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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좀 심하게 맞은 딸

힘든 엄마 조회수 : 3,201
작성일 : 2008-08-20 12:26:59
몇일전에 중3인 딸아이가 밤을 새우고 들어 왔습니다.
자상하진 않으면서 완고하기만 한 애아빠가 처음에는 이성적으로 해결해보려고 무척 애를 썼으나
대화의 합의점을 못찾으면서 아이도 아빠도 격해지더니 결국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너무 후회가 되는 것은
그 때 왜 방으로 뛰쳐 들어가 극구 말리지 않았냐는 겁니다. 사실 저도 아이가 그 순간 많이 미웠거든요.
아이가 집을 싫다고 말하는 데는 제책임도 있는건데 말이죠.

딸과의 관계를 부드럽고 온화하게 바꿔나가기 위해서 지금부터 많은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해오던 방식과 반대로, 잔소리는 버리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봐주고 못하는 건 포기해주고...


남편은 좋은 아빠도 좋은 남편도 아니었지만 요즘 많이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미 뿌려 놓았던 씨는 무럭무럭 자라 지금 열매를 맺고 툭툭 터져 흐르고 있는 걸 아마 알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결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려고 저만큼이라도 해주니 감사하다는 마음 가득한데, 그 일로 자책하는
남편한테 나름대로 위로를 해 주긴 했습니다만 충분하지 않은거 같습니다.

말 할 수 없는 상처로 괴로워 할 가엾은 딸아이에게, 또 남편에게 어떻게 위로를 해주어야 할까요?
제 글을 읽어주시고 계시는 분들 감사드리구요. 상쾌한 가을 공기 느끼시면서 행복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IP : 211.49.xxx.11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꾸준한 노력을
    '08.8.20 12:45 PM (210.221.xxx.4)

    정성을 많이 들이셔야 할 것입니다.
    아빠가 후회를 한다고하나
    아이에게는
    서운한 아빠의 그 모습이 너무 깊게 각인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자상한 아빠로 노력을 한다고해도
    한순간
    예전의 아빠로 돌아가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
    아빠도 엄마도
    아이가 상상할 수 없는 만큼의 노력을 기울이셔야 할 것입니다.
    이미 아이에게는 엄마도 아빠도 새로운 모습으로 받아들이기에 늦은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가족이란 것은 우리 힘으로 끊을 수 없은 질긴 연이 있으니
    잘 해결 될 것입니다.
    돌이킬수 없지만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지금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 2. 혹시...
    '08.8.20 12:47 PM (211.108.xxx.50)

    아이에게 사과는 하셨나요? 때리신 아빠 말고 말리지 않으신 엄마가요.
    저도 어릴적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엄마가 더 미웠답니다.
    아빠도 물론 밉고 무섭고 그랬지만, 말리지 않은 엄마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나중에 엄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도 돌아보지 않을 거라는 마음까지
    먹었을 정도로 정말 마음 아프고, 정이 다 떨어졌었어요.
    만약 따님에게 사과를 안 하셨거나 대충 그냥 넘어가는 정도에 그치셨다면
    눈을 바라보고 진지하게 그때 마음을 고백하고 사과하세요.
    지난 감정이 정리되지 않으면 그 위에 아무것도 새로 만들 수 없어요.
    전 그때 쌓인 앙금이 20년이 지나도 가시지 않더라구요.
    그냥... 그때 아빠와 엄마를 바라보던 따님의 마음이 이해되서 적었어요...

  • 3. 힘든 엄마
    '08.8.20 12:55 PM (211.49.xxx.117)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아이를 쓰다듬으면서 미안하다고 하긴 했어요.
    왈칵 안겨서 맘껏 울진 못하더군요. 그 아이가 둘째아인데 위로 고등학생 언니가 많이 까칠해요.
    압박감 주고 무시하고 잘난척하고 그러죠.
    저도 어떨 땐 비슷하게 아이를 비난하고 그랬어요.
    어디에도 마음 붙일때가 없었을꺼에요. 음... 울컥해지네요...

  • 4. 저도...
    '08.8.20 1:05 PM (125.178.xxx.66)

    예전에 아빠가 절 손찌검하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제 말을 들으려도 안 하시고, 손이 먼저 올라가셨지요......
    엄마 말로는 절 때리시고 나서 많이 우셨다는데, 아빤 그 일로 제게 말씀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어요.. 저로선, 그냥 아빠가 절 때리신 행동 자체를 잘못했다 생각하시진 않으셨다고..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그렇네요...
    지금도 그 때 충격들은..,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모가 느끼는 상처보다, 훨씬 더 많은 앙금이 따님께 있을 수 있어요..
    부모님께서.. 따님을 앉혀놓고 대화를 하셨으면 합니다..
    얘기를 먼저 들어보시고, 절대 소리 높이지 마시고...
    앞으론 답답한 일 있으면 먼저 얘기를 해라.. 손찌검 해서 미안하다..고 꼭 사과하시구요...
    먼저..... 마음을 터 보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5. 그런데요.
    '08.8.20 1:13 PM (203.244.xxx.254)

    중3아이가 밤을 새고 들어왔다면 물론 아이 나름대로 이유야 있었겠지만..말로 조용히 타일러야 하는걸까요?? 저도 딸 아이가 있지만.
    그리고 아빠가 때린게 사정없이 이성을 잃고 때리신건지. 궁금하네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대화를 하시는건 찬성이지만 아빠가 때린것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것보다 아빠의 진심을 전달해주시는건 어떨까요? 너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마음은 이랬고 최악의 상상까지도 하고있었다고.. 그리고 밤을 새고 들어오는것에 대해서는 안된다는것도 더불어서..

