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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퇴진] MB의 몰락, 그것은 경제가 될 것이다

귀성 조회수 : 693
작성일 : 2008-08-02 01:19:55
MB의 몰락, 그것은 경제다

조석래 회장의 발언을 기사로 읽고

본 글은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분석과 발언을 신문기사로 접하고 써졌음을 먼저 공지합니다.

조석래 회장은 31일 제주도 하계포럼에서 “선진국 문턱을 넘기지 못했던 것은 노무현 정부에서 성장정책이 외면 받았기 때문”이라고 쓴 소리를 하면서, 친기업 정책으로 대변되는 MB노믹스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는 분배정책의 후유증, 규제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만수 경제팀의 경제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정도면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에 조 회장의 MB노믹스의 실패가 참여정부 탓이라는 분석과 강만수 경제팀이 내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고자 합니다. 장문이며 서둘러 두서없어졌음을 먼저 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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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子夏)가 노(魯)나라의 작은 읍 거보(莒父)의 읍재(邑宰)가 되어 어떻게 고을을 다스릴까 궁리하다가 스승인 공자에게 정책을 물으니, 다음과 같이 일러 주었다.


“정치를 할 때 속히 성과를 보려고 욕심을 내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고 탐하지 말 것이며, 속히 하려면 제대로 되지가 않고, 작은 이익을 탐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이것이 “어떤 일을 급하게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의 욕속부달(欲速不達)이다. 조용히 인내하며 성과를 기다리고, 큰 뜻을 품되 작은 이익을 탐하지 말 것 등을 경계하라며 공자는 가르치고 있다. MB가 왜 구멍 막힌 코너에 몰린 생쥐 꼴이 되었는지 유추해낼 수 있는 고사 성어이기에 인용했다.


그리고 아래에서는 MB의 몰락, 그 결정타는 경제가 될 것임을 예견하고 그 이유를 제시코자 한다. 옛말에도 “힘으로 흥한 자 힘으로 망한다.” 또는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가 있음을 그 첫째 이유로 내놓는다. MB가 경제라는 화두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속담까지 덧붙인다.


MB 몰락 원인, 욕속부달(欲速不達)을 거슬렀다


MB는 취임하자마자 한미 정상회담(頂上會談)을 서둘러 추진했다. 참여정부가 한미관계를 일방적인 의존관계에서 상호관계로 바꿔놓은 것을 한미동맹 훼손으로 오인한 것이 그 배경이었다. 한일 정상회담도 이 범주(範疇)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추진했던 이유 중에는 한미 FTA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한미 FTA가 미 의회에서 조속히 비준되어야 한다는 일념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아래에서 밝히겠지만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확신시켜줄 만반의 준비 속에는 한미 FTA체결로 얻게 되는 단기성과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MB는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것이 국익이라고 오인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매불망했던 한미 FTA는 얻지 못한 채 국민의 건강주권만 미국에 덜렁 넘겨주고만 꼴이 되었다.


이런 퍼주기 정상회담의 결과로 MB는 많은 것을 잃었다. 먼저 건강주권을 잃었고,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화합과 단결력의 구심점을 잃었고, 미국을 포함한 외국에 주권국가로서의 명예까지 잃었다.


서두른 한미정상회담과 쇠고기협상으로 입은 가장 큰 국가손실은 미국과 일본 등에 한국이 만만한 나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독도에 대해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상황으로 전개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쇠고기 수출에서 미국이 챙길 것 없는 한국을 지지할까 아니면 얻어낼 것이 남은 일본을 밀어줄까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다. (독도영유권 표기를 원상회복했지만 부시 방한 후에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미국에게 독도문제는 어떤 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되는지 뿐이다.)  


한일정상회담도 미국의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잘사는 친구와 친하면 굶지는 않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우리는 일본을 용서했다’로 나타난 것이다.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가 되면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막연히 믿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자신의 태생도 한 몫 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이 같은 MB의 전횡(專橫)은 지름길이나 뒤안길을 가지 않고 큰 길을 걷는다는 말로 정정당당히 일함을 뜻하는 행불유경(行不由徑)을 가슴에 새기지 않은 무지의 결과이다.


