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8.15 승리의함성] 제 아버님은 개신교 목사십니다.읽어주시길.. ..펌>>

홍이 조회수 : 624
작성일 : 2008-08-15 10:45:10
쓰잘데기 없는 개인적인 내용입니다만

논쟁중에 걸린 담배 이야기 끌어 내리는데 사용해주시길..



찬/반 공평히 쾅쾅 부탁드리며 댓글도 한줄 남겨주세요.



======================================================





내 아버님은 개신교 목사십니다.

정확히는 은퇴한 목사십니다.

목회자로서 보다는 교수로서 더 오랜 세월을 보내셨음에도

교수라는 호칭보다는 목사로 불리길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70년대 박통시절 두번의 남산 신세를 지신 속칭 "빨갱이 목사" 십니다.

수구꼴통의 본고장 대구가 고향이시고 더 나가서 당시 수구 꼴통중의

꼴통들은 다 모였었다는 경북고등학교 출신이시기도 합니다.



제가 대학시절 모종의 사건에 연루되어 도바리중이 었을때

제 대신 제 친구들의 재판 방청을 하러 가셨다가 그 신성한(?) 법정에서

검사의 논고가 맘에 안드신다고 신고 계셨던 구두를 벗어 검사석을 향해

날리시는 만행(?)을 저지르시고 10일간 감치명령을 받아 감치를 살고 나오시며

"내 아들들은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징역 4년씩을 구형해놓고 검사에게

신발을 던진 나는 왜 3일 구류만 살리느냐"며 안나가시겠다고 버티시다가

교도관의 옷을 찢는 2차 만행(?)을 감행 강제로 구치소 밖으로 내던져시진 분이십니다.



구속된 아들의 접견을 오셔서 남들처럼 안부를 나누고 먹거리를 영치해주고

그 안에서 쓸 용돈을 넣어주시는것 같은 아들의 간절한 바램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입회 교도관의 눈치를 살피시지도 않고 "타는 목마름으로" 란

곡을 목청껏 부르시곤 유유히 접견실 문을 열고 나가시던 분이십니다.

언젠가 그 연유를 여쭌적이 있었습니다.

"언제 어느곳에 있던지 믿어주는 동지가 있다는건 큰 힘이자 축복이다"

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십니다.



촛불 집회가 시작된후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당신 혼자서

집회엘 다녀오시는 눈치셨습니다.

일 때문에 집중일만 참석하는 제가 새벽녁에 귀가를 하면 마누라는 자고 있어도

당신은 늘 거실에 앉아 책을 보고 계시다가 제가 들어 오는것을 본후에야

방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그 아버님이 편찮으십니다.

많이 편찮으십니다.

오후에 아버님을 모시고 병원엘 다녀 오다가 시청 광장쪽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말 없이 차창밖으로 말도 안되는 건국절 기념 식장을 꾸미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시다가 한마디 하시더군요.



" 걱정마라. 내 아직 촛불 들 힘은 남아있다"






오늘 아버님과 함께 나갈 예정입니다.

지난 주말처럼 깃발을 따라 힘차게 뛰진 못하겠지만


아버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서라도 이 어둠의 사슬을 끊으러 갈 겁니다.



이젠 고인이 되신 문익환 목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나는 출애굽기를 공동번역하면서 진정한 회개를 하였다.

어리석은 지도자는 민중을 고난으로 인도하지만

그 어리석은 지도자를 깨우쳐 주는건 민중의 함성이다"





모두들 어리석은 지도자를 깨우치러 나오시리라 믿습니다.



80년대 진보적 기도교인들 사이에서 불려지던 기독교권 민중가요중 한곡입니다.

지금 시대에 보면 사회의 애물단지로 전락된 기독교보다는

예전 80년대 민중들과 고난을 함께 했던 진정한 기독교인들이 그리워집니다.

김의철님의 "군중의 함성" 이란 곡입니다.

1절보다 2절에 유념해서 들어주시길....