  • 6. 글쎄요..
    '08.8.20 2:46 PM (58.142.xxx.217)

    중3 여학생을 훈육하는데..
    물리적인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으려는지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라도 마음을 소통하고 치유하도록 해야하는게 아닐까요?

    염려스러운 댓글에 눈이 가서 한 마디 거들어봅니다.
    고2 아들 키우는 엄마입니다.

  • 7. ...
    '08.8.20 4:47 PM (61.39.xxx.2)

    저는 중학교때까지 엄마한테 맞았어요.
    고등학생 되고 1학년 여름방학때였나 부르시더니 앉혀놓고
    " 너도 이제 클대로 컸고, 때려서 고칠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잘못했다고 생각되는 일은 나보다 니가 더 잘 알꺼니까 모든일을 잘 생각해서 해라. 앞으로 엄마는 더이상 매를 들지 않겠다"
    하셨어요. 그러고는 절대 매는 안드셨구요, 잘못하면 잔소리는 하셨지만, 왜 잘못했는지 생각 해보라고 말씀 하셨어요. ^^
    따님은 중학생이고 일단 말없이 외박 한거니까 제 기준엔 맞을짓을 한것 같은데 그래도 일단 맞은거에대해 서운할테니까 잘못한 사실에 대해서는 확실히 깨닫게 해주셔야 할것 같구요, 앞으로 다시 그런일이 생기면 안된다고도 못박으셔야 할듯해요. 무조건 외박은 안된다고 하는것보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서 친구집에서 잔다거나 하는건 괜찮다. 이런식으로 되는것과 안되는것의 구분을 명확히 해주세요.

  • 8. 미투
    '08.8.20 4:52 PM (58.124.xxx.39)

    중3아이가 밤을 새고 들어온 경우이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물리적 방법(폭력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은
    부모의 기분풀이 외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9. 둘째딸
    '08.8.20 5:35 PM (218.232.xxx.73)

    저 둘째딸로 자랐는데요, 겉으로는 까칠한데, 마음 무지 약하구요 속이 깊어요(생각보다)
    근데, 언니한테 치이고, 아래 남동생한테 치이면서 자라다보니, 늘 가정생활에 섭섭함이 많아요.
    그런 딸에게 손지검을 했다는건... 쫌 너무했네요. 벌써 마흔을 바라보고, 내 새끼 키워가면서도 별로부유하지 못한 집에서 둘째딸로 자란 설움이 꿈 언저리에서까지 저를 괴롭힌답니다.
    솔찍히, 울 엄마... 원글님 남편만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 조금만 안 들면 칼까지 들이대면서 위협을 하신 분이라서... 평생을 살면서 아픔이 큽니다. 평!생!
    그렇다고 제가 문제아는 아니었구요, 전교10등안에 들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말썽부린적 없는 착한 딸 이었는데도, 부모님들 사이가 안 좋거나, 부모님 기분이 안 좋으면 화풀이 대상이었던 것 같아요.
    첫째는 첫째라 위하고, 막내는 막내라서 귀엽게만 키우는데, 둘째는 사실 만만한거죠.
    어쨌거나, 그 절절한 아픔때문에, 저는 아이 하나만 낳아서 키운답니다.
    폭력을 행사한건 분명 잘못한 것이니까, 아이가 마음이 풀릴때까지 부모님이 비셔야 할 것 같네요.
    꼬맹이도 아니고, 다 큰 여중생을 때린다는 건 상식 밖이라고 봐요.

  • 10. ㅜㅜ
    '08.8.21 9:20 AM (203.244.xxx.254)

    전 20살때 새벽1시에 들어와서 아빠한테 검도할때 쓰는 죽도? 로 ㅋㅋ 맞았는데... 엄만 잘 때리셨지만 아빤 거의 저를 안때리셨거든요. 잘못했다라고 생각해서 그리? 큰 상처로는 안남았구요. 근데 문젠 한번 1시에 들어오니 다음엔 12시도 일찍인거 같고 1시도 그렇고 한 새벽 3시 정도 되니깐 죄책감이 느껴지더라구요..

    기분풀이였다면 당연히 사과해야겠지만 자녀양육방법의 일환으로 한 체벌,훈육이었다면 그 정도가 좀 과했다고 사과하는건 아닌것 같아요..

  • 11. 힘든엄마
    '08.8.21 10:45 AM (211.49.xxx.101)

    원글입니다.
    아빠도 분노조절이 좀 안되는 형이라서, 무지막지하게 때린거같아요.
    "오늘 끝장을 내자" 라는 식이었어요. 평소에는 순한 편이지만요.
    문제는 지난 후에 자책을 한다는 거지요.
    장문의 편지를 써서 주고 한 모양인데, 아이가 좀 누그러진다해도 아빠가 문제겠어요.
    나는 왜 이렇게 형편없는 아빠인가? 라는 식의 자괴감으로 괴로워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저도 멍하고 힘이 빠지려고 해요.
    결국 아이를 때리기 전보다 더 권위도 안 서고, 밤을 새고 귀가하는건 안된다고 했더니
    그 다다음날은 밤 3시에 귀가하고...
    주로 남자친구를 만나는데 애가 들어올깨 까지 엄마 아빠 심정이 어떨지...
    자식을 키운다는거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매순간 하나하나 포기하고 버려나가는 것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드는것이 어제까지는 안된다고 했던 부분이 오늘에 와서는 그것도 감지덕지한
    것의 결과가 되니까요.
    다른 분들도 늘 하시는 얘기지만 저 역시 82에서 많이 느끼고 알아갑니다.
    제가 교육에 어떤 부분을 잘 못해왔는지를요.
    위로 난 체 하는 언니 아래로 어린 남동생, 완고한 아빠 까다롭고 예민한 엄마틈에서 아이는
    조금씩 조금씩 절망하고 있었나봅니다.
    칭찬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몰랐던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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