지름길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곤 한다


그럼 MB는 왜 이처럼 큰 길을 놓아두고 지름길을 택해 서둘렀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대통령선거에서 그는 온전한 도덕성을 갖춘 후보로 비쳐지지 않았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을 완전히 덮을 거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거리로 대중에게 먹혔던 ‘경제 살리기’ 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오랜 지인 강만수 씨가 제시해준 환상적인 청사진을 오픈해서 열매를 따먹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밀려왔다. 그렇게 되면 자신에게 가해졌던 네거티브(negative)는 일순간 포지티브(positive)로 돌변할 것이라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었다. 하루 4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증이 심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여기서 오랜 밤 MB를 불면에 시달리게 했던, 그를 흥분시켰던 경제 청사진의 실체를 들여다보자.


그전에 MB가 자신의 싱크탱크(think tank)라고 여기는 강만수 씨부터 시작하자. 그는 ‘지독한’을 붙여도 무방할 ‘환율주권론자’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환율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으로 고용은 증가하고, 일자리 창출이 이어지고 가계소득이 증가되어 내수활성화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런 그의 전력을 들여다보자.


그는 외환위기의 중대한 책임자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는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이라는 회고록에서 외환위기 책임자로 몰린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낸다. 그러나 어쩌랴. ‘푸닥거리’ 한마당에 발을 걸친 것도 다 지복인데 말이다.


그는 MB와 1981년부터 소망교회 교우였으며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MB와 인연을 맺었다. MB가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부분은 MB가 그를 쉽게 내치지 못하는 이유와 매치된다.


MB가 오매불망하는 그의 청사진을 보자. 7.4.7(연평균 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7대강국 진입)이 그의 작품임은 누구나 안다. MB는 이 대선공약 슬로건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음도 물론 안다. 그런데 어떻게 나온 수치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따져보기로 하자.


그의 경제정책 중심에는 기업이 있다. 분배와 노동은 배제되어 있다. 이것은 국민의 정부이전부터 그들이 줄곧 지켜왔던 경제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다.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이 절대적인 우군임도 새삼스럽지 않다. 그는 한국경제를 침체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기업의 투자 정체로 읽었다. 이것을 해소하려면 기업 규제 장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경쟁국보다 유리하게 개선되면 투자는 활성화될 수 있다”라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것은 법인세를 완화 내지 폐지하고, 출자총액제한제나 금융.산업.자본 분리 원칙 같은 기업규제 장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런 그에게 MB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예산권까지 쥐게 해주었다. 막강한 파워를 휘두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만큼 그에 대한 신임이 임기 초까지는 두터웠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그런 MB의 기대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고 애초부터 바닥이었던 그의 밑천이 공개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4.7이 이륙하자마자 랜딩(landing)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회항(回航)하지 않으면 경착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7.4.7은 회황? 경착륙?


이처럼 MB노믹스의 실체는 간단하다. 고환율 정책을 통한 수출증대를 꾀하고, 법인세 등의 감세정책으로 수출대기업 투자확대를 이끌어내며, 한반도 대운하 같은 토목공사로 국내 경기를 부양하는 것으로 줄여진다. 거기에 공기업 민영화로 재정 부담을 감축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7,80년대 고도 성장기를 이끌었던 정책으로 고성장을 이룬다. 이 얼마나 장밋빛 환상인가. 성장지상주의 경제정책의 폐단을 뼈저리게 학습했으면서도 다시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채 7.4.7은 이륙했고, 고환율, 고유가 상황에서 수입물가는 폭등했고,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며 국민의 실질소득감소, 공공요금 인상, 개인서비스요금 인상이 경쟁적으로 이어지며 불만이 폭증하자 회항을 긴급 타전했다. 거기에 기업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운용비가 급증하자 채산성이 악화되고 경영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기록으로 나타났다. 멀리보고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 성장을 꾀했던 참여정부 시절 평균 3.1%였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5.9%, 6.8%, 8.0%, 9.7%로 차례로 높아졌다. 또한 참여정부 때의 4.1%였던 수입 물가는 지난 4월 31.1%를 기록하며 1998년 환율이 최고 1300원 수준에 이르며 줄도산에 실업자들이 넘쳐나던 외환위기 때의 28.8%를 초과했다. 수입물가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률을 뛰어넘은 원인에 환율상승의 몫도 상당하다는 분석을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내놓았다.


