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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기사, 연합의 촛불집회 이상한 번역 기사

잠방화 조회수 : 241
작성일 : 2008-07-10 15:03:35
              


촛불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 연합뉴스의 이상한 외신 번역  
“외국인 한국 투자 보류” 한승수 총리 주장이 외신 분석으로 둔갑

2008년 07월 09일 (수) 16:04:13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연합뉴스가 지난 4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를 인용, “촛불시위에 빠진 한국이 아시아의 ‘이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제목은 “촛불시위에 빠진 한국… 날개 꺾인 ‘불도저’”였다. 그런데 파이낸셜타임즈의 원문 기사의 제목은 “Stalled in Seoul: How protests have humbled South Korea’s ‘Bulldozer’”였다. 번역하면 “곤경에 빠진 서울: (촛불)시위는 어떻게 한국의 불도저를 굴복시켰나” 정도의 의미가 된다.

    
    
  
    
    
  
두 제목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연합뉴스는 ‘한국이 촛불시위에 빠졌다’는 표현을 썼는데 파이낸셜타임즈는 ‘촛불시위가 이명박 대통령을 멈추게 했다’는 표현을 썼다. 기사를 들여다 보면 그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연합뉴스는 “(파이낸셜타임즈가) 경제성장 지체와 물가 폭등, 원화가치 하락 등 최악의 대내외적 경제여건 속에서 촛불시위에 빠진 한국이 아시아의 ‘이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파이낸셜타임즈의 기사에는 “촛불시위에 빠진”이라는 문장이 없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South Korea’s economic growth is slowing, inflation is surging and the currency is weakening: the one-time Asian tiger has lost its roar.”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 정책이 집권 초기에 좌초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 연합뉴스의 번역 기사는 한국의 경제 위기가 촛불집회 때문이라는 인상을 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회 분위기가 한국의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는 문장도 원문에는 없다. “촛불시위가 장기화되자 주변 지역 상인들이 볼멘 소리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촛불시위 현장을 지켜본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문장도 원문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발언으로 돼 있는데 연합뉴스는 발언의 출처를 빼고 파이낸셜타임즈의 분석인 것처럼 번역했다.

파이낸셜타임즈 기사의 핵심은 “한때 ‘불도저’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이 대통령은 도로를 건설하고 버스전용차로를 만드는 투박한 사업이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예민한 과제보다 훨씬 더 쉽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깨닫게 됐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보수진영이나 진보진영 모두 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에는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역시 본문에 없는 내용이다.

결국 두 기사는 전혀 다른 내용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촛불집회가 어떻게 불도저를 멈췄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연합뉴스는 촛불집회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실패했다는 결론을 끌어내고 있다. 같은 기사를 인용한 경향신문의 기사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경향신문은 “‘제동 걸린 불도저’… 파이낸셜타임즈, 이명박 정부 현주소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원문의 의도를 비교적 충실히 반영해 보도했다.

기사를 쓴 연합뉴스 정묘정 기자는 “기사가 워낙 길다보니 발췌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주장을 파이낸셜타임즈의 분석인 것처럼 인용한 것에 대해서도 “잘못 읽힐 소지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최초입력 : 2008-07-09 16:04:13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311

IP : 222.108.xxx.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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