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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판 분리에 대한 생각

감자좋아 조회수 : 476
작성일 : 2008-07-09 01:42:50
최근 가입한 남자 신참인데, 고참들에게 죄송합니다. 여기 82쿡 자게판 중독성 있더이다.
왜 매일 이 게시판에 왔냐고 하면, 여기 자게판은 하나의 완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고라, 서프라이즈와 달리 시사적인 것 외에도 모든 것이 나옵니다. 애들 교육의 문제, 남편의 문제, 가방의 문제, 요리의 문제.... 그 모든 것이 다 어울려지고, 그 속에 서로 고민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재미 있었습니다. 남편의 외도가 있으면 많은  댓글도 달리고 토론도 하고, 뭐 굳이 다른 사이트 보지 않아도 여기 자게판 있으면 굳이 현 시국을 알기 위하여 다른 사이트를 뒤질 필요도 없더군요. 더구나 여기 자게판의 장점은 아줌마들의 수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진정성, 나아가 우리가 바로 정말 자잘하게 고민하고 있는 삶의 모든 모습들, 거기에다가 지금의 시국에서 아줌마가 가족을 지켜내기 위하여 배우는 모습(최근 알았지만, 배운 뇨자라고 하데요. 정말 감탄했습니다)
이 게시판만은 그 모든 것이 어울려져 너무나 아름다운 게시판이었습니다. 저는 글을 별로 쓰지는 않지만, 항상 하루에도 한 두번씩은 꼭 찾게 되는 그런  자게판이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애들 밥해줘야하는데(우리 집 사람 요리 못합니다), 온갖 팁까지 있으니, 정말 좋았습니다.
  게시판 분리를 이야기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서로 과도하게 상처를 주는 이유도 있다는데, 여기 게시판이 그래도 모든 게시판 중에 제일 깨끗합니다. 아마 배운 뇨자를 주장하는 아줌마가 많아서 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오지만...
이 게시판의 완결성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분리하면 알겁니다. 지금 자게판에서는 그 완결성 때문에 시국의 문제를 떠나 사소한 잡담, 하소연, 푸념을 하는 분들과 같이 고민하고 댓글달고, 해결책도 달아 주었지만, 만약 게시판이 분리된다면, 아마도 그 주제의 한계, 완결성의 파괴 때문에 시국을 고민하거나 고민하지 않거나 서로 부둥켜 왔던 모습이 없어 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분리되면,  시국에 더 관심이 있는 분은 자게판 보다 시사게시판을더  둘러볼 것이고, 시국에 관심 없는 사람은 자게판을 더 찾게 되겠지요. 시국에 문제이든,  사소한 삶의 아픔이든 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모든 같이, 더우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고민해야 비로소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해결할 수 있는데(지금의 자게판인 것 같습니다), 이를 분리하게 되면, 서로 무관심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격리되어 결국 같이 보듬어 줄 수 없는 상태가 될 여지가 있습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공기업 문제점 이야기하면  다  수긍합니다. 그런데, 이를 잡는다고 민영화시키면 다 죽는 이치입니다.
문제점이 있으면, 이게 분리해서야만 해결할 수 있는지, 아니면, 아니면 분리하지 않고도 여러 방안을 내놓으면 해결 가능한 것인지, 또는 분리하더라도 서로의 연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부터 출발해야지, 문제가 보이면, 장점은 무시하고, 바로 그 문제의 싹이 아예 나타날 수 없게 모든 것을 없애는 식의 해결방식(이명박의 공기업 민영화 식으로 바로 분리해버리는 식)은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저는 신참이고, 그냥 참고 사항으로만 들어주십시요. 주제 넘게 이야기 해서 죄송합니다.
뭐 82쿡 님들 워낙 훌륭하시니 어떻게든 다 잘되거라고 믿습니다.    

      
IP : 125.128.xxx.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7.9 1:49 AM (211.209.xxx.150)

    주제 넘은 이야기 절대 아닙니다.
    신참이라면서 지금 자게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참으로 잘 정리해주셨네요.

    미혼이시라면 훌륭한 남편감... 기혼이시라면.. 이미 훌륭한 남편일거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입하셨으니.. 주인 의식을 가지시고 자주 들러주시고 좋은 글도 올려주세요.

    원글님 같은 분을 뵙고 있으니 든든한 생각이 듭니다.

  • 2. 선녀날개
    '08.7.9 1:51 AM (124.60.xxx.197)

    좋은 말씀이십니다. 우리 남편도 여기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 3. gazette
    '08.7.9 1:51 AM (124.49.xxx.204)

    원글님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자게 분리 반대하는 사람이라 더더욱 공감합니다.
    그리고 게시판에서만 올리지 마시고.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40&sn=off&...

    공지 글 하단에도 댓글로 부탁합니다.

  • 4. 반대
    '08.7.9 1:53 AM (59.187.xxx.179)

    자게분리반대에요.
    전 자게 때문에 이 사이트에 온답니다.
    ㅠ.ㅠ

  • 5. 감자좋아
    '08.7.9 1:57 AM (125.128.xxx.53)

    gazette님, 공지 글 하단에 이글 복사해서 올리면 중복으로 예의에 안 맞는 것 아닌가요? 요새 펌 문제 때문에 시끄럽던데..

  • 6. gazette
    '08.7.9 2:05 AM (124.49.xxx.204)

    ㅎㅎ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판단은 님의 결정대로 하시길~입니다.
    공지글에서 여러 의견 나누자고 하셨고 . 몇몇 분들은 운영자분들 검색 바쁘실까봐 게시글로 올린 내용. 그 공지 하단에 달은 분들 있습니다.
    운영자분들이 자게글 모두 읽으시기 바쁠까봐.. 라고 생각 됩니다.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라면 공지에 댓글로 달아주셔도 된다 봅니다.

    정말 문제되는 중복글이라면. 아고라나 기타 싸이트에서 중복되게 퍼오신 검색 않은 글들이죠. 게시글로 올릴 때 적어도 하루안에 글이 중복되는가.. 확인하셔야 하는데 말이지요.

  • 7. 정말
    '08.7.9 2:37 AM (221.139.xxx.27)

    저도 가입하고 이 사이트에 중독되어버렸어요. 이유는 원글님이 잘 정리해 주셨는데, 핵심은 여기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문제도 왜곡 편향됨이 없이 가장 올바른 결론을 내어 줄 거라는 신뢰에 있습니다. 분리하면 저도 안갈 듯 해요. 시국 게시판은 여기보다 정보의 깊이나 폭 측면에서도 훨 우수한 곳이 많다고 봅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 8. 저도
    '08.7.9 10:28 AM (117.53.xxx.179)

    내마음을 그대로 표현하셨어요.
    정말 글 잘써주셨네요.
    딱 그렇게 될것 같아요.
    여러 이야기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지금 상태의
    자유게시판을 사랑합니다.
    분리된다면 더이상 자유게시판을 사랑하지 않게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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