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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결혼식이 내 한풀이?
일단 결혼 할 두 사람이 부모님께 부담드리지 않고 자기들이 모은 걸로 출발하겠다는데
마음은 가상한데, 둘이 모은 돈이 각자의 자취방 보증금까지 합쳐 8천만원이라 고민되는 면도 꽤 있었습니다.
전 어렸을 때부터 남녀가 평등하고 독립적으로 결혼해 사는 것을 많이 꿈꿔왔는데 (미국식이 이런가요? 짐작으로 동경하는 바이지 미국사람 어떻게 하는 지는 잘 모릅니다)
제가 결혼해서 애낳고 살아보니 남녀는 평등하지 않더군요. 연애까지는 여자가 살짝 상위? 결혼식부턴 다른 종류의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온 사회가 전통적으로 강요??
아뭏든
돈은 일단 없는 김에 아껴써라 했습니다.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전 결혼예물을 거절하고 애 하나씩 낳을 때마다 좋은 패물을 받았는데 마음에 훨씬 남더군요
이렇게 살면서 마련하는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중산층가정입니다)
예물을 필두로 남들이 흔히 하지만 왜 꼭 해야할까싶은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예단은 생략하라 했습니다. 왜 꼭 시댁에 옷값, 선물값을 드려야되나요?
폐백은 부부가 시댁 어른 들께 인사하는 시간이던데, 이것도 양가 어른 모두께 인사하는 게 더 낫지 않나요?
그옛날 여자가 남자집으로 예편되던 조선시대 풍습에 변화를 조금 주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낸 아이디어로 양쪽 부모님 합의하에 둘의 결혼식에 이런 멍석을 깔게 되었습니다.
예단/ 예물 안 한다, 함/ 이바지 음식.. 안하거나 상징만 살리는 쪽으로, 폐백은 양가 어른들께 인사하는 시간으로, 결혼식 및 살림 준비는 둘이 가진 한도에서 검소하게..
곁들여 호칭문제는 둘이 동등한 입장이 되는 걸 기본으로, 아가씨/도련님 이런 이상한 호칭 쓰지 않는다
( 저희 집엔 아직 결혼 안 한 동생 둘이 더 있습니다)
나온 김에 명절 문제까지 더 해서 설은 시댁에, 추석은 처가에 가는 걸로...
살아보니 여자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는 것이 행복한 가정의 기초되는 것 같던데
처음엔 조금 어이없어 하시던 저희 친정부모님도 이런 점에 공감하셔서
대부분 오케이 채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친정아버지 한 말씀하시대요,
니 결혼생활의 한풀이하냐?고 ^^......
이런 것도 시누이 입장이 되니 주장할 수 있는 거지 싶어 약간은 씁쓸합니다. 사돈 댁에서는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더군요.
정말 더 나은 결혼문화가 만들어지고 성인 남녀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작가분들도 좋은 모습, 좋은 호칭 자꾸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아봐 주시길 바라구요..
1. 누나님
'08.8.23 12:36 AM (121.131.xxx.20)넘 멋져버려요 ^^*
2. 정말
'08.8.23 12:45 AM (211.55.xxx.164)훌륭하시네요.
개념찬 분 뵙습니다.^^3. dd
'08.8.23 12:45 AM (122.162.xxx.101)와 ~~~멋져부려!!!
4. 고마운마음
'08.8.23 12:59 AM (124.54.xxx.133)결혼 전까지 남자 친구와 동등하게 대해 주셨던 어머님.
신혼여행 온 첫날 찾아 뵌 자리에서
세가지 명심해야 할 사항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남자친구 여동생에게 아가씨라고 부르는 거였어요.
저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고 통곡했어요.;;5. 와.. 멋진 시누이
'08.8.23 1:25 AM (121.165.xxx.105)저희 결혼이랑 비슷하네요.. ㅋㅋ ^^;;
저희도 가진돈이 워낙 없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작은 원룸하나... 신랑이 모은 돈 이천만원
살림살이 있던거 고대로... 아.. 수저만 열벌 샀었다..
(사실..이것도 선물받은 티스푼세트가 맘에 안들어.. 맘에드는 수저세트로 바꾼거..ㅋㅋ)
신랑이 본인 옷만 들고 들어왔죠.. ^^;;
저희도 당근 예단, 예물, 함.. 이런거 다 생략했어요..
하자고 치면.. 결국 빚내야하는데.. 으덜덜.. ^^;;
예물은 둘이서 심플한 커플링 맞춘걸로 끝~!
양가부모님 옷한벌씩 해드리고..(아버지들 양복, 어머니들 한복 ^^)
결혼식은 좀 더 간단히 하고 싶었으나... 시댁쪽이 개혼이라.. 손님은 좀 많았죠.. ^^;;
그래도.. 뭐.. 식대정도 나온 결혼식이라.. ^^;; 그정도면 검소했다고 생각..
