러는게 좋지 않을까 해서
그렇다고 했거든요.   남편은 명절이 너무 짧은데 다녀 오는것도 힘들것 같고  당직도
이번엔 서야 할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글쎄 남편 말도 일리는 있고  사실 남편이 운전해서 다녀와야 하는 지방이니  운전할 사람이
이런저런 생각도 했겠지요.

따지고 보면 이번 명절이 짧다고 해도 하루 차이인데..  그전에도 시골은 3일 다녀오고
하루정도는 항상 집에서 쉬었으니  그 집에서 쉬던 하루가 없는 셈이고 어찌보면 하루차이라
별 상관 없을 거 같은데  남편 입장에선 짧은 기간에다 당직 근무도 빠질 상황이 아니니
그렇게 하는게 좋은 듯 결론 내린 거 같아요.


저는 좀 맘이 그래요.   저도 뭐 시댁이 편하고 좋은 거 절대 아니지만  또 명절이다 보니.
또 명절때 시댁도 그렇고 친정도 그렇고..  사실 시댁은 명절때 못가면 시어머님 생신때
갈 예정이고  10월엔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친정 근처에 또 갈 예정이긴 한데
마음이 어째 좀 그러네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고.
남편은 제가 친정에 못가는게 섭섭해서 그러는 걸로 생각을 하는지
"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  나는 어차피 3일 내내 당직 근무 요청하면 3일내내 일해야 하니까
당신은 3일동안 친정 다녀오는게? "  이러더라구요.

전혀 기쁘지도 반갑지도 않은 내용이에요.  다만,  마음이 싱숭생숭 할뿐.
저희 친정오빠가 근처에 살아서  친정갈때 그 차에 따라 타고 다녀오면 되니까 남편은
생각한다고 그리 말한 거 같지만
결혼하고 보니 친정 가는 일도 그리 마음 편한 것만은 아니더라구요.
특히나 이번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해도  제가 친정 가면 편하겠나요.
올케 언니들도 있고  좀 얼굴 보기 그럴 거 같기도 하고.


물론 전혀 서로 문제없고 그전에도 시댁에서 친정 넘어가면 먼저 팔 걷어 부치고
일하고 그랬지만  명절 시작전부터 간다는 것도 그렇고.
간다면야 음식에 집안일에 제가 몸을 많이 움직이긴 할테고
일손이 늘어 좀 편하기도 할테지만  선뜻 그럴까 하는 마음이 들지 않고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참 어렵네요.  남편은 참 쉽게 생각하던데.. 아니 쉽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남편이야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건데   저는  맘이 그래요.
어찌해야 하나 싶게.


IP : 61.77.xxx.25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그라미
    '08.8.26 10:24 AM (58.121.xxx.168)

    이번 추석은 집에서 남편이랑 쉬시고,
    원글님 계획대로
    시어머님 생신때 찾아뵙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머리아프게
    생각마시고
    그냥 하고픈대로 한 번 해보세요.

    저 나이 48인데
    이젠 설도 즐겁고
    추석도 즐겁답니다.

    이전엔
    명절이 지겹고
    시댁만 생각하면
    머리 지끈거리는
    그런 때도 있었네요.

    그렇게 미운소리 해대는 시모님이
    정말 미운 적도 많았지만,
    이젠 폭싹 늙어버리신
    시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합니다.

  • 2. ...
    '08.8.26 10:37 AM (122.40.xxx.5)

    원글님 마음 잘 알거 같아요.
    찜찜하시지요?
    하지만 이번 추석은 주말로 너무 짮고 당직서야 하니까 남편분 하라는대로 하세요.
    삼일간 해야할 도리는 못하고 혼자 집에 있기 좀 그렇긴 하지만
    상황이 그러니까 내년에 잘 하지요.
    그렇다고 혼자 시댁, 친정 가기는 번거롭구요.
    추석 담주에 시댁 갈거니까 가서 더 잘하고 오세요.
    맞벌이시니까 이참에 좀 쉬시고 오붓하게 지내시길...

  • 3. 원글
    '08.8.26 10:43 AM (61.77.xxx.250)

    아무래도 평일도 아닌 명절이다 보니 마음이 더 싱숭생숭 해요.
    사실 저도 시댁에 대한 감정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명절땐
    가서 열심히 일하고 돕고. 그랬는데
    뜻하지 않은 상황인데 별로 마음이 가뿐하지 않아요.
    명절이란게 참 희안하네요.

    어차피 남편은 3일 내내 근무면 저 혼자 집에 있겠지만 (물론 낮에요.)
    너무 이상해요. 이런 기분 들지 몰랐는데.

  • 4. 샐리
    '08.8.29 5:00 AM (119.64.xxx.94)

    참 며느리들은 복잡하죠... 편안해 지는 것이 지름길... 툭 털어버리시고. 한번 저지르면 담에 더 편하겠죠. 상황이 안되어 그런걸... 착하시네요.. 융통성을 가지면 될 듯... 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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