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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가 돼서 엄마하고 동생하고 잡아먹을꺼야

아이둘 엄마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08-08-01 03:09:46
제가 아주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결혼전에는 절대 없던 버릇인데요,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면서 생겼어요.

자주, 화가 나면 한맺힌 사람처럼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막 집어던져요.

그게 대부분 아이들 한테 그런다는게 문제입니다.

안그래야지 하는데도 막상 화가 막 뻗쳐오르면 감정 조절이 안돼요.

저 결혼 전에는 정말 큰소리로 누구와 싸워본 적도 거의 없고 정말 얌전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생각해도 너무하다 싶을때가 많아요. 아니 매번 너무하다 싶어요. 원인은 아이들이 저지르는 사소한 실수, 새 우산을 잃어 버렸다거나 방금전에 다 치워놓았는데 거실을 완전 아수라장을 만들어 밥상도 못 필 때 등,에도 그래요.



엇그제 저희 5살 큰애가 밥먹다가 그러더군요

큰애 - "나는 악어가 될거야. 그래서 엄마하고 동생하고 잡아먹을꺼야"

나    - "왜?"

큰애 - "엄마는 막 소리지르 잖아"

나    - "아 그렇구나. 동생은 잡아먹으면 안돼지. 누나가 동생을 잘 돌봐줘야지 잡아먹으면 돼나?"

큰애 - "그럼 엄마만 잡아먹을꺼야"



평소에도 큰애가 저보고 소리 좀 지르지 말라고 자주 얘기해요. 완전 꽥꽥거리는 오리라고.



제가 이렇게 아이들한테 소리지르는 원인이 육아스트레스 때문인것 같아요.

뭐 다른 엄마들도 그런분이 많으시겠지만,

제 남편은 정말 아침에 나가서 빠르면 12시, 늦으면 새벽에 들어와요.

토요일에도 나가서 7~8시나 돼서 들어오고.

퇴근시간이 워낙 늦다보니 출근 시간은 좀 빡빡하지 않은것 같더라구요. 술먹고 온 다음 날은 뭐 점심께나 나가긴 해요.

워낙 일이 많은 직업이긴 한데, 문제는 매일 늦는게 일 때문은 아니라는 거죠.

매일 새벽에 들어오는데, 보통 20~30% 정도는 일 때문이 아니라 이사람 저사람 불러서 술 자리 하느라 늦게 와요. 이럴때는 보통 다음날 아침에 들어오죠.

몇달 전에는 한달 내내 술 마시느라 새벽이나 다음날 들어오더라구요. 물어보니 이번달에는 술을 마셔야 한다나...



올해는 그나마 제가 휴직기간 이어서 저 힘든게 좀 덜한데, 2년전에는 제가 둘째 임신하고 직장 다니면서 첫째 아이 어린이집 데리고 다니며 보랴 정말 죽을만큼 힘들었는데도 제 남편은 지금이랑 똑 같았어요.  일한다고 뻥치면서 술마시러 다닌 사람이예요.

제 행동이 너무 나쁜거 알고 아이들이 또 제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에 정말 고쳐야 하는데 마음대로 잘 안돼네요.
그렇다고 남편이 육아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할 사람은 아니예요.  아이들은 사랑은 하지만 친구들하고 술먹을 시간, 회사 사람들 하고 술먹을 시간을 쪼개서 아이들과 놀아줄 사람은 절대 아니예요.

생각 같아선 회사에 대전 같은데로 발령 신청해서 아예 남편 안보고 살 수 있는데로 가고도 싶지만, 또 큰애가 워낙 아빠를 좋아해서 그렇게 하기도 뭐하고, 또 그렇게 떨어져서 산다고 해서 내가 할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아휴~ 그냥 제가 좀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을 그냥 속상해서 적어봤습니다.
IP : 58.227.xxx.18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시켜 알바
    '08.8.1 7:09 AM (81.57.xxx.96)

    님이 힘드시니깐,,,, 그러는 건데,,,
    신랑하고 날잡아서 같이 찬찬히 예기 함하세요,,
    서로간에 뭐가 힘든지..