이바지음식... 그냥 신혼여행다녀와서 시댁가던날...
고기좀 사들고 갔어요(결국 저희에게 다시 나눠주셨지만 ^^;;;)
폐백도 양가 모두 다 하고 ^^;;;
명절은 설은 친정, 추석은 시댁 ^^
다만... 호칭만큼은... 뭐... 어쩔수 없더라구요.. 쫌 싫긴 하지만... 뭐...
저희는 주로 제 의견으로 시어머니 설득시키고....
좀 더 민감한(명절문제.. T_T)문제는 신랑이 중심잡아주고...
저희 결혼할 때.. 제일 먼저 했던 말이...
'나는 너한테 시집안간다... 너도 나한테 장가오지마... 우리 그냥 결혼하자...'라는 거였거든요...
그렇게 시작해서.. 나름.. 평등한 부부의 모습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종종 들어오는 테클은... ^^;;; 각자 부모는 각자 잘 마크하며 살고 있습니다..ㅋㅋ)
시누이분께서 이렇게 나서서 해주신다니.. 정말 멋지십니다~! ^^6. ^.^
'08.8.23 3:27 AM (207.134.xxx.52)와우~~ 넘 멋져요...원글님.^^
머리속이 개운해지네요.7. 맞아요
'08.8.23 8:19 AM (60.197.xxx.3)시누이 입장에서 가능한거죠.
제가 신부일때 울집에서 암만 주장해도 신랑엄마의 매몰찬거절로 안되던거.
신랑엄마였다면 100번도 가능할 주장이었는데.
잘하셨어요^^8. ...
'08.8.23 8:38 AM (119.64.xxx.140)우리 시누이로 초빙하고 싶습니당... 우..~
9. 와우~
'08.8.23 9:20 AM (222.117.xxx.11)완전 멋진 시누이신데요
이정도면 한풀이 해도 좋은 한풀이 아닌가요? ^^
설, 추석을 번갈아 먼저 방문하는거 너무 부러워요~~
나중에 제 동생 결혼할때도
이런 멋진 시누가 될 수 있는 저이길 바래봅니다 ㅎ10. 엉엉
'08.8.23 11:33 AM (221.146.xxx.39)남동생 이미 결혼 했어요
이제 남은 남동생이 없어요ㅠㅠㅠㅠ11. phua
'08.8.23 11:52 AM (218.52.xxx.102)저두 원글님 같은 시누이처럼 되고 싶은데 서열이 낮어서리...
대신 저의 친정,, 딸,며느리 모두 함께 일하고 함께 쉽니다,
이렇케 되기까진, 제가 기여한 바가 크다고,이 연사,,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12. ..
'08.8.23 12:22 PM (118.172.xxx.82)님이랑 울 시누이랑 바꾸고 싶습니다.
울 시누이는 결혼식날 친정엄마 옆에 서서 손님들에게 자기 동생 아깝다는 소리 달고 있었습니다. ㅠㅠ13. 조중동끝
'08.8.23 12:55 PM (123.248.xxx.45)저도 올해초 결혼한 남동생네에 비슷하게 했습니다.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없어요.
우리 남매 둘인데...
특이하게 울 친정은 대대로 양력설 쇱니다.
구정, 추석 모두 올케네 친정에 가라고 했습니다. 양력(1월1일) 하루만 인사하러 오라고 했어요.
울아빠, 명절 크게 생각 안하시는 분이고 늘 친구분들이랑 지내고 혼자 여행가고 하십니다. 또 제가 가까이 살아 명절바로 다음날 가서 음식해드리구요(시어머니꼐서 좀 싸주시거든요)
챙겨줄 시어머니도 없는데 일일이 명절마다 올필요있냐, 올케친정가서 엄마 도와드리라고...
아빠 생신, 엄마 제사만 잘 챙기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남동생이 동작구에 있는 전세 빌라에서 살았는데, 거기 신혼살림 차렸습니다.(아빠는 지방)
살림 있던거 다 쓰고 꼭 필요한 오븐이랑 그릇만 좀 샀대요. 둘이서 쇼핑다니면서...
둘다 직장생활 몇년하면서 돈 좀 모았는데 계속 모아서 몇년후에 집 살거랍니다.
둘이 합치면 연봉1억넘으니 열심히하면 금방 일어서겠죠. 전혀 사치하는 애들도 아니고...
알뜰한 올케, 집사면 에어컨 달거라고 지금은 에어컨도 안산답니다. 벽에 구멍내는거 맘대로도 안되니까...
단지 예단은 친척들 이불때문에 3백만원 받구요,
대신 아빠께서 신혼여행 4백만원치 보내주셨습니다^.^
예물 함 혼수 모두생략, 모두모두 갖고있던 정장 깨끗이 손질해입고,
자기들은 커플링 18k민짜반지로 나눠꼈습니다.
