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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죽은 사회

영국신사 조회수 : 298
작성일 : 2008-08-11 21:35:25
잘 했다. 권력의 개들인 한국방송공사 이사들이 8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모여 정연주 사장의 목을 댕강 짤랐다. 이유인즉 방만한 경영으로 엄청난 적자를 초래했고, 정실인사를 했고...뭐 하여튼 못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이란다. 뭐, 듣고 보니 그 정도면 목이 잘릴 만도 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동네 구멍가게까지 다 뒤졌지만 정 사장의 개인비리는 못 찾았단다.




요사이 자고나면 터지는 것이 한나라당과 청와대 관련 부패 뉴스인데 참 곤혹스러웠겠다. 정 사장의 개인비리가 ‘뻥’하고 터져야 쾌재를 부를 텐데 그걸 못 찾아냈으니 말이다. 정 사장의 얼굴에 똥칠을 팍팍해서 쫒아내야 명분도 확실히 서고 기분도 만땅일 텐데 원. 감사원도 참 무능하긴 무능하다. 이 나라의 금과옥조가 뭔가? ‘털어 먼지 안 나는 놈 없다!’ 아닌가? 아마 KBS를 감사한 그 감사원도 감사하면 더러 먼지가 날 것이다. 그런데 그 먼지 하나 못 찾아내다니 쯧쯧. 그러고도 감사원인가?




KBS 이사들이 권력이 짜준 각본대로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나니 청와대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KBS가 심기일전해 방만한 경영 상태를 해소하고 공영성을 회복,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라고 우악스러운 말씀을 하셨다. ‘공영성 회복’이라니, ‘국민의 방송’이라니, 국민으로선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그러면서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대통령 이하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제 인터넷만 잡으면 세상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것이다. 별것도 아닌 국민들이 지금까지 언론 자유니 뭐니 하면 떠든 것이 가소로울 뿐이다.




저들은 아마 지금쯤 권력에 취해 단꿈을 꾸고 축제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KBS를 장악하기 위해 벌인 저 무수한 불법과 탈법은 이 나라가 지난 수십 년간 무수한 피와 땀을 흘리며 투쟁하여 쌓아온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만행이다. 저들은 국민의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되고 집권당이 되었지만 지금 법을 내팽개치고 권력을 사유화했다. 그리고는 국민의 정당한 항의와 시위마저 몽둥이와 군홧발로 짓밟는 만행을 서슴치 않고 있다. 저들에겐 권력이 바로 법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의 조윤선 대변인이라는 사람은 “상식적으로 임명할 수 있는 사람은 (임명된) 그 사람이 책임질 일이 있을 때 해임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명백한 것”이라는 말을 했다. 법은 상식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상식이 법은 아니다. 그런 ‘상식’으로 말한다면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으므로 국민은 대통령을 내쫒을 권한을 상식적으로 갖고 있다. 그런데 헌법에는 국민이 대통령을 뽑을 권리는 명시되어 있지만 직접 내쫒을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무수한 촛불시위를 벌이고 80퍼센트 이상의 국민이 불신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건재하다. 한 마디로 정부가 아무리 강변하더라도 해임권이 법에 명시되지 않으면 해임은 불법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야당일 때와 여당이 되었을 때 너무나 표리부동하다. 일례로 저들은 노무현 정권 때 김효숙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때 기껏 절차상의 하자를 트집잡아 끝내 무산시켰다. 그러면서 저들은 이번 사태에서 온갖 불법과 탈법을 옹호하고 있다. 심지어 억울하면 소송을 제기하란다. 저것이 소위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한나라당의 법의식이며 수준이다. 저들에겐 법이란 사치이다. 저들에겐 법이란 강자의 무기이며 자신들의 권력을 옹호해줄 시녀에 불과하다. 그런 저들이 상식을 운운한다. 웃기지 않나?




이 나라는 불과 6개월 만에 파시즘의 사회로 바뀌고 있다. 국가가 법질서를 무시하거나 파괴하고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때 그것은 다름 아닌 파시즘이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는 20%에도 미달하는 국민의 지지율에 신경질적인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저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언론을 장악하고 경찰을 사유화하고 검찰을 주구로 만들면 권력이 반석 위에 올라설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어떤 권력도 그렇게 유지된 적이 없다. 그런 권력을 기다리는 것은 국민의 고통과 권력의 비참한 종말이다.




지금으로 보아선 저 권력이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길어야 4년 6개월 남았다. 저들이 지난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저지른, 그리고 앞으로 4년 6개월 동안 저지를 불법과 탈법은 머지않아 저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때 가서 저들은 또 뭐라고 강변할까? 저들의 뻔뻔한 궤변이 벌써 기대된다. 그러나 저들이 저질러 놓은 온갖 불법과 탈법은 오랫동안 이 나라에 생채기로 남을 것이며, 이 사회가 다시 정상적인 사회로 돌아가는데 많은 고통과 갈등을 유발할 것이다. 그것이 한나라당을 선택한 이 나라가 져야 할 무거운 짐이다.

  퍼옴 한겨레신문 (8. 11일)


IP : 59.187.xxx.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광팔아
    '08.8.11 9:48 PM (123.99.xxx.25)

    꺼꾸로오 꺼꾸로오...꺼꾸로오 꺼꾸로오...

  • 2. 별님이
    '08.8.11 9:53 PM (222.112.xxx.99)

    털어도 먼지안나는분: 정연주.....
    물속에서 털어도 먼지 나는넘들 :딴나라당 .뉴라이트 .조 중 동= 이명박의 대오....

  • 3. 땅순이
    '08.8.11 10:28 PM (218.145.xxx.37)

    국방부 로비의혹 수사중인 유씨가 정권을 잡았으니 뭐든 할 수 있다네요. 이명박과 아류들 뭐든 해 보세요.

  • 4. 일단
    '08.8.12 8:24 PM (89.224.xxx.17)

    매일 조선을 쭉~구독해 주고
    숙제도 꾸준히 하는 것이 할 일인듯 싶습니다.
    그냥 한탄만 하면 뭐합니까, 숙제 합시다!!

  • 5. 매일
    '08.8.13 1:07 AM (125.178.xxx.15)

    조선을 쭉 구독 해주라뇨?
    무슨 뜻인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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