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은 구십을 바라보시는데 팔십대 중반 까지도 건강하셨죠.
지금도 정신은 멀쩡하신데 걷지 못하니까 모든 기능이 점차 떨어졌고
결국은 어머님이 집에서 돌보실 수가 없어서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병원에서는 먹이고 씻기고 간단한 치료도 해줍니다.
많은 침상을 거쳐서 울 아버님 침대까지 걸어가면 기분이 묘해요.
치매걸린 할아버지, 역정내는 할배, 젊은 나이에 뇌기능이 정지된 아저씨 등이 있고
몸에 살이 없고 그저 뼈와 가죽만 붙어있는 몸이 대부분이에요.
쿨럭 쿨럭 기침 소리, 이상한 냄새도 좀 나고.
멀쩡하던 사람이 간단히 바보되거나 전신불수가 되기도 하는 걸 보면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느껴지네요.
애들의 웃음 소리, 건강하게 운동하는 모습, 아줌마들이 씩씩하게 집안 일 하는 것 등 등
이 모든 것이 사람에게 주어진 선물이지 자질구레하거나 하잖은 것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아버님 식사량이 거의 새 모이 수준이고 물도 잘 안 드시려 합니다.
사람도 알아보고 반응하시지만 병원 들어와서 안정제 맞으신 후론 말이 어눌해져서
듣는 것만 하시고 의사표현이 안됩니다.
이제 얼마 사시지 못할 것 같은데
얼마나 더 사실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애들 델꼬 문안이나 자주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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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병원에 들어가신 시아버지
현수기 조회수 : 1,120
작성일 : 2008-07-14 11:12:10
IP : 61.83.xxx.21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08.7.14 11:21 AM (122.35.xxx.119)가족이 생사의 기로에 놓이니, 건강 걱정만 아니면 걱정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돈이니 뭐니 아무 소용이 없고...그냥 식구들 건강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그냥 맛있게 밥 먹고 사지 움직일 수 있고 바르게 사고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라는 생각이에요..
2. 정신이
'08.7.14 11:37 AM (59.7.xxx.88)멀쩡하신 분이 그곳에 계시기에는....제가 아는 어떤 분도 치매에 걸려 원글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노인병원에 계셨는데 가끔 정신이 돌아오면 아들을 부르시며 나를 빨리 집으로 데려가라고 하셨어요. 겁먹은 눈빛으로...근데 그 아들이 암에 걸려 병원에 있고 할머니를 모시던 며느리도 남편수발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죠.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병원이었어요.
3. 요조숙녀
'08.7.14 11:41 AM (59.16.xxx.147)이제 늙는게 무서워져요.
병들고 누워있으면 자식들 고생이고 나도 사는게 사는게아닌데 그러기전에 건강할때 죽을수있으면 좋겠습니다4. "똥꽃"
'08.7.14 11:50 AM (211.115.xxx.133)얼마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치매 어른을 모셔본 사람들은
이 책 제목만 보고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는군요
죄책감과 부러움을 느끼면서 읽었어요
이 분 네이버 블로그도 있어요-부모를 모시(려)는 사람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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