제가 시누셋에게 형님형님 굽신거리는거 지겨워서 올케더러 '언니'라고 불러달라 주문했구요,
저는 "00아~' 하고 다정하게 불러줍니다.
앞으로도 내 여동생이라 생각하고 안부궁금하면 내가먼저 전화하고 문자넣고 싸이 찾아갈거구요,
내 여동생이니 당연히 편하고 행복하게 남편하게 잘살도록 내 남동생 다그칠겁니다.
요새도 늘상 남동생한테 이야기합니다.
'맞벌이하면서 집안일은 니가 <도와주는게> 아니야. <같이하는>거지. 여자가 남자보다 몸이 약한게 사실이니까 먼저 퇴근하는 니가 밥하고 청소기돌리고 빨래해.'
그렇게 잘 하고 있답니다...^^
우리 올케보면 흐뭇~합니다.
저처럼 시누한테 전화해라 명절에 친정늦게가라 남편 잘 모셔라 .... 등등등 억울한 소리 늘어놓으시는 시어머니스트레스 안받을거라 생각하니 완전 뿌듯합니다. 저도 제 한풀이 맞네요. ㅎㅎ14. 몰라서
'08.8.23 9:01 PM (222.112.xxx.142)정말 몰라서 그러는건데요...
왜 남편 여동생에게 아가씨라고 하면 기분이 나쁜거에요?
아가씨와 언니가 호칭이 이상한건가?
저는 언니가 없어서 오빠 결혼하고나서 언니 생겨서 넘 좋았거든요...
아가씨라고 불러주는 언니(사실 다르게 불러도 좋을 것 같아요)가 얼마나 좋던지...
근데 다른 분들은 아가씨라고 부르는거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나봐요...15. m_n
'08.8.23 9:05 PM (59.9.xxx.118)조중동끝님 최고네요!
읽는 제가 다 흐뭇..16. 홍홍
'08.8.23 9:15 PM (218.50.xxx.226)저 자랑하고 싶어서요....
저희도 실반지 달랑 하나하고 예물이니 함사세요니 이런거 안했어요.
10년전에 둘이 직장생활한거 합쳐서 전세 5천으로 시작했고요.
열심히 맞벌이 해가며 집도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다이아세트니 머니 하면서 호텔에서 결혼해도 이혼한 친구들 많아요. --;
저희 시부모님 저한테 고맙다고 하십니다.
해준것도 없는데 알뜰하게 잘 살아줘서...
그리고 제가 언니라 부르는 저희 신랑의 누나...
언니 없는 저에게 생긴 또하나의 가족이죠.
가끔 시어머니 잔소리(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가 지겨울때도 있지만,
제가 시댁복 많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 시댁에 언니랑 가면 언니가 같이 다 해주고, 저를 많이 챙겨주신답니다.
원글님이 저희 형님(대외적으로는 형님이라고 합니다)같은 분이라 너무 고맙고 반갑네요.
원글님 남동생 분명 잘 사실겁니다17. 멋져요
'08.8.23 9:59 PM (218.236.xxx.74)다음 달에 결혼하는 후배가 있어서 요새 결혼준비하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는데, 듣다보면 참 갑갑한게 많더군요. 시어머니 되실 분이 절대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게, 많이 신경쓰고 계신다는 걸 알겠는데도 말이예요. 후배가 형편이 썩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시어머니가 며느리 될 후배한테 이것저것 사 주시는 것도 다 부담스러워하더라구요
그냥 딱 둘이 결혼식 하는거, 살림하는데 필요한 것만 준비하면 참 좋겠다 싶은 거예요.
저 아들만 둘인데요,,,, 나중에 진짜로 진짜로 복잡한 예단 뭐 그런거 하나도 안 하고 둘이 행복하게 살 준비만 시킬 거예요.......18. 오리아짐
'08.8.23 11:11 PM (222.118.xxx.168)님 너무 멋지세요.
대단한 일 하셨네요.
정말 잘 하셨어요.19. 저랑 비슷하세요~
'08.8.24 12:29 AM (116.37.xxx.93)저역시 예물, 예단, 함, 이바지 하나도 하지 않았었구
둘다 반지 조차도 안했네요 ㅎㅎ
저 넘 하나요?
남편이나 저나 뭐 끼고 달고 하는거 딱 질색 하는지라
어차피 사도 안할거 과감하게 생략 했고
폐백도 안하고 외딩촬영도 안했네요
이 모든걸 안하고 결혼이란걸 해보니
결혼이란게 큰돈 안들고 무지 간편하고 쉽던데요 ㅎㅎ
연애 10년 해서 그런지 서로를 넘 잘 알아 가능한 일이었고
지금도 후회 전~혀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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