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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엄마일까.. 어제 있었던 일

어떤 엄마일까 조회수 : 1,401
작성일 : 2008-08-14 09:53:19


저는 두돌이 막 지난 딸을 키우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직장에서 돌아오면 딸과 꼭 붙어있고

잘때도 아침에 일어나서도 딸은 엄마만 찾죠..

애교가 많은 딸은 제게 애정 표현도 정말 많이 합니다..

아빠는, 딸과 정말 잘 놀아주고

양치질 같이 아이가 싫어하는건 아빠가 잘 시킵니다.

왜냐하면.. 아빠가 무섭게 얘기하면 아이가 말을 잘 듣거든요.

가끔, 정말 잘못했을때

아빠가 "손들어!" 하면

아이는 울먹거리며 손을 들고 잘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남편이 회식으로 늦게 들어왔어요.

저는 여느때처럼 밖에 데리고 나가서 놀고,

한참 안고 노래부르고,

딸은 엄마 등 긁어주고 뽀뽀하고.. 그렇게 재밌게 지냈습니다.

잘때가 되어서 제가 양치질을 시키려는데

역시나 이녀석은 도망을 다닙니다.

하도 말을 안들어서

제가 엄하게, 이리 와서 손들어! 하고 혼을 냈죠.

전에도 몇번 그런적은 있는데

그때는 울먹거리며 손을 들곤 했거든요.

그런데 왠걸.. 이번에는

"엄마? 엄마?" 이러면서 뾰로퉁한 표정을 짓는겁니다..

말을 아직 잘 못하는데, 표정은 딱! "엄마 갑자기 왜그래?" 하고 말하고 있었어요.

정말 당황했죠..

한마디로, 반항을 하는건데..

그러면서 계속, 말대답 하듯이 "응! 어! 엄마아?" 하는겁니다.

한참 그렇게 대치(?)하고 있다가

제가 "엄마 말 안들으면 엄마도 **랑 말 안할거야!" 하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딸아이는 칫솔을 들고 쫓아와서

엄마아~~ 하고 애교를 부리며

부비부비 합니다.

이제껏 이렇게 하면 제가 다 풀렸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좀 충격을 받았나봐요..

아빠에 비해 엄한데가 없는 엄마,

말하면 다 들어주는 엄마가

아이에게는 무시당하는 건가, 너무 만만한건가..



아이의 표정을 보니까 전혀 반성하는 빛이 아니고

여느때처럼 그냥 풀어보겠다..는 것 같아서

제가 다시, 엄마말대로 똑바로 서서 손들지 않으면 엄마는 말 안해! 했죠..

역시나

빙글빙글~ 딸아이는 장난처럼 반응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재워야겠기에

옷을 갈아입히니,

그때서야 엄마가 무서운지

와락.. 울음을 터뜨리는겁니다.

그리고 잘못했다고 하고..


아.. 잘 모르겠어요.

아이 외할머니 말씀은, 너무 그러면 기죽는다..시고

저희 남편은, 아이가 엄마를 만만히 보고 엄마 말을 안듣는 경향이 있으니 좀 그래야한다..하고

어느말이 맞는건지.

어제, 제말을 안듣고 대드는 것 같은 그 상황은

제게 좀 충격이었거든요.

이건 제 생각이, 이제 24개월인 아이에게 너무 많은걸 바라는건지..

하지만, 아이들이 다 그렇듯

저희 딸도 눈치가 빠르고, 생각보다 많은걸 아는.. 그런 아이거든요.

제가 계속 너무 만만히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와 너무 잘지내는데 이런 일로 엄마에 대해

어떤 다른 감정이 생길까.. 걱정도 되고..


어느것이 좋은지,

82쿡의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어제 제가 한 일이 지나친 것이었는지

그런 일이 또 반복되면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만만하고 무시할만한 엄마가 아니면서

지금처럼 친구같이 잘 지낼 수도 있는지...

조언 부탁드려요..

IP : 128.134.xxx.8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흠.........
    '08.8.14 10:08 AM (61.66.xxx.98)

    평소에 관계가 좋았다면 한두번 그런 경험으로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겁니다.

    평소에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관계가 좋았다면 어쩌다 체벌을 해도 부모자식간에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는것처럼요....
    (개인적으로는 때려서 가르친다는거에 반대합니다만.
    원글님 가정도 때리는게 아니라 적절한 벌을 주는거고요. )

    다만 자주 이런일이 발생한다면 득보다는 실이 많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아이가 엄마 하면서 자존심을 꺽고 (2돌 막 넘었으면 고집과 자존심이 생길때죠.)
    칫솔들고 와서 화해를 신청했는데 그것까지 거부하는 반응이라면 충격을 받았을거라 생각해요.
    아이에게 벌주는 목적이 엄마의 권위유지가 아니라 행동교정이니까,
    딱 거기서 엄마도 부드럽게 받아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위에도 썼듯이,
    평소에 딸아이와 관계가 좋고,아이도 엄마를 좋아하니까
    어쩌다 한 번 그런것은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겁니다.
    너무 걱정마시고요.

    앞으로 그런경우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게 목적이지,
    아이앞에서 엄마의 권위를 세우는게 목적은 아니다...란 기준에서 행동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두돌 넘은 지금 시기는 반항기 입니다.
    아이가 자아가 형성되가고 있구나 생각하시면서
    아이의 반항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시기 지나면 또 좋아져요.

