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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부동산 사장님 앞에서 흥분하다보니 ...펌>>

홍이 조회수 : 447
작성일 : 2008-08-07 09:16:52
저의 3.1운동을 부정적으로 비아냥대던 부동산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8월5일 부동산 가게 앞에서서 페이퍼를 드렸습니다.
이번엔 또 뭐냐고 꼬투리를 잡으려는 표정이 역력하더군요.
페이퍼에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려니 대뜸,



"건국절이든 광복절이든 뭔상관야?"



라는 군요.
그래서 8월 15일 건국절로 바뀌는 의미와 더불어, 뉴라이트의 교과서 논지,
딴나라당이 친일청산법 극렬히 반대했던 이야기, 그들과 뉴라이트의관계,
독도교과서표기에 대한 요미우리의 기사등을 더불어 설명을 하느라 점심도
걸렀습니다.

그전 과는 달리 반박을 하지 않고 심각하게 듣고만 계시더군요.
건국절이야기 이전에 이명박외교 중, 요미우리의 독도이야기를 했던지라 맥을
있는 오늘의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기전에,
레테(제가 자주갑니다)82쿡, 소울드레서 등.
페이퍼 뒤에 주소(이름-검색하면 나온다고하고)를 적어주고 왜 평범한 주부들이
나서는지 한번 더 강조를 하고, 친일세력 이외에 지금 당장 귀중한 지킴이를 자
청하는 주부들의 목소리도 들어보라고 했죠.

그리고 오후늦게 종로로 갔다가 청계천으로 갔다가 산발적으로 하는 시위대에
정신을 못차리겠더군요. 누군가 연행중 다쳤는지 막 울고계신분도 계셨고, 100여명정도
가 폭력경찰 물러가라 외치다보니 분노보단 눈물이 핑돌더군요. 부시 때문에 완전 미쳐
날뛰더군요. 나중에 들어보니 체포하는데 현상금까지 걸렸었다니. 이날은 경찰이 인간사냥
꾼이었었군요.


다음날 출근 때문에 돌아오면서 요즘들어 점점 내목소리도 행동도 격해지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요즘은 조급증이 이는가 봅니다.
광고주 전화를 하다가 가끔 마음을 여는 상담원에게 여러가지로 떠보면 조중동 광고기업 칭찬이
적은 듯한 뉘앙스를 느끼곤 합니다. 촛불의 힘이 약해지면 조중동폐간운동도 약해집니다. 그런
이유로 이 3.1운동을 하기 시작했지만, 많은 분들이 더 참여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야기가 샜습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다음날 부동산 점포에 방문했습니다.
이날은 대책위 문제로 조금 혼란이있었고 어제 집회 분위기도 마음을 가라앉게 만든지라 부동산사장님께 대뜸 술한잔 하자고 권했습니다.
의외로 사장님은 흔쾌히 받아들이시더군요.
아, 예상대로 사장님과의 이야기는 좀 잘 풀리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퇴근 후 술잔을 나누면서 착각했다는 것을 절절히 느껴버리고 말았죠.
그 분도 처음으로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그동안에 내가 드렸던 페이퍼와 어제 말씀 드렸던 이야기에 대해 마구 반박을 하시더군요. 근데 그 반박이라는 것이 근거가 없으니 답답하기가  이를데가 없었습니다. 보통 이럴때에는 상대방의 말을 그저 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아는 저였지만 오늘은 마음이 그렇치못해 저도 함께 쏟아붓기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거긴 조그만 횟집이었는데, 사장님의 언성이 높아지고 나도 또한 점점달아올라 마치 싸우는 듯한 모습이되어버렸죠.
옆 테이블에 앉은 일행들이 저를 힐끔힐끔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흥분한 전 아랑곳하지 않고 쉴세없이 쏟아부었습니다. 속으론 아,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말입니다.
결국은




"이쉐끼, 좌파 빨갱이 새끼네!"




욕설과 함께 빨갱이로 몰려버렸습니다. T.T;
부동산 사장님은 거의 내 멱살을 잡고 옆에있는 병이라도 잡아 후려칠 표정으로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친일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쇠고기 재협상 해야한다는 주장이, 각종 민영화 반대한다는 주장이 좌파와 빨갱이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저도 질새라 흥분했습니다.
아,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나는 어느새 그 사장님 만큼이나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 서로 아주짧은 순간 침묵이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중년남자분께서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큰 소리로 사장님, 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목소리가 너무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있음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옆테이블 남자분께선 안주를 시켜 우리쪽 테이블로 가져다 달라고 시키더군요.
그리곤 저에게 엄지손가락을 쭉 펴보입니다. 옆에 있는 아가씨도 생글생글 웃더군요.



"전, 빨갱이 아저씨 편입니다. 아까부터 쭉 들었는데 세상을 해석하는 논리가 멋있습니다."



