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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아내의 고백 - 삼양일가에 대한 일화

*^^* 조회수 : 1,400
작성일 : 2008-07-12 15:15:13
아고라언이 올린 [펌] 저주받은 걸작 짜짜로니(부제: 짜짜로니의 숨겨진 비밀)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8&articleId=609...

을 어제 읽고 나서 참 인상깊어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여보! 오늘 저녁 짜짜로니 요리 해줄께.."


얼마전 여기 아고라의 글들을 보고...
아내에게 "농심제품 말고...삼양 제품을 사먹자"고 얘기를 했던터라..

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그래 ㅎ"


직장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아내가 마중을 나와 집앞 구멍가게를 들렀습니다.

여긴 부산인데...
하지만 아쉽게도 진열대에는 짜파게티만 있었고..짜짜로니는 없었습니다.

결국 아들이 좋아하는 카레요리를 먹고 나서 아내가 조용히 그러더군요.


"여보, 짜짜로니...혹시 삼양제품 아니야?"


"그래서? 아니 구지 삼양 제품이라서 먹자는게 아니라..."
이렇쿵 저렇쿵 앞서 읽은 짜짜로니의 비밀에 대해 애기를 했습니다.



아내는 재미있어 하며...웃다가..


"여보, 당신이 예전부터 삼양 우지파동도 이야기 하고...삼양 어쩌구 이야기할 때마다....

속으로 좀 뜨끔했거든?.....사실은...여보..."
하며 다음과 같은 일화를 저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아내는 처녀시절 (1995~2002년) 오스트리아 짤쯔부르크에서 7년동안 가난한 피아노 유학 생활을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은 뒤늦게 저를 만나 2살짜리 애기 엄마가 되었지만..)

2002년 봄,
현지 가이드 알바하는 유학생에게 연락을 받고
삼양 일가(회장님 내외, 아들, 며느리, 세째 어린 손녀)의 가이드일을 맡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 알바생이 삼양 일가의 가이드일을 맡지 않는 이유는 유학 경험이 부족해 부담만 되고
인원이 적어 돈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였고..
반면 아내는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하여 이런 기업 일가의 가이드 일이 부담이 없을 거라는 것이였습니다.

비록 몇일간의 가이드일이였지만.. 아내는 삼양 일가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기품있고 소박한 가족'

대기업 일가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5식구 단촐하게 여행을 왔으며
숙소 또한 조그만한 숙소에서 조용히 묵고 갔다고 합니다.
가이드 일을 하면서 아내가 손녀와 잘 놀아주어서 그런 것인지..
아들 며느리 내외는 아내에게 고마워했고... 조그만한 일에도 신경을 써줬다고 합니다.

회장님은 말이 없고 점잖으셨고..
아들 내외는 친절하고 예의바르셨다고 합니다.

가이드 마지막 날엔 7년 유학 생활동안 돈이 없어,
보고 싶어도 볼수 없었던 마리오네뜨 인형극을 같이 볼 수 있게 배려해 주었고,
헤어질 땐 아내에게 고맙다며 유학 마치고 서울에 올라올 일이 있으면 좋은 자리 소개시켜 주시겠다고 하셨답니다. (오해하실수 있는데... 직장을 구해주겠다는 뜻이 아니라 피아노, 작곡 공부할 학생들을 소개시켜주겠다는..)
빈말이라도 고맙더라고 하더군요.



여기까지 아내의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개인 감정이야 사람마다 다르게 가질 수도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른 직업군과는 달리 현재 아내가 하고 있는 고3 피아노 개인 교습일은 극과 극의 상황을 많이 겪게되는데
대체로 아내는 일부 돈좀 있어서 거들먹거리는 부자들의 행태에 대해 집에오면
저에게 강한 불만을 토로하곤 하였습니다.
그런 아내에게...
삼양 일가에 대한 평가는 저에게는 결코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저는 노블리스 오블레쥬 하면  사실 유한일가 밖에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그런 분이 이끄는 기업들은 알게 모르게 많겠지요?


