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늘 새로운 바리데기가 되어 봅니다.

에헤라디어 조회수 : 373
작성일 : 2008-07-19 13:27:06
천별산 대장군님과 검탈해 병오님이 결혼을 하면 아들 아홉을 얻을 것이라고 해서 둘이 결혼했지만.. 온갖 치성을 다들여도 딸만 내리 여덟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정성을 들여보자고 해서 낳은 것이 또 딸이었습니다. 딸이라면 지긋지긋하다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아은 이 아이가 얻은 이름이 '바리데기'입니다.

어느날 죽을 병에 걸린 부모는 서천서역국에 있다는 약을 구해주라며 딸들에게 청합니다. 그러나 여덟딸 모두 핑계를 대며 못간다고 집으로들 돌아가 버립니다. 허탈해진 천별산대장군님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버린 딸 얼굴이나 보자며 바리데기를 부릅니다.

바리데기는 부모의 병을 고치고자 길을 떠납니다. 동서남북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채로 타박타박 걸어갑니다. 빨래하는 여인이 있어 길을 물으니 검은 빨래를 희게 빨아주면 가르쳐준다길레 작은 팔로 그걸 다 빨아줍니다. 탑쌓는 양반에게 가보라고 해서 가서 물으니 탑을 다 쌓아주면 가르쳐준가길레 또 탑을 다 쌓아줍니다. 다리 놓는 양반에게 물으라고 하길레 다리 놓는 양반에게 가선 다리를 놔주고, 수경 씻는 양반에게 가선 수경을 씻어주고 무장승(혹은 미륵님)께 물어보라해서 물으니 아들 일곱을 낳아주면 가르쳐준다고 해서 아들 일곱을 낳아줍니다.

그렇게 물어물어 서천서역국 약물을 구해오니 이미 부모는 죽어 상여가 나가려는 참입니다.

그 상여를 겨우 세우고 뼈 살릴 물, 살 생길 물, 숨터질 물을 모두 부으니 죽었던 부모가 살아납니다.

원하던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버림받은 천덕꾸러기 바라데기가 어쩐지 오늘 우리들 모두와 비슷합니다. 신의 딸이지만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바리데기나 그들의 진정한 주인이지만 국가권력으로부터 소외받는 우리 국민들의 오늘날 모습이 참으로 비슷합니다.

죽을 날을 받아두고야 딸을 다시 찾은 비정한 부모를 위해서 주저없이 길을 떠나는 바리데기의 모습 위로 대한민국의 내일을 포기할 수 없어 오늘처럼 비오는 날 거리로 촛불들고 어둠을 밝히러 나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칩니다.

동서남북 어디가 어딘가 몰라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물어 길을 나가는 바리데기처럼 사실.. 오늘 거리로 나서는 우리 모두 힘이 너무 없습니다. 아는 것도 부족합니다. 소위 신의 딸다운 초능력이 없는 바리데기는 평범한 우리네 모습 같습니다.

그 아는것 없고 특별한 능력없는 바리데기가 결국엔 약물을 구해 부모를 살리는 장면을 떠올리며 오늘 우리들의 무모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오늘..
저는 집회에 못갑니다.
다들 거리에서 작지만 값진 걸음 옮길 때 안락한 집에서 인터넷만 들락거리게 생겼습니다.

죄송하고 속상하고 이 상황을 만든 누군가가 심하게 원망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운내시라고 그리고 참석 못하는 저도 기운내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들 일곱 낳아주느라 부모가 죽기 전에 도착 못했지만..
끝내 부모를 살린 바리데기처럼
우리도
끝내 촛불로 내일을 밝힐 것을 믿습니다.

오늘 거리에 서시는 수많은 바리데기님들
그리고 거리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저마다 자기 위치에서 한걸음 한걸음 옮기고 있는 또 다른 바리데기님들
모두들 힘 냅시다.
IP : 117.123.xxx.9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마운님
    '08.7.19 1:38 PM (211.206.xxx.90)

    글 잘 읽었습니다. 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수많은 바리데기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 2. 새로운세상
    '08.7.19 4:30 PM (61.75.xxx.159)

    님 항상 감사 합니다

  • 3.
    '08.7.19 5:30 PM (116.125.xxx.106)

    님도 힘내세요. 화이팅~

  • 4. 감동이
    '08.7.19 7:22 PM (116.122.xxx.147)

    밀려오네요.
    저도 이번주는 못가서 맘이 너무 불편했는데..
    지금 있는 자리에서나마 마음 다잡고 최선을 다 해야죠.

  • 5. gazette
    '08.7.19 11:49 PM (124.49.xxx.204)

    에휴................ 바리데기.. 그렇군요.. 잘 읽었어요. 항상 열심이신 에헤라디어님.. 힘내자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7412 인터넷 뒤져서 찾은 내용입니다 2 ㅉㅉ 2008/07/19 479
217411 베란다 청소하면... 8 비 올 때 2008/07/19 1,078
217410 “대마도도 우리땅”…조선영토 표기 고지도 발견 2 ㅉㅉ 2008/07/19 239
217409 시어머니께서 모아둔 돈을.. 7 2008/07/19 1,377
217408 주소가 바뀌면 학교도 바뀌는지요?(재개발) 1 초딩맘 2008/07/19 176
217407 조중동 불매 15만 노조가 같이 한다. 20 조효순 2008/07/19 999
217406 산께이 신문의 구로다가 말했다! 9 2008/07/19 446
217405 북한만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6 2008/07/19 311
217404 생활의 지혜라고 볼수 있을까요? 2 곰팽이 2008/07/19 376
217403 다음에 기사들 거의 사라졌네요 2 ㅉㅉ 2008/07/19 443
217402 급합니다. 쥐가 천장에서 난리네요 8 쥐세끼 2008/07/19 526
217401 아이가 냉면을 시켜달라고 하는데... 8 중국집 2008/07/19 956
217400 교원평가제에 대한 오해 11 학부모 2008/07/19 435
217399 공교육에 바란다. 3 학원강사 2008/07/19 233
217398 천원의 행복이라고?? 6 2008/07/19 721
217397 고기리 삼계탕집 추천좀 해주세요. 1 임산부 2008/07/19 233
217396 현대홈쇼핑 세네린 방송중이네요 9 방송에도 다.. 2008/07/19 751
217395 지금 비도 오는데 냉커피가 좋을까요? 따뜻한 커피가 좋을까요? 14 항상 평화가.. 2008/07/19 751
217394 교육감선거때, 뭘 보고 선택하실건가요? 26 2008/07/19 542
217393 사가와 택배 관련 알라딘 답변입니다 6 답변빠르네요.. 2008/07/19 762
217392 8월1일 번호이동 9 고시생 2008/07/19 382
217391 정말대단한대통령 16 언소주,펌 2008/07/19 1,255
217390 베란다 청소하세요~~ 9 비와요~ 2008/07/19 1,197
217389 중고생 학부모인 내가 바라는 교육 21 답답 2008/07/19 803
217388 무식한 쌍제이.. 28 자식사랑 2008/07/19 606
217387 불쌍한 제이제이 조횟수 0 그 때까지 9 알바안농 2008/07/19 234
217386 학교에서 공부 안시키는 게 진짜 좋단건가요 ? 5 제이제이 2008/07/19 475
217385 부산 근처 텐트 칠 수 있는 휴가지 알려 주세요,,, 휴가 2008/07/19 996
217384 엠네스티의 발표 1 문의 2008/07/19 188
217383 급/청홈피에서복사햇읍니다 3 가글티슈 2008/07/19 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