그리곤 느닷없이 의식조차도 못했던 바로 뒤 테이블에서 서너명이 박수를 쳐주더군요.
전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30대초반 되보이는 젊은 남자분이 일어서서 고개를 꾸벅하더군요.
이런 세상에....
어느새 저는 연단에 올라선 연사처럼 식당안이 다 들릴 정도로 그렇게 열변을 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연단에 서서 연설을 해본 적 단 한번도 없던 나였습니다. 이런 갑작스런 상황을당해
보기는 난생처음입니다.
저는 얼른 일어나서 시끄럽게한 점 사과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분이 미소를 한껏 지어주시더군요.



"오늘 선생때문에 참 기분 좋습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너무 보기 좋습니다. 선생의 말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말입니다."



생각해보니 틈틈히 옆 테이블 사람들이 미소를 지며 가만히 있기만 했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아, 이런... 이렇게 갑자기 화가 봄눈녹듯 녹아버렸습니다.
전 금방 새색시가 되어(T.T;) 부동산 사장님께도 살랑거리며(T.T;)사과를 했습니다.
사장님은 기분은 상당히 나빠보였지만 주변 분위기 때문에 입을 꾹 다물어버리시더군요.
그리고 전 금방 조금전과는 전혀 다른 양같은 표정으로 조곤조곤정리를 했습니다.(나한테도 이런 극단적인 이중성이T.T;)
그리곤 전화번호도 드렸습니다. 만약, 내가 말씀드린 부분에 대해 꼭 사실확인과 그 반대되는 논리를 찾으시면 새벽에라도 달려오겠다고, 그리고 오늘 흥분한 부분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집에돌아와 와이프와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했습니다.



"나, 오늘 빨갱이 됐어."



와이프의 대답이 가관이더군요.



"자기, 레드컴플랙스있어?"
"....T.T;     0.0 근데 박수받았어."
"전설의 고향 봐. 지금 해."
"....."







그리고 자기전 핸드폰에 메시지 하나 오더군요.

"빨갱인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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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4돈까밀로와뻬뽀네님의 다른글보기  
IP : 219.255.xxx.5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 이분
    '08.8.7 9:24 AM (210.97.xxx.16)

    멋지네요.

    저도 흥분하면 제 머리에 있는 지식이 홀라당 사라지고..

    백지상태에서 그놈들 나쁘잖냐~!! 로 밀고가버리거든요..(설득력 반감..ㅜ.ㅜ)

    아.. 정말 눈멀고 귀막은 인간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거에 미칠거 같은 이 마음..

    나는 보이고 느끼고 만져지는데.. 왜 그들은 못느낄까?? 같은 사람, 같은 두뇌를 가졌는데..

    왜 그리 모를까. 답답하기만 합니다.

  • 2. ㅜㅜ
    '08.8.7 9:43 AM (211.178.xxx.135)

    세상과 호흡할수 있는 열정.
    부럽습니다.
    아직 사학년도 안되었는데
    전 왜이렇게 되었을까요.
    ㅠㅠ

  • 3. 지구인
    '08.8.7 9:45 AM (220.83.xxx.179)

    와!~~~~
    멋진 글 감사합니다..^^

  • 4. ㅋㅋ
    '08.8.7 9:47 AM (211.216.xxx.143)

    그 부동산 아저씨 밑천 떨어지니 결국 빨갱이 타령으로 마무리 하셨네~~~

    요즘은 빨갱이 타령하면 왕따됩니다 ㅋㅋ 울 회사에서도 한분 계신데....찌그러져서 지내요~

  • 5. 아우
    '08.8.7 10:09 AM (59.7.xxx.101)

    난 알밥도 아닌것이
    어째 그리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흥분하게만 되는지...못났다 못났어...
    머리론 알겠는데, 말로 전달이 안되네,,, 환장하지요... 간략하게 프린트라도 해서 들고 다녀야되나..

  • 6. 극적인 반전
    '08.8.7 11:43 AM (221.141.xxx.66)

    눈물이 핑 돕니다
    어제 오랜 친구랑 통화하다가 '아무래도 촛불은 분명 배후가 있다. 최소한 그 문구들은 어디선가 만들지않느냐'는 말을 듣고 힘이 쫙 빠졌던게 떠오르네요
    그 친구를 포기해야 하나 싶다가 인터넷에서 보았던 어느 21세 여대생의 글 붙여서 메일 하나 보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모르겠으나 딱 두번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서 구지 촛불집회 가보았던 나의 느낌 조금 포함해서 너와 조금 다른 생각의 글 보는것 너도 좋아하지 않을까해서 보낸다고 하면서요
    참...............막막하던데, 저런 반전의 날이 언제쯤일까요...

  • 7. 다시올려요
    '08.8.7 12:53 PM (59.13.xxx.223)

    원글님 소중한 글 잘읽었습니다.
    그리고.....감사드립니다.
    http://cafe.daum.net/seba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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