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그걸로 끝이 아니다. - 안진걸 교우 석방을 위한 기도 1 - 박경장 집사 첨부파일
작성자 이병일(서울동, 강남향린, 목사) 작성일 2008-07-04 오전 10:49:49 조회수 120
십자가! 그걸로 끝이 아니다.
안진걸 교우 석방을 위한 기도 1 - 박경장 집사
2008년 07월 03일 (목) 12:14:47 이병일 위원 dotorikey@yahoo.co.kr
▲ 강남향린교회 박경장 집사. l 이병일
* 안진걸 교우(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석방을 위한 촛불기도회가 열린 2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있은 기도문입니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를 받고 이명박 소망교회 장로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이 땅에 하느님의 정의는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도덕도 필요 없고, 거짓, 부정도 눈 감아 줄 터이니, 우선 잘 먹고 잘 살게만 해달라고 국민들이 뽑아 놓은 이명박 대통령은 실은 우리의 물욕덩이였으며, 피로 쟁취한 민주와 자유의 방기요, 타락한 우리의 도덕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하느님의 생명은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대운하, 미국산 소고기수입 전면개방, 철도, 의료, 수도, 가스 등 각종 공공부문 민영화, 교육의 사기업화정책 등 이명박정부가 이른바 고소영 강부자라는 극소수 가진 자를 위한 거짓 '실용정부'임이 드러났을 때, 하느님의 평화는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오! 하느님,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지요. 정의, 생명, 평화의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 당신께서 끝내 당신을 따르던 민중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십자가에 달려 죽었을 때, 하느님나라는 그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오! 하느님!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지요. 그리스도의 생명이 죽었던 식민지 노예의 영혼에서 저항의지로 다시 살아, 굴종의 사슬을 끊고 자유민임을 선포하는 민중들에게서 해방의 함성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지요.
이 정권이 우리의 밥상주권, 먹거리 건강권까지 미국에 갖다 바치던 날, 하느님, 당신의 생명의 빛은 어둠 속으로 영영 사그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여린 촛불이 하나 둘 밝혀졌습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뭉개진 미선이 효순이가 죽음으로 밝힌 촛불이, 우리 십대 청소년들의 손에서 다시 저항의 촛불로 부활함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십자가가 그걸로 끝이 아니었듯이, 광주와 평택 대추리가 그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아름다운 불꽃저항으로 부활하고 있음을 두 눈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세계역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지요. 50여 일 동안이나 연일 수 만개씩 도시 한복판에서 타오르는 촛불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정의가 함성으로 퍼지고, 예수님의 생명이 촛불축제로 신명나며, 거룩한 영의 평화가 길거리 행진으로 이어짐을 보고 있습니다.
맘몬의 시장판으로 타락한 예루살렘 성을 저주하시고 손으로 업어버리신 주님, 당신은 식민지 반역의 땅 갈릴리 민중들과 함께 하느님나라를 꿈꾸며 현실 운동으로 전개하셨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당신의 이름을 팔고 믿음을 사칭하는 도시 대형교회 높은 담벼락 안에 갇혀 아직도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가요? 아니지요, 분명 아니지요, 십자가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지요, 십자가 사건은 성서에 문자로 박힌 죽은 역사가 아니지요. 예수님 당신은 다시 살아, 권력의 폭력과 모든 억압에 맨몸으로 저항하는 우리들 속에 이미 와 계시지요. 물대포 앞에서, 군홧발 앞에서, 곤봉, 진압봉 앞에서 길바닥에 누워 우리의 양 팔을 꽉 부여잡고 함께 누워계시지요.
당신을 믿는 다는 것은 "예수천당 불신지옥" 주문처럼 말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예수의 삶을 사는 것이지요. 안진걸, 말보다 몸이 항상 먼저 당신 곁에 가있던 안진걸. 지금, 여기 예수사건 현장이라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던 안진걸을 예수님 잘 아시지요. 지금은 촛불집회 불법시위주동자라는 어처구니없는 죄목으로 구속이 돼있답니다.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들은 정말이지 미쳐도 한참 미친 것 같습니다. 광우병 걸린 소마냥 뇌에 구멍이 뻥 뚫려 머리는 혼미하고 가슴은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님!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표적수사로 안진걸 형제의 몸은 잠시 구속돼 있으나, 그의 영혼은 누구보다도 자유롭다는 것을. 그를 감옥에 가둠으로써 더 많은 촛불이 몰려들고 더 큰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음을. 청와대를 사방으로 둘러싼 경찰 방어벽, 명박산성은 실은 이명박과 이 정권의 감옥임을, 귀를 틀어막고 눈을 싸 메도 국민 창살에 둘러싸인 감옥임을, 독안에 든 쥐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 먼저 저희의 잘못을 고백합니다. 우리에 순진한 믿음과 무지와 물욕으로 탄생한 이명박 정권은 실은 우리 손으로 만든 프랑켄슈타인이었습니다. 우리의 잘못을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간절히 바라기는, 이젠 더 이상, 더 이상 이 백성으로 하여금 속지 않게 하옵소서. 거짓 성직자들과 시장 교회가 결탁해 당신의 이름을 명암에 박아놓고, 예수를 팔아 권력을 쟁취한 이 거짓 실용, 천민 시장 정권과 그리고 또 있을 이명박 아류들에게 정말이지 더 이상은 속지 않도록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십자가! 그걸로 끝이 아니다. 정의, 생명, 평화의 하느님나라운동은 어둠 속에서 끊임없는 촛불로 십자가 불꽃으로 다시 부활하는 것이라고, 지금 여기 시청, 광화문, 청계천 광장 어딘가에서 촛불을 나눠주고 계시는 예수님 당신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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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향린교회 기도문
기장인 조회수 : 305
작성일 : 2008-07-04 20:40:08
IP : 121.187.xxx.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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