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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과 중국의 의도

한상분님 글 퍼옴 조회수 : 763
작성일 : 2008-08-09 21:12:09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됐다.

이 곳 캐나다 시각으로 금요일 오전 4시30분부터 실황중계가 시작됐다.

요즘 새벽에 잠을 자주 깨는 나로서는 잠을 이루기 위해 설치기 보다는 이웃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 시청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내가 본 역대 개막식중 가장 화려하고 첨단 기술이 많이 접목된 개막식이라는 결론이었다.

중국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빨강 노랑 뿐 아니라 서양인도 좋아할 수 있도록 라이트 블루,베이지,라이트 퍼플 등 다양한 색을 배합

한 게 한눈에 들어왔다.그리고 다양한 조명기법도 이채로웠다.

아마 장예모라는 중국 영화의 거장을 연출 총감독으로 앉힌 것은 그가 중국의 전통을 적절히 각색해 영화를 통해 세계인의 눈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의 의도와 예상은 보기 좋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웃 중국에서 멋지게 올림픽을 치르는 데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이번 개막식에서 한국인으로서 나는 몇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었다.

식전 공개행사가 끝나고 선수단 입장에서 중국 관중은 대체로 대국에게 후하게 환호와 함성을 보내 주었다.

맨처음 환대를 받은 나라가 캐나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곳 캐나다 방송(CBC)에서는 중국 관중의 환호가 유달리 커지자 매우 고무된 목소리로 중계했다.

캐나다 방송에서는 자국 선수가 지나간 뒤에도 그라운드로 자리 잡을 때까지 다른 나라 선수단 입장 소개와 함께 이중화면으로

계속 보내 주었다.

이어진 선수입장에서 러시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이 큰 박수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른바 대국들이다.

중국정부나 관중들은 이번 올림픽을 치르면서 자신들이 이들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으로 간주하는 것 같았다.

일종의 동류의식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환호와 호응을 받은 나라는 쿠바 파키스탄 등과 아프리카의 한 나라로 기억된다.

쿠바는 사회주의의 동료국가이자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맞서는 유일한 소국이라는 이유로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파키스탄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반세기도 채 안되는 시절 국경전쟁을 벌인 인도와 대척점에 섰다는 이유로 환호를 받은 게 아닐까 싶다.

파키스탄이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위치에 자리 잡아 중국에 이슬람을 전파하는 위협국가가 됐다면 과연 환호를 보냈을 지 궁금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한 국가는 몇 해전 중국이 벌인 아프리카 자원외교에서 아프리카를 대표해 주도적으로 친중국 노선에 섰던 국가로 기억한다.

이웃한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도 많은 환호를 보냈다.

캐나다 방송 아나운서가 북한이 입장하자 "함성(roar)이 들립니다"라고 한 데서 알 수있듯 따뜻하고 관대했다.

우리가 치른 지난 서울올림픽에서 알 수있듯 정부 주도의 통제가 가능한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관중 상당수가 정부 고위직이거나 여론 주도의 상류층이다.

중국은 이처럼 선수단 입장에서 피아를 확실히 구분했다.

자신을 둘러싼 이웃국가중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대항하거나 자국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아주는 나라에는 매우 관대했다.

그리고 스스로 선진 대국이라고 공표한 셈이다.

식전 공연에서는 그들은 전세계인을 상대로 중국이 세계 문명에 끼친 공헌을 기억케 하고 앞으로 어떤 위치를 점할 것인지 보여주

겠다는 속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식전 행사 마지막 부분에서 중국은 중화를 표방하는 나라라는 의미로 변방에 자리잡은 소수민족을 등장시켰다.

중국에는 크고 작은 60여 소수민족이 2억 이상의 인구를 차지한다.

이들 소수민족은 그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무용을 선보였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한국 저고리를 입은 소수민족을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클로즈업하며 보여주었다.

소수민족이 등장하는 1분여의 짧은 공연에 왜 저고리 차림을 두 번이나 보여주었을까.

그들은 조선족을 이미 소수민족의 하나로 이미 치부하고 있고 한국도 그런 의미에서 굴종시킬 나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장면을 본 한국 정부 관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만약 일본이 대만을 점유하고 있는 데 중국이 대만을 자신의 영토라고 하면서 일본 기모노를 소수민족 공연차례에 등장시켜 전 세

계에 알렸을까.

CBC에 중계되는 방송이 아마 중국 올림픽 위원회 주관으로 중국공영방송이 송출하는 형식이었을 것으로 유추해 보면 중국 정부

의 의도가 다분히 개입돼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이 곳에 사는 중국인에게 만주라고 물어보면 거의 모른다고 대답한다.

40대 이하의 젊은 층은 백이면 백 모른다고 한다.만주라고 하면 싫어한다.그들은 만주를 동베이(동북)이라고 칭한다.

여기 중국인의 대다수가 남과 북이 왜 분단됐는지 거의 모르고 있으며, 원래 남과 북이 민족만 같을 뿐 다른 나라로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서운했던 것은 남북한 동시입장의 포기였다.

앞으로 잠재적 적국내지 위협국 1순위가 될 중국의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남과 북이 따로 입장하는 모습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큰 손실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서울올림픽이 그랬듯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앞으로 수십번 수백번 틀며 국민 계도용,후손 교육용으로 선전도구화

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있다.

그 때마다 남과 북이 갈려 따로 입장하는 모습을 중국인들은 볼 것이다.

앞으로 남북한 공존체제의 확립을 위해서는 적지않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국의 딴지도 참으로 많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분열의 모습을 보인 것은 남이든 북이든 후손에게 참으로 잘 못한 것이다.

때로는 이런 가벼운 실수가 역사에서 씼을 수없는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뒤에 앉은 이명박 대통령 내외분이 이번 개막식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근 언론에 불거진 중국의 이어도 자국 영토주장과 일본의 독도 자국영토 주장이 단순히 오비이락인지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

일본이 독도에 대해 교과서에서 자국령이라고 교육을 시키겠다고 하자 "가만히 안 두겠다"고 한 것이나,이어도에 해상관측물을 설

치하는 것을 중지해달라고 요구한 중국의 주장에 대해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이나 해결하라"고 적당히 눙친 이전 정부의 대응

을 한번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무리 친미를 표방한다 해도 외교는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IP : 123.98.xxx.19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8.9 9:59 PM (121.131.xxx.43)

    또 한숨 쉬고 갑니다.................................

  • 2. 저도
    '08.8.9 11:55 PM (211.197.xxx.123)

    조선족 복장의 여인들을 자꾸 보여주는 것이 의심스러웠어요.

    속으로 "간도땅 돌려주기 되게 싫은가보네? 아님 아직도 한국을 속국이라고 생각하나?" 했는데...그렇게 느낀 분들 계시군요.

    고구려가 베이징을 한 번 먹었어야 하는건데.......

    벌써 수십년 전에 우리 역사샘이 그러셨죠.
    "중국의 주변국 중에서 중국을 먹을 의도로 공격하지 않은 것은 우리 뿐"이라고.....

    지켜보렵니다.
    머리가 여럿 달리고 다리가 수십개인 늙은사자가 어디까지 뛰어오르는지...........

  • 3. 차렷!
    '08.8.10 12:36 AM (221.163.xxx.17)

    정신차리자!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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