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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모습

진화하는 나 조회수 : 703
작성일 : 2008-08-03 23:10:38
토요일 5시까지 근무를 하고 회사 근처 신세계 영풍문고에 들러 책을 고르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중
제 마음 속 2가지 생각에 발을 어디로 옮겨야할 지 고민하다가 청계천으로 정하고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종로3가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종각역에 내려서 청계천으로 향하다보니 이미 전경차들과 새로 창설된 기동대?모습이 제눈에 확 들어오면서 갑자기 피가 끓어오르는 뜨거움을 느꼈습니다. 그네들의 복장을 살펴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팔꿈치 보호대랑 방패랑 긴 막대기랑 정말~~~저 사람들이 시민을 보호해야할 사람들의 복장이란 말인가!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크라제버거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뿔사, 화장실이 밖에 있더군요. 그래서 간단한 식사를 주문하고 화장실로 갔더니..마침 제 복장은 촛불과 관련된 우비와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운 좋겠도? 스파게티아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어느 남자분 3mb소탐대실이란 티를 입은 아저씨는 화장실 사용을 거부당했습니다. 음....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이 잠시 스쳤습니다.

우비를 입고 어디로 방향을 틀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무리속에 있다가 깃발의 움직임을 보고 그쪽을 향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못하고 막혔습니다. 전경들이 그리고 버스가 사람 한명도 나갈 수 없게 막아놓은 덕분에 말입니다. 그래서 청계천을 이용하기로 하고 다리 밑으로 향했습니다. 계단 때문에 사고가 날까 우산을 끄라는 소리에 따라 계단을 내려 종종 걸음으로 걸어나갈때 청계천 위에 있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를 때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긴 걸음으로 빠져나와서 명동으로 향했습니다. 아마 다음번에는 청계천 다리로 막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명동을 향하여 걸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시민들에게 무서움을 주고 움츠러들게 하려는 명박이의 욕심이 결코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보았습니다. 어제의 촛불 속에도 나이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땅에 끌리는 우비를 입고 부모 손을 꼭 잡고 있는 그 아이의 손에 희망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82쿡 여러분들의 참여가 그 어린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명동역에 도착했습니다. 길을 가던 운전자 중에 경적을 울리며 소리를 질러 나무라는 분들도 계시고 그냥 말없이 그분들을 지켜보는 우리네 모습에서 촛불을 든 이들의 시민 의식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의를 일으키려하지않는 자제심 말입니다.
갑자기 웅성웅성~~~~ 기다리던 기동대가 드디어 나타난다는 소식에 여기저기서 전달 사항들이 메아리치며 들려옵니다. "기동대가 나타나서 연행하려고 하면 우비를 벗고 술집으로 들어가세요" 라고 말입니다.  
참으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무것도 들고있지않고 오직 몸만 그리고 마음만을 가지고 시위에 참여한 우리들에게 기동대는 온갖 무장을 하고 말입니다.

8월5일,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IP : 202.136.xxx.3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꼬
    '08.8.3 11:14 PM (218.237.xxx.164)

    5일과 15일엔 아이들과 함께 동참 할것을 약속합니다.

  • 2. 네...
    '08.8.3 11:29 PM (125.180.xxx.13)

    저도 5일과15일에는 동참합니다

  • 3. 우리모두
    '08.8.3 11:35 PM (121.151.xxx.149)

    네 저는 지방사람인데 5일과 15일에는 서울갈겁니다 5일에는 확정적이고 15일에는 이곳 집회일지 서울이지는 모르지만요 그래도 거리에서 만나자고요

  • 4. 첫새벽
    '08.8.3 11:39 PM (211.176.xxx.220)

    저는 5일에는 못 가요. 정말 정말 죄송한 마음이에요...
    8일 금요일까지 꼭 해야하는 일이 있어서, 이번주는 매일 날밤 새야 하네요.
    하지만, 베란다 창가에 촛불 하나 꼭 밝혀놓고 제 마음은 그 곳에 보낼께요.
    그리고, 15일에는 거리에서 16일을 맞이할 준비하고 갑니다.
    이번주 일만 잘 마무리되면 8월 한달은 내내 나갈 수 있어서 기대되요..

  • 5. 진화하는 나
    '08.8.3 11:40 PM (202.136.xxx.31)

    네...만날 수 있으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6. 분기탱천
    '08.8.3 11:50 PM (211.206.xxx.197)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자 큰형님되시는
    조지고 부시는 놈이 온다는데 어찌 환영을 하지 않을손가?
    열렬한 환영의 깃발을 높이 들자.
    나 시방 선동하는거 아닙니다.
    우리 모두 분기탱천하자고
    꼬드기는 겁니다.
    날씨가 더워도
    장대비가 쏟아진대도
    백골단이 우릴 이뻐한대두
    명바기가 파안대소한대두
    어찌 멈출손가?

  • 7. 앗!
    '08.8.4 1:41 AM (58.120.xxx.70)

    저랑 같이 움직이셨네요 ㅎㅎ 청계천 다리 밑으로 가다가 관리하시는 아저씨가 위험하다며
    위로 올라가라고 소리치시는데 이런! 비상구 계단은 다 잠가놓고 어찌 올라가라는 건지,,,
    그 아저씨가 열쇠로 열어주신다고 오셨는데 한참을 해도 안열려서 그냥 울타리 위로 넘어가는데

    에고~전 넘어가다 걸려 낑낑 대는데 어떤 아저씨가 절 번쩍! 안아 내려주시는데 순간 부끄러워
    웃음으로 모면하고 빠른 걸음으로 도망쳤어요
    근데 항상 가투 하면서 느끼는 건데 구호를 외치지 않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외치는 사람도 부끄러워 그런건지 힘없는 목소리;;;;;
    선창을 힘있게 외치는데 반응이 없으면 기운 빠지잖아요
    전 구호 약하게 외치는 곳에 일부러 붙어서 구호는 이렇게 외치는 거다라는걸 목소리로 보여줍니다

    제발 구호좀 힘있게 외칩시다 그래야 힘도나고 지치지 않아요
    5일을 위해 무리하게 하지말고 11시쯤 해산하려고 했는데 견찰분들 일찌감치 명동 고가다리
    밑으로 두군데 완벽 차단해놓고 뒤쪽에서 포위해 오더군요

    오도가도 못하고 가운데서 시민들 서있는데 30대로 보이는 견찰 한사람이 껌을 좍좍 씹어대면서
    썩소를 지으면서 우리들을 둘러 보더군요
    제가 무섭게 쏘아봤더니 저랑 눈이 딱 마주치자 뒤쪽으로 사라졌어요

    "민주시민 함께해요" 외쳐보지만 젊은이들의 반응은 냉담...
    "저 사람들 뭐야?" "몰라~ 촛불 시위대라 뭐래나~" 마치 우릴 딴세상 사람 취급하더군요
    그래도 촛불이 꺼진 줄만 알던 사람들에게 아직도 타오르고 있다는걸 확실히 보여준

    날이었기에 나름 만족하며 10시쯤 돌아왔어요
    말로는 다들 빡세게 하자면서 구호는 왜 안외치는지 이해가 안돼요
    다같이 한목소리로 목이 터져라 외치자구요

  • 8. ㅠㅠ
    '08.8.4 2:06 AM (211.178.xxx.135)

    제 작은 모습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 9. Pianiste
    '08.8.4 3:51 AM (221.151.xxx.201)

    고생많으셨어요.

    그리고, 정말 시간되시는 분들은 꼭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10. 노을빵
    '08.8.4 1:44 PM (211.236.xxx.104)

    고생하셨습니다.5일엔 정말 5백만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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