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연립 정부의 탄핵 최후통첩 압박에 못 이겨 결국 18일자로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지난 2001년 미국 9·11 동시다발 테러 발발을 계기로 친미 노선을 취해 온 무샤라프가 약 9년만에 권좌를 물러남에 따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무샤라프의 사임 이후에도 파키스탄과의 대테러 문제 등 여타 현안에 대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무샤라프는 이날 1시간여에 걸친 TV대국민 연설을 통해 "개인적으로 허세를 부릴 때가 아니다"면서 "탄핵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정치적 대립을 피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하 양원에서 대통령 탄핵 결의안 통과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 사임에 내몰린 형국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무샤라프는 1999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후 참모총장을 겸한 상태에서 대통령에 취임, 사실상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휘둘러왔다.
2001년 미국서 9·11테러가 발생하자 아프간과 인접한 파키스탄은 미국의 입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중요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원리주의의 영향을 받는 군 내부에서 친서방파인 세속파에 속하면서도 군을 장악한 무샤라프는 미국에 있어 아프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에는 야당을 배제한 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그는 선거인단 97%의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했다.
하지만 군인 신분으로 출마한 것이 화근이 돼 후보자격에 대한 법정공방이 벌어졌고 상황이 불리해지자 그는 같은 해 11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임시헌법령(PCO)을 발동해 사실상의 계엄 통치를 단행했다.
결국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나 지난 2월 총선에서 베나지르 부토 암살에 따른 동정표로 지지 정당이 참패, 이어 3월에 적대 관계인 유수프 라자 길라니가 이끄는 인민당(PPP) 연립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의 정치 인생도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울러 PPP가 주도하는 민주화 바람도 무샤라프의 정치 생명을 끊는데 한 몫 했다.
신임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까지 당분간은 무하마드 미안 숨로 상원의장이 대통령직을 대행할 것 전망이다.
무샤라프를 지지해 온 미국 입장에서는 무샤라프 사임 이후 아프간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나서줄 새로운 파트너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무샤라프의 사임에 따라 현 연립 정부가 침체된 파키스탄의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민들은 환영 일색이다.
지난 2003년 이후 저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파키스탄 경제는 물가 급등으로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경영난도 심각한 수준이다.
18일 무샤라프의 대통령직 사임 의사 표명 이후 파키스탄 카라치 증시에서는 정세 불안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KSE 지수가 4% 이상 상승했다.
[관련기사]
☞ 무샤라프, 8년여 독재 체제 종결
☞ 파키스탄 무샤라프 대통령 사임 의사 표명 (1보)
☞ 무샤라프 탄핵안 최종 확정
☞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사임협상 진행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nomy.co.kr
<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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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통령 탄핵앞두고 사임
돈데크만 조회수 : 339
작성일 : 2008-08-19 11:50:54
IP : 118.45.xxx.15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돈데크만
'08.8.19 11:52 AM (118.45.xxx.153)진정한 야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듯......다른나라지만...부럽네...ㅡㅡ;;;미국도 등돌린 이대통령....라이스는 망명처를 제공하지 않겠다 하자...영국으로 망명할듯...하단다.
2. 이놈이
'08.8.19 11:52 AM (211.112.xxx.48)한 십년가까이 해먹었죠? 우리는 그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죠^^
3. 징징글은 패스
'08.8.19 11:56 AM (116.122.xxx.10)근데요. 저 궁금한게 있는데 오늘 한겨레 기사에
'747 공약 10년안 목표'라는 기사가 떴는데
이명박은 747공약을 10년안에 지켜내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렇다면 이명박이 10년 해먹겠다는 뜻일까요?
어떻게 10년안에 자기 공약을 실현하겠다고 하는걸까요?4. 돈데크만
'08.8.19 12:01 PM (118.45.xxx.153)전두환이도.....지가 취임하면서 10년내에 통일할꺼라고 그랬어요...뭔말인듯 못해요~말이면..ㅡㅡ;;
그놈의 공약 지킬까 겁나는데..5. .....
'08.8.19 12:10 PM (116.123.xxx.35)나라만 바뀌어서 기사가 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6. 우리여쓰면
'08.8.19 12:20 PM (211.236.xxx.26)부럽다~`
7. phua
'08.8.19 2:58 PM (218.52.xxx.102)저두요~~ 나라만 바뀌어서 이런 기사가 빨리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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