1. 오랜 시련에 헐벗은 저 높은 산위로
   오르려 애쓰는 군중들의 함성이
   하늘을 우러러보다 그만 지쳐버렸네
   산을 에워싼 강물은 유유히 흐르는데

후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당신의 뜻이라면 하늘끝까지 따르리라

2. 저 높은 산에 언덕너머 나는 갈래요
   저 용솟음치는 함성을 쫓아 갈래요
   하늘만 바라보다 시들어진 젊음에
   한없는 지혜와 용기를 지내게 하옵소서







IP : 219.255.xxx.5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구름
    '08.8.15 10:51 AM (147.47.xxx.131)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군요.
    바르게 사는 길을 아시는 진정 목자와 그의 아들이십니다.

  • 2. 너죽고 나살자
    '08.8.15 10:53 AM (218.54.xxx.254)

    눈물나네요...멋진 분이셔요

  • 3. 예수님말씀
    '08.8.15 10:58 AM (121.161.xxx.175)

    진정한 목사님이시죠. 구약과 신약은 떨어질 수 없는 겁니다. 구약의 정신이 필요한 때 입니다.
    문익환 목사님의 회개가 가슴 깊이 이해가 됩니다. 우리시대에 필요한 정신입니다.

    곧고 바른 정신의 소유자는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지금 조금 편찮으시더라도 너무 걱정마세요.
    건강이 회복되시리라 생각합니다.

    목사님의 건강을 위해 이 시간 기도합니다.

  • 4. ...
    '08.8.15 11:03 AM (116.37.xxx.9)

    목사님 빨리나으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 5. 둥이맘
    '08.8.15 11:03 AM (117.20.xxx.60)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이유...
    바로 이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겠죠...
    광복절날 이런 글을 읽게 되어 더 좋네요. ^^

  • 6. 초영
    '08.8.15 11:53 AM (116.37.xxx.99)

    너무 감동적인 글이네요. 퍼갑니다..

  • 7. 눈물 핑
    '08.8.15 12:11 PM (12.21.xxx.34)

    좋은 시절에 대학 들어가 맨날 술 퍼마시고 놀았더랬죠. 월드컵 때 대학생이어서 공부 걱정, 직장 걱정 안하고 미친 듯 놀았구요. 민주화의 최혜 수혜자는 저 같은 90년대 말 학번인것 같아요.
    사회에 빚을 지고 있는 저로서는, 외국에 살고 있어 2008년 한국에서도 비껴 있는 저는 매일매일이 죄스럽습니다. ㅜㅜ

  • 8. 혀니랑
    '08.8.15 2:44 PM (211.206.xxx.41)

    존경스럽습니다. 빨리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 9. 저도
    '08.8.15 5:58 PM (24.82.xxx.184)

    이런 시국에 외국에 있다보니 정말 바늘방석이 따로 없습니다.
    눈물 핑 님처럼 저도 90년대 말 학번이고, 좋은 시절이어서 민주화투쟁 같은 일은 겪어보지도 못했죠.
    물론 IMF때 과외하던 학생들 집이 줄줄이 망해 그 이후로 살기가 조금 팍팍하긴 했지만
    이것도 선배님들에 비하면 배부른 소리고..
    지난 봄부터 인터넷 방송과 뉴스로만 보던 집회를 아무래도 제가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불행하게도 시국은 변하지 않고, 집회도 계속되어
    9월에 한국을 잠시 방문할 예정인데, 그 사이에 집회에 참석하려고요.
    농담처럼..'이러다 나 한국가서 집회 가는 거 아니야?'라고 남편에게 얘기했는데
    농담이 현실이 되겠네요.
    목사님,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10. 82요리조아
    '08.8.16 1:39 AM (121.187.xxx.72)

    아버님과 같이 정의와 평등, 사랑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잊지않고 이어 가겠습니다.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 * ∞

  • 11. 목사님이신
    '08.8.17 4:40 PM (121.88.xxx.149)

    아버님 참으로 훌륭하신 분이네요.
    존경하옵건대 쾌차하시길 빕니다.

  • 12. 하바나
    '08.8.27 11:31 AM (116.42.xxx.253)

    교수 이기 이전에 목사 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진정한 아버지 이며 전정한 사회를 위해
    등불이 되어주시는 "어르신" 입니다

    휴~~ 어르신는 꿈도 꾸지 않습니다
    다만 나의 아이에 대해 진정한 아버지라도 될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4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5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4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4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