    아이들 한테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잖아요,, 참고살려고 하지 마시고 대화로 함 풀어보세요,, (쓰고 보니 쓰잘데 없는 교과서적인 예기네요,,지송)

  • 2. 기쁨
    '08.8.1 7:29 AM (221.141.xxx.85)

    많이 힘드시죠. 저도 개인적으로집안에 우환도 있었고 아이가 3이다보니 정말 육아 스트레스가 겹쳐지니 사소한 것에도 자꾸만 소리를 지르게 되더라구요. 사람인데요. 힘이드니까 그런것 같아요. 주변에 아이 친구들 있으면 그 엄마들이랑 같이 집집만다 돌아다니면서 수다도 떨고 아이들도 놀리면 좀 편해지실거예요. 아무도 날 안초대해 애가 3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마시고 먼저 다른 분들 초대해보시고 한번씩 다른집에도 가고 하세요. 사실 많은 엄마들이 육아스트레스에 힘들어하는데 혹시 다른 집에 가면 남들이 싫어할까 싶어서 용기를 못내는 것 같은데 놀다보면 아이들이 잘 놀고 수다떨면서 스트레스풀면 서로 좋은 거 같아요. 내가 먼저 손내밀어 보세요. 이웃들고 손내미는 이웃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이웃이 아이를 같이 키워가는 것이 스트레스 줄이는 방법이란 생각이 들어요.

  • 3. 저두
    '08.8.1 7:53 AM (218.209.xxx.158)

    그랬어요. 저두 평생 남하고 말싸움 한번 못해본 사람이었는데 결혼하고 남편이랑 부딪히고 아이들이 말 안듣고 하다보니 저도모르게 소리가 나오고 물건도 집어던지고.. 난리가 아닙니다. 근데 그게 습관인것 같아요. 첨에 일을 저지르고 났을 때는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어느 순간 화가 나면 또 반복되고 ... 한번이 어렵지 한번 하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화만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는 거예요 그러고 나면 나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한순간 내가 그럴때 우리 아이 눈을 보고 나니까 내가 뭔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내가 그런다고 뭐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내가 아이에게 상처만 줬구나 생각하고 참았습니다.
    참았다니 보다는 아예 무관심으로, 남편이 화나게 해도 그러려니 말거니, 아이가 떼를 쓰면 그냥 못본척 하고 걍 내비두니 시간 지나니까 제 스스로 말을 잘 듣대요.
    이젠 남편하고는 간혹 소리지르고 싸울 때도 있지만 아이한테는 절대 소리지르거나 때리지 않습니다. 그러고 나봐야 아이한테 미안한 생각만 들거 아예 시작을 말자.. 이렇게 생각하고 한번만 참아보세요.
    첨에 시작이 어렵듯 참다보면 달관이 되요. 그렇다고 속으로 쌓아놓으란 얘기는 아니니까 다른 방법으로 푸세요

  • 4. 힘내세요^^
    '08.8.1 9:08 AM (121.144.xxx.87)

    그대랑 손 잡고 차 한잔 놓고 얘기 나누고싶네요.
    저 터울 뚝~뚝 ..아이셋 맘입니다.
    20년넘게 ..그 넘의 육아...착한 엄마병에서 못헤어나고 오늘도 역시 아침 5시 눈 떠서 도시락싸고 방방.. 정신없는 하루를 시작하고 지금은 잠시 커피타임 ~ 컴과 휴식시간,,,

    좀있다 장보고 먹거리 준비해두고 애 하나델꼬 시내 나가야하고..
    며칠전엔 아침부터 운전 하기 시작해 종일 캠프간다는 애 텐트랑 짐 싸고 공수하고
    종일,,운전해 ,밥해,치우다,, 피곤에 찌들어 있다,,
    대충 정신 가다듬어 오밤중에 알바 마친 애 장거리 태워주고 오다,,,
    얼마나 졸리던지 허벅지,내뺨 때리다..집 다와 잠깐 차 세워 졸다가 새벽 3시귀가..^^
    남편 저 난리치고 다녀도 궁금해하지도 묻지도 않고 코,,골며 잘 잡니다.

    남편요??,, 대화 자체가 안되는 사람입니다.
    분위기잡고 애기 보따리 풀어놓려 하면 어떻게든~ 적당히 자리 피하고 맙니다.
    안그려면 큰 소리나고 결국 싸우고 제 눈에 눈물이 줄줄~
    애들 문제...결혼 초부터 ..관심무~~애들과 소풍,나들이,,영화 등등 참여안합니다.
    때로는 저런 무심한 남자랑 어떻게 셋이나 만들고 낳아 키우는지,,제가 다 미워져요.