평소 대기업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는 저였기에 아내는 그런 유학시절 에피소드를 숨겼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만일 편의점 제품 중의 1등 기업 농심 잡으려고 삼양을 선택했다면..
적어도 삼양이 다시 제 2의 농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버리셔도 되겠네요.



농심 불매 운동은...네거티브 운동입니다.
하지만 농심 라면을 먹지 않는다고 라면을 못먹으면 곤란하겠지요?
대안이 있어야지요?
삼양 사랑 운동은 포지티브 운동입니다.
소비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세를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운동,

작고 소박하지만 이런 소비자 운동이 미래에 자본주의 권력에 대항할 민주주의2.0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아내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여보 이제부터 [맛있는 라면] 하고 [짜짜로니]야!"
"오늘이야 말로 왼쪽팔에 알통이 베기는 한이 있어도..짜짜로니의 진수를 보여줄꼐.. 기둘여~~^^"


IP : 121.146.xxx.16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아
    '08.7.12 3:27 PM (117.53.xxx.163)

    실화라니 기업이념이 다른데서 나오는게 아니었군요
    오너의 가치관이 어떠냐에 따라 이리 달라지는거
    어릴때 작은아씨들이나 소공녀 같은거 읽고 난 느낌?
    그건 그렇고 짜짜로니는 볶음짜장이 있어서 깊은맛이 좋은데 뒷면의 레시피대로 했더니
    좀 면이 많이 숙성된듯 하여 1차 대략 실패ㅠㅠ
    그래서 담번엔 더 멋진 요리솜씨를 뽐내려고 벼르고 있답니다

  • 2. 휴..
    '08.7.12 3:38 PM (221.119.xxx.104)

    사람이나 기업이나 그 됨됨이는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고
    꾸미려 해도 꾸밀수가 없지요.
    좋은 것에는 그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런 글을 읽으니 삼양제품에 마음이 안갈수가 없네요.ㅎㅎ

    근데, 울동네는 당최 짜짜로니를 구할수가 없는데...먹어보고 싶어 안달이 나요ㅠㅜ
    농심만 먹으면 유난히 물이 켜고 몸이 부어서 라면류 안먹은지 좀 되었는데
    삼양은 그런게 없다죠?
    경상도 지역은 삼양제품 취급을 안하려 드는지 여기저기 둘러봐도 양도 종류도 적어요...

  • 3. 삼양
    '08.7.12 3:58 PM (211.192.xxx.23)

    정도 회장이 유학생알바에게 가이드를 맡기다니 정말 의외네요...

  • 4. 남부지방
    '08.7.12 4:32 PM (121.147.xxx.128)

    저도 오늘 놀토라 아이들 도서관에 보내고 데리러 가면서 하나로마트에 들렸어요
    저번에 갔을때는 농심이 가장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삼양이랑 같은 위치에 있어서 흐믓 해 하고 있는데
    개념아가씨가 삼양컵라면과 5개짜리 봉지라면을 담아 가는걸 보고
    우리 아이들이 엄마 삼양라면 사 간다고 좋아 하더라구요

    농심라면 담는 사람있으면 우리끼리 큰소리로 바퀴벌레 나오는 라면을
    어떻게 먹냐고 얘기 하려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라면 사러 오는 사람이
    없어서 점심 해 먹으려고 그냥 나왔어요

    삼성카드는 할부가 남아있어서
    아직 해지는 못했고 신한카드로 결제하고 있어요

    불매는 생활이에요

  • 5. 쿠쿠리
    '08.7.12 5:42 PM (125.184.xxx.192)

    남부지방님 기분좋은 헛탕 치셨네요. ㅎㅎ

  • 6. 소비자들이
    '08.7.12 8:08 PM (118.32.xxx.73)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학교 엄마들을 만날 때마다 물어 보는데 모르는 사람도 많았어요.
    사람들 만날 때마다 많이 얘기합시다.

  • 7. 영남
    '08.7.12 9:36 PM (119.149.xxx.242)

    에 삼양라면을 구하기 힘들면
    구매 대행을 할까요?
    무료구매대행......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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