  • 2. 음...
    '08.8.14 10:11 AM (116.36.xxx.193)

    저희는 반성의자를 사용하고 있어요
    첨엔 이게 효과가 있나 의구심도 들었는데
    의외로 효과가 있으면서 나름대로 평화적인 방법 같습니다
    잘못한 경우에 일단 잘못된것이라는걸 알려주고 이후에 반복되면 3회까지 경고를 주죠
    그래도 실실 웃으면서 장난이나 하려고 들면
    반성의자에 앉으라고 해요
    첨엔 장난하는줄알고 웃으면서 앉아있더니
    다른곳에 갈수없고 잘못한거 엄마가 왜 화내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계속 앉아있으라 하니 애가 울더라구요
    그 이후에 가서 뭘 잘못했는지, 왜 엄마가 화내는건지 다시한번 눈을똑바로 쳐다보고 알려주고요
    다신 안그러겠다는 확답을 받고서야 안아줍니다
    그리고 "엄마는 우리 xx이가 잘할수 있다고 믿어" 라고 눈을 보고 명확하고 따뜻하게 말해주면
    아이도 고개 끄덕이면서 잘 알아듣는거 같아요

  • 3. 님이,,
    '08.8.14 10:20 AM (119.201.xxx.6)

    딸아이랑,,살갑게굴었으면,,딸래미가 그럴수도있다고 생각해요,,
    그건은 쉽게 본다기 보다,,,나를 무조건적으로,,사랑해주던 사람이,,갑자기 엄하게 하니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수도 있구요,,
    근데,,,저는,,기본적으로 신뢰를 주면서,,님두,,강하게 하실땐 강하게 하셔야한다고 봐요,,
    아직 두돌이니까 앞으로도,,, 크면,,이런저런,,,가르칠것이 많을거라보고요,,
    암튼 현명한 판단하세여,,

  • 4.
    '08.8.14 10:32 AM (118.8.xxx.33)

    사랑해주고 예뻐해줄 때 맘껏 힘껏 예뻐해주면 잘못한 거에 대해 엄마가 혼낸다고 아이가 혼란스러워하지 않습니다.
    엄마 **이랑 말 안할꺼야 이런 거 보단 경고에 이은 반성의자(나 매트)를 써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어떨 땐 봐주고 어떨 땐 혼내고 이건 정말 나쁘구요, 아이가 혼란스러워하지 않게 일관된 모습 보여주세요.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감싸안기만 하면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사람으로 자라겠죠. 지금 잘하시고 계시니 엄마가 주관을 갖으시길 바래요.

  • 5. 원글님
    '08.8.14 11:06 AM (211.192.xxx.23)

    가정은 어떤지 모르지만 대개의 가정이 아빠는 애들과 접할 시간이 없어서 엄마가 엄한게 낫다고 하더군요,,
    요즘 육아의 추세가 엄모자부라고 ㅎㅎㅎ
    그리고 엄마는 아무래도 애들과 접할 시간이 많아서 혼내고 체벌을 해도 풀릴 여지가 많은 반면 아빠는 점점 애들과 마주할 시간이 없어져요..
    너무 괴로워하지 마시고 엄하게 대할땐 엄하게 가르치세요,,애 기죽는거요??
    요즘 길에 나가보면 애들이 기가 펄펄 살아서 문제인데 그넘의 기란것도 진짜 살아야할땐 죽고
    죽어야할땐 팔팔 살아나는게 문제더라구요..

  • 6. 댓글이..댓글이..
    '08.8.14 12:06 PM (221.141.xxx.119)

    다 좋네요
    첫번째 흠.....님 댓글부터 와이.. 일목요연하다 하면서 보는데, 뒤에도 구구절절 와닿아요
    그리고 지금 잘 하시는거 같아요
    권위가 아니라 필요한 경우엔 엄마도 엄해진다는 것 받아들이기 시작하도록 하면 될테구요
    제 아이가 그만할 때 그렇게 해줬으면 참 좋았겠다 생각합니다

  • 7. 원글
    '08.8.14 12:06 PM (128.134.xxx.85)

    댓글들 감사합니다..!
    좋으신 말씀들 정말 감사해요.
    반성의자 말씀들도 하셨는데
    어제같은 경우는, 반성의자가 있다 하더라도
    거길 안앉고 도망다닐 상황이었거든요..
    그렇다고 힘으로 앉힐수도 없고...
    그래서 정말 난감했어요.
    그래도 이번 기회에 반성의자를 한번 마련해봐야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8. ..
    '08.8.14 1:18 PM (58.226.xxx.214)

    아직 두돌이잖아요... 반성의자 너무 빨라요.. 전 네살때 반성의자 한번 사용했어요.. 날잡고요..
    저희집은 엄마가 엄하고 아빠는 무조건 좋은역할해요..
    그러다 아빠가 혼내면 충격받고 며칠간 아빠 안따라요..
    두돌이면 절대해서 안되는일 몇가지 말고는 이뻐만 해주셔도 좋을거 같아요..
    엄마가 혼내시는건 아주 가끔만요..

  • 9. 떨렁이
    '08.8.14 7:30 PM (221.140.xxx.229)

    ebs 60분 부모를 함보세요...들어가서 회원가입하고
    유료보기하시면 궁금한 것들 많이 볼수 있고 도움이 많이되더라고요~~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합니다...
    넘 권위로만 밀어부치지마시고 공부하시면서 훈육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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