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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청 갔다 진교수님 만났어요...ㅎㅎ

촛불아짐 조회수 : 1,097
작성일 : 2008-07-03 23:16:35
오늘 저녁 먹고 아들이랑 운동 삼아 시청 갔어요...

예배 보고 있는 옆천막 쪽으로 가니 진중권 교수님이랑 칼라티비 일행이 있더라구요..

진행은 여자 아나운서가 하고 있구 (생각보다 이뻐요 ㅠㅠ)

진교수님은 다른 분이랑 이야기 하고 여자분들이랑 사진 촬영 응해주시고..

우리는 디카도 없고 휴대폰 카메라도 후져서 사진은 못 찍고 아이랑 악수만 했어요..

여자분들이랑 사진 찍는데 포즈를 잘 잡으시더라구요..자연스럽게..

아이랑 악수도 잘해주시고..깡마르고 강단 있어 보이시는데 초등 울 아들이 더 근수가 많이

나가 보이더군요..

제가 한 쑥스러움해서 조용한 목소리로 "조심하세요" 라고 했는데 약간 놀라면서 쳐다보시는게

무슨 소린가 하는 것 같았어요...저 협박하는게 아니라 건강 조심하시라고 부탁한 건데..

아무튼 그냥 허투루 넘어가진 않고 한사람한사람 주의 깊게 보고 인사도 잘하시더라구요..

제 입에선 계속  "진교수님은 담배를 좀 ~~~~"하는 노래가 나올 것 같아 참느라 고생했네요..


촛불소년 티셔츠 하나 사서 아들 갈아입고 집으로 버스 타고 오는데 버스 정거장에 서있는

전경 버스 앞문이 조금 열렸는데 시원한 바람이 나오더라구요..에어컨 틀어놓고 전경 한 사람이

오쿠다 히데오의 '마돈나'를 읽고 있는데 울 아들이 "엉 아저씨 마돈나 읽네..울 집에도 저 책 있잖아"

하니까 아저씨가 문을 더 열어 주더라구요..더워서 애가 땀이 많이 젖어있었거든요..시원하라고

문 열어주더니 아들이 입은 촛불티셔츠 보고 언제 왔니 왜 나왔니 몇살이니 하고 묻는데 너무 착하고

선해보이는 얼굴이었어요..왜 있잖아요..착한 청년...울.애도 맨날 인터넷에서 전경들 보고 이 갈고

그랬는데 아저씨랑 차 기다리면서 얘기하더니 아저씨가 넘 좋다고 하더군요..그래 전경도 다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했어요...제가 보기엔 그 전경은 "사람'이랑 얘기하고 싶었던 같아요..이제 제대가 얼마

안 남아 팔자가 좋아서 그런지 여유도 있어보이고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어하는 거 같았어요..


오늘 아침에 본 싸이에 이상한 글 올린 정신 나간 전경도 있지만 그냥 초등학생이랑 놀고 싶은 형 같은 사람도 있

다는 걸 아이랑 이야기하면서 집에 왔어요..남 일 같지 않고 다들 동생 같고 아들 같은데 이게 뭔 일인지..

쥐 한마리가 국민을 이렇게 힘들게 하다니...우리 쥐만 빼고 하나가 되어요...세뇌 받아 무식한 사람들만

빼고...







IP : 210.223.xxx.25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08.7.3 11:26 PM (121.131.xxx.43)

    이 글을 읽으니 슬프고 또 슬퍼요..............

  • 2. 촛불아짐
    '08.7.3 11:35 PM (210.223.xxx.250)

    참 전경들 버스안에 컵라면 박스가 있는데 삼양입니다...
    아마 종로 쪽에는 삼양만 파나봐요...ㅋㅋ

  • 3. 흠..
    '08.7.3 11:45 PM (124.49.xxx.204)

    마돈나.. .. 겨울에 마돈나 읽을 때만해도 이런 세상 오게 될 지 몰랐습니다. 오쿠다히데오를 읽던 수년 전. 얼마 전 겨울의 마돈나.. 오늘 낮에 스쳐지난 또 다른 오쿠다히데오의 책들.
    나는 그대로인데 모든 것은 의미가 바뀌었네요.
    이제 더이상은 오쿠다히데오에게 눈길이 안가요. 제가 바뀌었을까요. 세상이 바뀌었을까요.
    그 젊은이가 오쿠다히데오를 읽는다고 속편하구나..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랍니다.
    오늘따라 쇼펜하워가 읽고 싶었습니다. 낼은 친구에게 빌려 준 책.. 다 읽었냐고 물어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암것도 하지 말고 가만 좀 있어라 식물인간아. 확 삽으로 퍼 내다 버리고 싶구먼 쯥...................
    거기 청기와 말이다 ㅡ,ㅡ+

  • 4. ...
    '08.7.3 11:59 PM (96.224.xxx.183)

    조심하세요라는 말 듣고 흠칫하는 진교수님 생각하니 씁쓸하면서도 웃겨요. ^^
    착한얼굴한 전경 이야기 정말 슬프네요. 그들도 다 우리 아들들, 형제들인데요. ㅜㅜ

  • 5. 123
    '08.7.4 12:46 AM (77.100.xxx.83)

    대학때 친구가 전경이었습니다. S대 공대에 다녔는데, 인문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노동운동을 했었습니다. 선한 웃음을 가졌었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남달랐었지요.
    지금 전경 중에도 예전에 제가 알던 그 친구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경이나 공무원에 대한 분노... 당연합니다만, 그 집단의 개개인중에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지 않고 자기 소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이 있습니다.

  • 6. 전.의경제도
    '08.7.4 10:46 AM (211.236.xxx.50)

    꼭 폐지해야합니다.
    우리의 자식들을 이런 현실에 내몰리게 할수없다는 강한 의지가 생깁니다.

  • 7. mimi
    '08.7.4 12:42 PM (61.253.xxx.187)

    몸 조심하세요~~~ 하셨어야 했던거 아닌가싶네요......ㅎㅎㅎ 화이팅입니다.....하고 오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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