    모른척 하는 건지..아예 궁금하지도 묻고 싶지도 않네요. - 저도 ,,,아주 포기했죠.
    노력도 나 혼자 해봐야 ,,, 이젠 열도 안받아요.
    괜히 눈물만 나고 그나마 남편 없는것보단 나으려니...하죠.

    그러다보니 아예,저절로 그 분 배제하고 우리들 4명 스케줄대로 자동 움직입니다.
    다만 그 분? 돈 벌어다주고 가족들이 적당히 부족한듯 살수 있다는 것...
    그나마 엄마가 지키고 있다??,,애들 모두 착하고 공부 잘해 장학생으로 ...감사하죠.

    그냥..적당히 부부라는 끈만 유지하고 사는것 같아서 때로는 이게 뭐냐..하지만
    아이 셋에...홀로서기도 힘들고 - 어떻게 잘 살아갈 방법도 없고 남편은 쭉~모르쇠.
    그냥. ...적당히 하루 하루 가다보니 지금까지 살아았네요. ..

    남편 무심한 성격이 ~ 같이 살면서 바뀐다는 게 절대 안되는 일인듯..
    애들 보는 데 날마다 다툴수도,소리지르고 싸울수도ㅡㅡㅡ 제가 포기했어요.

    그냥..적당히 부부라는 끈만 유지하고 사는것 같아서 때로는 이게 뭐냐..하지만
    아이 셋에...홀로서기도 힘들고 - 어떻게 잘 살아갈 방법도 없고 남편은 쭉~모르쇠.
    그냥. ...적당히 하루 하루 가다보니 지금까지 살아았네요. ..
    남편 무심한 성격이 ~ 같이 살면서 바뀐다는 게 절대 안되는 일인듯..포기했어요.

    - 전..남름대로 원칙을,,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애들한테,,화풀이같은 행동은 보이지말자,,
    셋이다보니 눈치보여 남의 집은 절대 안가고 밖에서 적당히 사람들 만나 맛있는 거라도 먹고,
    수다라도 떨고,영화라도 * 조조 - 한달에 한편정도는 ,,혼자라도 갑니다.
    참고로,,이젠 애들 2명은 대학생, 하나는 중2랍니다.아침엔 등교후 제 시간이 ..

    주로 저렴한 스케줄로,,,,제가 낼만하면 내고 나눠내고,,적당히~
    아우들과 동행이면 먼저 내고 맛난거 묵고웃고 얘기하다보면 자유부인이 되기도해요,.^^
    혼자 도서관가서 책 고르고 뽑아 빌려오고,,,강습 저렴한 것 열공하고..
    노래방,,,기타 노는 거랑 저는 안맞는것 같아요.

    차라리 울집 한 구석에서 잠 이라도 푹 자 둡니다. 주부 피곤 푸는 덴 잠이 최고
    비상,,힘을 비축해야 다음에 거친 성격 안 나오니까요.
    언제나 힘들지만 가끔은 애들한테 비춰질 돌아보면 제 모습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님,,훗날 엄마의 모습이 애들 머리에 저장된다고 생각하시고
    지금이라도 애들한테 좀 너그러워지셨으면 해요.
    부디~~부디 힘내시길,,

  • 5. 에궁..
    '08.8.1 10:06 AM (210.104.xxx.2)

    저런말을 하다니.. 아이가 안됐네요.
    제발제발 아이앞에서 그런 모습 보이지 마세요.
    그렇게 화내실때마다 아이의 뇌에는 공포가 자리잡는다고 하네요.
    유아기의 경험은 평생 좌우하는것 아시죠.

    이러는 저도 아이앞에서 가끔 남편하고 싸우고 소리지르고 하지만..ㅠㅠ
    딱 7년만 나죽었다생각하고 참고 또참자.. 아이의 행복한 유년기를 위해서..
    라고 수없이 되뇌인답니다.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은 세상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훗날 시련이 닥쳐도 낙천적이고 여유있게 극복할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하네요.

  • 6. 저도
    '08.8.1 11:21 AM (222.101.xxx.238)

    저도 한때 그랬답니다..늘 늦는신랑과..이것저것 모든 스트레스가 아이한테 가더라구여
    그런데 어느날 또래들과 노는 모습을 보다보니..제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더군여
    친구들한테 괜히 소리지르고..화내고..정말 제모습이였습니다

    저 그때 진짜 충격먹었어여..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닮는다더니..진짜더라구여..
    어찌나 아이에게 미안하던지..반성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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