참여정부는 원/달러 환율을 2002년말 1200원, 2007년말 938원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 결과 5년 동안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환율정책 기조가 임기 말 국제원유가격의 급등에도 국내 유류가격의 안정과 전반적인 물가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출증가율과 경상수지가 경시되었던 것도 아니다. 수출증가율은 5년간 평균 18%수준을 유지했고, 경상수지도 5년간 누적으로 630억불 흑자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강만수 경제팀은 환율상승을 부추기는 구두개입을 통해 940원대의 환율을 최고 1050원까지 상승시켰다. 그렇다고 수출실적이 월등히 상승되지도 못했다. 그것이 20% 내외에 그친 것에 비해 수입물가상승으로 30%를 상회하는 수입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지난해 말부터 적자를 기록해 금년 5월말 현재 누적적자가 무려 70억 달러를 넘었고, 이대로 가면 100억 달러 내외의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와 무역수지도 최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에 비해 5.9% 급등했다. 1월 3.9%, 2월 3.6%, 3월 3.9%, 4월 4.1%, 5월 4.9%, 6월 5.5%로 점차 커지던 상승률이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7월 무역수지는 1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달 보다 적자폭이 4배 가까이 커졌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무역수지 적자는 총77억95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이 금액을 1일 2시 35분 현재 실시간 환율인 1013.60원으로 환산하면 7조9천억 원이 된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8월 중에는 전기, 가스, 수도, 시내버스, 지하철 등의 모든 공공요금 인상이 터져 나올 것이다. 그 중에 전기요금은 약 13.1% 정도 인상이 예상된다. 이렇게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되면 물가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은 물론 중산층에게도 충격이 가해질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2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4.0% 증가했지만 물가상승으로 소비지출이 더 많이 늘어 흑자액은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하위1분위 계층의 적자폭은 44만원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거기에 지난 1/4분기 동안 자영업자수가 23만 명이 감소됐다. 서민층 일자리가 그만큼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가족을 피고용인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폐업충격은 배가 되는 것이다.


이런 물가상승과 서민층 일자리 감소로 인한 가계 삶의 질 악화는 하위계층에 직접 충격으로 가해져 현 정부에 대한 불만 계층으로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강만수 경제팀은 법인세, 종부세 인하 등의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험수위를 넘어서면 둑이 터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보수언론들은 ‘강남집값, 속절없는 추락’이라는 기사 등으로 정부에 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완화를 독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최초분양가의 2~3배 오른 상승분은 무시되고 0.3% 떨어진 것을 추락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버다”고 질타한다. 다른 누리꾼은 부동산거품을 거론하며 10억 짜리는 5억 정도가 되어야 적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장의 경고신호를 무시하고 정부와 강만수 경제팀이 기득권층을 위한 감세정책과 각종 경기부양책들을 추진한다면 고유가, 고원자재가, 고환율에 기름을 끼얹는 양상으로 인플레이션은 심화되고, 저성장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지금의 상황을 경제위기로 보고 ‘세제잉여금을 활용한 추가경정예산을 국가재정법의 정신에 따라 국가채무상환에 우선 활용하거나 경기부양이 목적이 아니라 인플레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빠져있는 서민에 대한 지원 사업으로 제한하라’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재단법인 광장 이슈브리핑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것 같지는 않다.


회항한 7.4.7은 공장에 처박혀 대대적인 수리에 들어갔다. 수리할 것이 하도 많아서 비행 스케줄을 잡는 것은 당분간 무리다. 아니 엔진 쪽의 중대결함 사실이 밝혀지면 고철로 폐기해야하는 최악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서두르다 방향감각을 잃은 MB노믹스, 그 패착의 결과가 대한민국을 암울하게 덮고 있다.


