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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두여자...

두여자 조회수 : 1,121
작성일 : 2008-08-04 20:24:32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면 두어달 동안은 멍하니 맥이 풀려있고 땅을 파고 묻혀버리고 싶은 심정이 되기에 몇달을 안가다가 휴가라고 겨우 다녀왔어요.

이번에도 불쌍한 두여자...
딸에게 중얼중얼 쏟아낼 말이 많은 친정 엄마와...
그 말 듣는게 벼락보다 무서워 실실피하거나 들을땐 똥물 맞는 심정으로 쥐죽어있는 제가 있어요.
아버지욕... 자식욕... 혼자 완벽하게 경우바른 사람이 되어 이사람은 이랬어야하고... 저사람은 저랬어야했고...기다렸다는듯히 몰아쳐서 히스테리처럼 다다다다....
분명 엄마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셨는데 분명 원인 제공은 아버지가 하시는데... 그런 완벽주의에 질려버려 어느 자식도 엄마편을 안듭니다.

속으로 골백번 외칩니다..
엄마... 제발 엄마 이야기 들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친구에게 이야기하세요...
친구가 없다면 차라리 강가에 가서 쏟아내고 오세요..
엄마한테 한바가지 듣고 나면 난 뇌가 마비된듯.... 병신이 된듯 한동안을 생활을 못해요.
내 가정도 중요한데.. 엄마는 자식들을 그리 강하게 키우지 못하셨어요.

그리고는 죄책감에 괴롭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 엄마 말을 들어드리지 못한데 대한 죄책감..

엄마..
미안해..
억울해하지마..
나도 늙으면 내딸에게 내 이야기 하지 않을께...
IP : 116.37.xxx.4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녘
    '08.8.4 9:55 PM (123.109.xxx.17)

    위로드림니다
    님의 어머님같은 독선적인 성격의 어르신들을 많이봐온 사람입니다
    옛사람들은 소통하는 범위가 좁아서인지 본인이아는게 모두 해답으로
    알고 살아온 분들이 많읍니다
    그래도 원글님은 그런 어머님의 뜻은 못받들어 가슴아파하는 효녀시네요

  • 2. gazette
    '08.8.4 9:58 PM (124.49.xxx.204)

    다 들어드리고 위로해 주고 싶지만 사람이란게 부모와 자식간에 주고받은 알 수 없는 상처들이 녹아 있는지라.. 맘 처럼 위로하거나 들어주기만하기는 어렵더군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님께도 면죄부를 주세요. 착한 딸 노릇만 해드리고 싶겠지만.. 그게 한계가 있을 겁니다. 또. 착하게 들어주기만 해서 해결 될 일도 아니고.. 님이 할 수 있는 선까지만 하세요. 좋은 엄마노릇도 하시려면 기운이 나야지요.. 넉다운되서야 생활이 되겠습니까..

  • 3. 일단은
    '08.8.4 11:45 PM (221.141.xxx.115)

    자신만 불쌍해하셔도 되요
    엄마의 삶은 엄마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렇게 살아낸 부분인거죠
    부모의 삶이 지금 나에게 그렇게 독이 된다면 그분들은 진정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시는거라고 봅니다
    불쌍한 두여자가 맞기는 하지만, 나는 사실 다른 한 여자를 챙길 수준이 안되니 나부터 불쌍해하시라구요
    내가 살만해야 그다음에 다른 사람도 돕고 어쩌고 할 수 있잖아요
    심지어 가족간에도 그리고 자식을 대할때도 어쩔수없는 진리인것같아요
    힘들죠...............끝도없는 부모의 배우자에 대한 원망 들어주기요
    이제 그만 하세요...... 토닥토닥~~

  • 4. ..........
    '08.8.5 11:22 AM (211.200.xxx.94)

    저는 친정엄마한테 아버지란 사람욕을 진탕하기 때문에 저한테 할 겨를이 없답니다...
    친정가면 지옥같은 느낌..저도 가기 싫고 한번 갔다오면 힘든 심정 저도 이해합니다...

  • 5. 불효녀
    '08.8.5 11:32 AM (211.40.xxx.42)

    전 엄마한테 그랬어요
    "이제 부터 나한테 아버지 욕 하지마
    더이상 들어줄수가 없어
    엄마가 하는 그 말을 듣고 있으면 내가 죽을것 같아'
    소리소리 지르며 울부짖는 저를 엄마는 이상하게 쳐다 봤어요.

    그 다음부터는 철저하게 아버지 욕이 나오면
    전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요.
    제가 살아야 엄마도 도와주고 제 가정도 유지되잖아요

    지금도 그래요
    보통 이삼일에 한번씩 전화하고 병원 수발 다하고
    제가 할수 있는건 다 해요.
    하지만 아버지의 욕이 나오기 시작하면
    전 자리를 비킵니다.

    제 마음이 원글님께 전달이 되었는지요
    다시 마음이 어지러워서 좀 쉬고 싶네요

  • 6. 평행선
    '08.8.5 11:49 AM (122.42.xxx.23)

    해서는 안될 말을 하는 분과
    할말을 하지 못하는 분

  • 7. 불효녀
    '08.8.5 12:39 PM (211.40.xxx.42)

    제가 감정이 격해져서 ......
    원글님 어머니께서 말씀 하시는거 듣지 마세요
    저도 알아요
    그 상황이 되면 감전이라도 된양 꼼짝 못하고 듣고 있는거요
    그리고 집에 오면 앓아눕죠.

    이제 되풀이 하지 마세요
    어머니께 원글님이 속으로 외치는걸 말로써 풀어내시고요
    그래도 어머니 어떻게 안되십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인데 병원에 모시고 가서 진단 받아보세요
    저희집은 종합건강진단할때 우울증 치료 받으시고 부터
    좀 나아 지신듯 해요.
    처음엔 엄마에게 고혈압 약과 비타민이라고 했는데
    우연히 알게 되어 지금은 알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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