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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여자가 배워먹지 못한 대통령에게

행복도시 조회수 : 632
작성일 : 2008-07-09 00:28:16
배운 여자가 배워먹지 못한 대통령에게  오마이뉴스(펌)
 
 
 
이명박 씨.
 
나 '배운 여자'야. 당신 덕분에 확실히 배웠지.
난 지난 대선에 그래도 경제를 살릴 것 같아 당신을 지지했지.

그런데 느닷없이 광우병 위험 소고기를 수입해야 경제가 산다고 하대.
이해가 안 돼서 공부를 했어.

결혼하고 한 십년 아이 키우느라 공부 손 놓고 있었더니 미친 소 안 먹어도 뇌에 구멍나겠더라구.
하지만 우리 애 학교급식과 직결된 문젠데 할 수 없잖아?

그런데 이게 웃기는 거야. 광우병 발생 위험이 높은 30개월 이상 소를 일본에선 아예 수입을 안 하더라구.
그런데 우리나라는 30개월도 상관없다, 부위도 상관없다...
 
당신 정말 애 셋 키워본 사람 맞아? 군대야 당신 안 갔으니 사병들이 배식을 받는지
끼니마다 사냥하고 물고기 잡아 배채우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만.

조선일보가 또 가관이더라구. 
신문 보라고 맨날 현관 두드리는 것만해도 짜증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광우병 위험 있으니까 검역 제대로 하라고 노무현 정부를 그렇게 꾸짖더니
이젠 광우병 반대하면 괴담이라네. 콩기름으로 신문 찍는다더니 미친 소 육수로 바꾼 거야?

그래서 잘 가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지.
조선일보에 광고 거는 기업에 항의전화합시다. 교양있고 예쁘게, 아셨죠? 호호호...

근데 이 조선일보가 나서서 그 글 삭제하라는거야. 미쳤어.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언론이란 넘이 남의 홈페이지 글을 삭제하라는 소리를 하니?

아줌마들 확 돌았지. 우린 한번 출동하면 사단병력이야.
애들 둘, 남편, 계모임 같이 하는 이웃집 아줌마, 그집 식구... 이렇게 모여 조선일보 가서 데모했지.
촛불집회 맨날 참가하구.

난 대학 다닐 때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집회도 잘 안 갔어.
그런데 6월 10일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반짝이는 촛불을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구.
이 사람들 믿고 함께 살 수 있겠다, 대한민국, 아직 살만 하구나.
그랬더니 이명박 씨 당신도 좀 바뀐 것 같았어. 반성한다고 말하는 표정이 섹시했어.

추가협상이란 말이 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지켜보기로 했어.
아줌마가 한 달을 데모 나가는 거 쉽지 않거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드라마도 봐야 하고.
남편도 유로2008 보느라고 촛불집회 좀 빠지는 것 같더라고.
 
애개개, 이게 뭥미?
30개월 소 다 막아냈다더니, 미국에선 수출업자들이 '소비자가 믿을 때까지, 자율적으로 수출 안 한다'
(그러니까 안 지켜도 뭐라할 사람은 없단 얘기지? 이게 뭔 떡볶이 에로영화 찍는 소리야) 그게 다라구?

미국에선 여전히 위험부위인 내장은 다 허용하구? SRM 섞여 있어도 두 번 반복될 때까지
문제제기도 할 수 없다고? 김종훈 너 영어 잘 하는 거 맞아? 나처럼 외국인이랑 얘기하면 웃으며
고개 끄덕이다가 마지막에 '오케이, 쿨'하고 온 거 아냐?

그러더니 이젠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대놓고 패더라구. 우비입고 촛불들면 전문 시위꾼이야? 
대한민국에 전문 시위꾼이 그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어.  난 애들까지 데리고 갔으니 갱이라고 불러줘.
 
슬펐어. 촛불들고 누비던 세종로 광장 앞에 빽빽히 들어선 전경버스 차벽. 하필 조선일보 앞이니?
너네가 조선일보 도어맨이니? 조중동의 지팡이야?

나 너무 화났어. 애들은 반찬 짜졌다고 난리야. 뭐만 잡으면 부르르 떨리니 별 수 있니?
일부 폭력시위하는 분들보면 '저러면 안 돼'하고 생각하다가도, 성질 같으면 나도 유모차에다
티엔티 100킬로그램 실어다 차벽에다 돌진하고 싶었어.

당신, 성당이랑 교회, 절에다가 돈 1억원씩 기부해. 종교인들 나서서 비폭력에 힘 안 실어줬으면
정말 아줌마들이 일 냈어. 기부할 땐 국민세금말고 당신 재산으로. 근데 당신 왜 재산환원 안해?