해결방법은 후목분장(朽木糞牆)이다


휴가가 끝나면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임금협상이 줄을 잇는다.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분에 대해 보전해달라는 요구가 노조 측의 협상안에 담길 것이고 기업체들은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노조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노사의 시각차가 크게 벌어지면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도 불안하다. 외국인의 매도는 국부유출로 이어지고 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는 문제점 때문에 시장에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지난 28일자로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차지하는 비중이 29.89%로 8년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 불안을 느낀 외국인의 가공스런 매도공세로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22조3천억 원이 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 언론들은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글로벌 경제의 불안에 따른 위험 관리 차원’이라고 진단하며 들어내지는 않지만 그 진짜 이유를 가린다고 완전히 가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의 한국증시 이탈 못지않게 보유채권 매도세도 문제가 될 것이다. 외국인의 투자원칙에는 ‘펀더멘털과 유동성’이 빠지지 않는다. 2004년 2.0조원이던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가 2007년 33.5조원으로 급증했다. 외화차입규제로 국채금리-CRS(통화스왑)금리 만큼의 재정거래 기회가 확대된 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참여정부 시절의 외환보유고와 경사수지,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매도로 돌아섰다. 왜일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갈팡질팡하는 현 정부아래에서의 원화자산의 매력도를 높게 보지 않는 것은 아닐까.


7월 16일 까지 1.8조원의 채권을 판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가 9월에 8.6조원으로 집중되어 있고, 5월부터 올 연말 까지 만기 도래금액은 14.5조원이다. 그리고 2009년엔 15.7조원, 2010년엔 8.4조원이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 채권투자자금이 재투자되지 않고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달러를 가지고 나가는 경우 국내 달러유동성이 줄어들어 원달러환율이 상승압력을 받는다. 이때 환율상승폭이 크면 시장금리도 인플레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셀 코리아와 채권매도 공세가 금융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국제유가의 흐름도 만만하지 않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100~150달러의 박스권 양상을 이어가겠지만 오는 11월 4일이 D데이인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에 큰 폭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대선전에 투기자금이 미국 증시로 빠져나가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고비를 정부가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이 위기를 적절히 대처한다면 대선 이후에는 국제유가로 인한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중동의 전쟁 위험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좌우되기 때문에 생략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끝이 아니다. 중국이 남아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중국경제의 버블붕괴를 가까스로 누르고 있지만 2010년 세계박람회(world's fair) 이전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상하이지수 4000이 무너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급감에 부실채권까지 증가하고 있다. 거기에 집값 하락에 부동산 담보대출 억제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버블붕괴로 이어진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고물가, 증시폭락, 부동산시장 냉각 등의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는 중국을 모니터링하는 TFT가 현 정부에 있을까가 의문이다. 중국이 최악의 상황을 맞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 거기에 미국의 노림수가 개입될 것이라고 생각을 넓히고는 있을까.


이럼에도 조석래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들은 MB와 그 수하들의 무능을 탓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참여정부 탓으로 돌린다. 국익(國益)보다는 사익(私益, 社益)이 우선시 되었던 과거의 전례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정부로부터 받아챙길 것이 남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의외로 생각 않는다. 그것이 서민들의 피눈물임을 알면서도 눈을 질끈 감겠다는 것이다.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그러했듯 앞으로도 그러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그것이 '국산품 애용'이 진리라며 믿고 따라줬던 순하디 순한 국민들에게 보은하는 것인지 고뇌해보길 권한다.


MB정부에게는 험난한 9월이 도사리고 있다. 그 위기를 넘겨도 시험에 들게 하는 시련은 연속해서 대기하고 있다. 망가진 7.4.7을 수리해서 띄울 자질과 여력을 MB와 그 수하들은 갖고 있지가 않다. ‘경제로 흥한 자는 경제로 망한다’라는 신조어를 술 취한 서민들의 안주거리로 만들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은 없을까.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벽은 칠할 수 없다는 말로, 지기(志氣)가 썩은 사람은 가르칠 수 없음을 뜻하는 후목분장(朽木糞牆)이라는 고사성어를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을까.

