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저에게는 지옥같은 추억이 있답니다.
투잡을 하던 남편이 하나를 그만둔대다가 나머지 직업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여름철에 내야할 대출금 이자와 원금은 왜 그리 많은지..
한 여름 내내 수박 한 통을 못 사먹었어요..
수박 한 통 살 돈이 당장 없는게 아니라, 그 돈을 써버리면 급한 돈을 못 쓸것 같아서요..
급한 대출금을 카드 현금서비스로 막았더니, 결제일 지나자 전화가 바리바리 얼마나 오던지
어떤날은 금방 넣겠다고 약속하고, 어떤날은 전화를 아예 안 받아버리고..
빵 굽는 냄새, 짜장면 냄새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같이 손잡고 가던 아이도 냄새를 맡았는지, 먹고 싶다고 난리고..
그때, 결심했죠.. 여유자금이 돌아가면 제일 먼저 빵부터 사먹을 꺼라고...
사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마음이 갑부에요.
그래도 빵이랑 짜장면이랑 수박을 사먹을수 있으니까요..
그때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맸는지, 처녀때부터 큰손이던 제 씀씀이가 확~~~ 줄었어요..
안쓰고 (사실은 못쓰고..)살아보니, 그런대로 견딜만 하더라구요..
선물로 들어온 수박 한 통을 아껴서 아껴서 보름동안 먹었었죠.
그때 수박을 누가 사왔는지 아직도 기억나고, 너무 고마워하고 있어요..
여유자금이 살짝 돌때,, 제과점에가서 빵을 5,000원어치 (그것도 젤 싼걸로만..)사와서 빵이 수북히 들어있는 빵봉지를 한참 안고있었답니다.. 정말 세상을 안고있는 기분이더군요..
빵을 입에 넣는 순간 정말 눈이 찡~~한게 눈물이 맺히더군요..
눈물젖은 빵을 먹는 기분이 어떤지 충분히 알았습니다..
그 뒤로 남편이랑 저랑 허리띠 졸라가며 열심히 일하고 돈 모아서,,
지금은 그때보다 형편이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 다들 힘드시죠..
저도 힘들기는 하지만, 아이가 사고싶어 하는 1,000원짜리 빵 하나를 사줄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아이와 제과점을 지나가면서 구수한 빵 냄새에 제 눈치를 보며 제과점을 뚫어져라 쳐다보지 않게 되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기억에서 잊혀졌다가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수필이 하나 있답니다..
김소운님의 "가난한 날의 행복" 에 그런 대사가 있죠..
쌀이 없어 밥 대신 고구마를 차려준 아내가 시인인 남편에게 이야기 하죠..
"긴긴 인생에 이런 일도 있어야 늙어서 이야기거리가 되잖아요.."
경험이 지식을 따르지 못한다고 하더니, 제가 겪어보니 이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닿는지요..
우리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힘내서, 이 고비를 잘 넘기자구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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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날의 행복
알뜰이 조회수 : 647
작성일 : 2008-07-18 16:29:24
IP : 61.80.xxx.15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송송
'08.7.18 4:43 PM (61.77.xxx.115)대단하시네요....화이팅하세요.
2. 제시켜 알바
'08.7.18 4:43 PM (81.252.xxx.149)이것도 생각나요,,
왕후에 밥, 걸인의 찬, 이것으로 시장기만 속여주오..
현진건의 빈처도 생각나고요,,,'그것이 어째없을까?'로 시작하는,,,,,,,,,,,,3. 가난
'08.7.18 4:51 PM (221.152.xxx.227)제가 지금 그렇네요
남편 실업자인지, 실직자인지 구분도 안돼고 들어가는 돈은 엄청난데
제가 알바 비슷하게 하는 돈으로 살아가려니 수입보다 지출이 곱이 되는 상황에서
앞이 보이지 않으니 사는게 한숨밖에 안 나오네요
하루에도 수십번 정말 편하게 눈 감았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게요
전 벌써 몇년째인지 손도 안 꼽아 지네요4. 퍽
'08.7.18 5:18 PM (220.85.xxx.183)원글님 마음 너무도 동감해요...
저도 공부할때 돈이 없어 책 하나 사서 남편이랑 돌려보고 바로 팔아서 만원으로 둘이 3일을 버텼어요..죽을만큼 힘들었죠..
지금은 그때 생각하면서 그때 비하면 참 행복하구나 참 다행이다 그러면서 살아요...
생각을 바꾸니까 희망이 보이더라구요...5. IMF때
'08.7.18 8:23 PM (222.109.xxx.151)결혼한지 일년 만에 명예퇴직 당하고 통장에 몇천원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큰아인 한살....정말 힘들었어요. ...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요...
희망과 용기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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