7월 5일 또 촛불이 파도를 쳤지. 장관이데. 이번엔 청와대로는 가지도 않았어.
그냥 당신 있는데는 가기가 싫더라구. 당신도 바보가 아니라면 임기 반 년도 안 되어
백만 명이 두 번이나 모이는데 '내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겠지.

남편이그러대.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웬 고생이야." 내 대답. "그러게 그게 쥐가 둔갑한 건지 누가 알았나."

근데 당신, 정말 '배워먹지 못한' 대통령이야. 도대체 그 두 달 동안 뭐 봤니? 뒷산에서 반성했다며?
그 뒷산엔 망각의 샘물이 나니? 장관 세 명 바꾸면 국민들이 '이야, 더위가 싹 달아나네'

그럴 줄 알았어?
왜, 네 명 바꾸지. 국민들 피서 안 가고 일하게. 
그래서 한승수 총리가 기고만장해서 "촛불집회 같은 시간낭비 하지 말라"고 그랬구나.

그런데 또 뭐? 촛불시위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5천억? 
이것보세요. 나 집안일 다 끝내놓고, 남편도 회사일 다 마치고 나서 촛불들었어. 
밤에 TV 안 보고, 친구들과 수다 안 떨고 촛불 들었다고. 당신 이렇게 고생하는 우리한테 박카스 한 병 보내봤어?

그리고 고유가 시대라며. 집에서 전기 안 쓰고 촛불 들었잖아.
이거 G8인가 뭔가 가서 에너지절약의 모범으로 자랑은 못 할 망정, 뭐가 어째?
당신은 우리가 촛불 들 동안 청와대에서 에어컨 켜놓고 TV 봤지? 고급차타고, 비행기타고 G8 갔지? 
전경버스 공회전은 왜 그렇게 시켜? 왜 국민세금으로 에너지 낭비하니?

당신, 앞으로 전용차 버리고 골프카트 타. 기름아껴.
부시한테 달라 그래. 경제, 물가가 난리인거 내가 더 잘 알아.

버스비가 70원인줄 알았다는 넘이 대표하려는 당이 뻔하지.
우리는 낮에 경제 살리려고 애쓰고 밤에는 민주주의 살리려고 애쓴다. 당신 뭐 하나 살려봤냐고!

무서운 얘기 하나 해 줄까. 아이들이 학교 가면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한대.
당신 같은 대통령을 안 뽑으려면 국민이 똑똑해야 한다는 거야.
아빠 엄마 때문에 자기가 이렇게 고생하는 거라나. 뭐, 당신한테 고마울 뿐이야. 
 
나, 배운 여자 됐어. 나만 그런가? 우리 다 배운 국민 됐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우리로부터 나온다는 거, 당신이 그걸 안 배우니 우리가 배워야지. 

경제, 좋아. 근데 경제가 왜 중요해? 우리 생명, 우리 안전 지키려고 필요한 거 아냐? 
당신도 배우고 싶으면, 받아 줄게. 아줌마들 원래 잘 까먹거든.

끝까지 안 배울 생각이면,
각오하는 게 좋아. 그 청와대 뒷산 넘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괴롭혀 줄테니까.
 
 
 
 
2008년 7월 8일
배운 여자 씀.

출처:http://cafe.daum.net/antimb/HXck/128423 ..
IP : 122.44.xxx.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거
    '08.7.9 12:29 AM (121.128.xxx.148)

    중복 같습니다...(내용은 정말 좋았어요). 섹시 운운한 딱 한줄만 빼고요.

  • 2. 행복도시
    '08.7.9 12:30 AM (122.44.xxx.51)

    http://cafe.daum.net/antimb/HXck/128423

  • 3. ...
    '08.7.9 12:33 AM (203.228.xxx.197)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40&sn=off&...
    중복 맞습니다.^^

  • 4. -_-!
    '08.7.9 1:06 AM (59.3.xxx.34)

    배운 여자가 과연 기호 2번을 찍었을까요? 텔레비전에 나와서 그렇게 자신을 광고해 댔는데? 배운 여자가 아니라 배우고 있는 여자겠지요 누구 덕분에 배우니 ....적어도 한가지라도 잘하는게 있긴 하군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니깐요

  • 5. 박하향기
    '08.7.9 1:11 AM (211.55.xxx.159)

    이젠 차마 배운녀자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사람입니다만...
    네 아이와 살림에 시달리다 보니
    그 와중에 배우러 다닌다는게 요리였고
    토론이란게 동창회 나가서 드라마 평하는 거였죠.
    그런 우리를 이렇게 열받게 한 미키에게
    이거...감사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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