7.4.7은 이미 효력 상실한 프로파간다(propaganda)인데 말이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51494
IP : 121.162.xxx.7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주감자
    '08.8.2 1:44 AM (58.236.xxx.241)

    잘 읽었습니다..
    에공, 더 이상 망가뜨리기 전에 끌어내려야 할텐데요...

    유래없는 물가 상승10%.. 이미 내리막길을 가고 있습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도 하고, 기차는 레일 위를 달린다고도 하지요.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어느 누가 잡을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전문가들이 오랜시간 분석하고 장기 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이지요.

    즉석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뚝딱 하면 되는 일을 미쳤다고 그 고생을 하는 것 아니라고
    지나가던 똥개도 알 터인데... 생각하면 한심해서 잠도 못 이룬답니다..

    29일 한겨레에, 경제연구소장 김광수 씨 기사가 났는데요,
    그 분의 분석과 정책, 방향성 등 100% 동의합니다.
    김광수 님과 마찬가지로 보는 것 중 하나, 제가 노무현 정부 내내 열낸 것이 있는데요,
    부동산 잡으려고 하지 말고 임대 아파트를 많이 지어라..
    국가가 확보할 수 있는 땅들 모조리 소형 임대아파트를 지어서 주거의 개념을 정착시켜라 였습니다.
    자연스레 부동산 투기는 잡힐 것이며, 투기가 통하지 않는 나라의 건강성, 의식회복의 속도는 선진국으로 가느냐의 지름길이었습니다.
    공공 임대주택을 놓친 것은 최대의 노무현 실책이었죠.

    아이엠에프... 잊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집단 기억상실증에 걸린 우리들.. 제발 2008년은 잊지 않았으면 하는 어처구니없는 바램..

  • 2. 김광수
    '08.8.2 2:06 AM (124.63.xxx.79)

    씨 기사 여기 있네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01217.html

  • 3. llllllllllllllllllll
    '08.8.2 2:12 AM (211.187.xxx.197)

    딱 10년 만이군요...

  • 4. 귀성
    '08.8.2 3:30 AM (121.162.xxx.72)

    자주감자님/

    경제연구소장 김광수님 한겨레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5. 구름
    '08.8.2 8:26 AM (147.47.xxx.131)

    이번 겨울이 이정부에게는 공포의 겨울이 될 것입니다.
    이미 농민들은 비용상승과 불안한 시장으로 인해 겨울 농사를 포기하겠다 합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완전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계층말고는 무얼하고 버틸지가 깜깜합니다.
    서울시민들의 10%는 반지하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메가는 국민들과 전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위험합니다.

  • 6. 이경희
    '08.8.2 9:07 AM (58.230.xxx.49)

    저도 경제 때문에 무너진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태크플레이션(고물가, 실업률증가, 저성장)이 올것이라고 예상도 하고.
    스태그플레이션 한마디로 경제공항상태라고 보아도 됩니다..
    문제는 예전 세계대경제공항 일때는 아직 개발할 것이 남아서 실업률을 저하 시킬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일자리 창출이 더 어려운 상황이니까 상황은 더 나빠지겠죠..
    정말 이 미국소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건지?

  • 7. ..
    '08.8.2 10:19 AM (121.131.xxx.156)

    그냥..촛불 안 들고 가만히 있으면 될 것 같네요
    서민들만 불쌍해요. 아니 이젠 불쌍하지도 않아요 제밥그릇도 찾아먹지 못해서 초래한 일이니까요.

  • 8. 어째요~~
    '08.8.2 2:15 PM (220.75.xxx.212)

    기업과 강부자들이야 경제가 어려워도 자산이 좀 주는 수준으로만 감당하면 되겠지만,
    서민들은 미래를 위한 저축은 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어 지는 세상이 올까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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