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둘 둘데리고 5시 좀 넘어서 출발했어요.
마을버스타고 지하철타고 도착해서 5번 출구로 나왔더니 뭔가 웅성 웅성
어떤분이 통화하시는데 '아까 너무 무서웠어' 막 그러시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시민 2분이 연행되어가셨다고.;
제가 도착한 시간이 6시 30분쯤이었는데 혹시나해서 82님들 계시나싶어
두리번거렸는데 못찾았습니다.
한 남자분이 유모차를 이끌고 초록색 모자에 초록색 운동화를 신고계셔서 혹시??싶었는데
뻘쭘해서 물어보진 못했네요.
들리는 말로 방송차가 전경에게 붙잡혀서 진행이 늦어진다하셨고
7시 한참 넘어서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조용히 다들 기도하시는데 옆에앉은 첫째는 언제가냐를 30초마다 묻고
(애가 체력이 약한데 자꾸 데리고 다녔더니 눈밑에 다크써클이 턱까지 내려왔어요.;
거기다 화장실에서 까만옷을 입고있는 전경을 마주하고와서는 아주 겁에 화~~악 질려서리..)
4살짜리 둘째는 그 조용하고 엄숙한 순간에 "우어~~ 와~~~ 아~~~" ㅠ ㅠ
옆에계시던 분이 사탕 주시고 누구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뒤쪽에서
저희애들 주라시며 건네준 건전지 양초도 그때뿐이었습니다.
참,, 갈때는 참으로 비장한 마음이었는데 애들이 그러니
'헉,,, 나 민폐끼치고있나봐...;;' 그럼서 안절부절을 못했네요.
그러다 '광야에서' 노래 흘러나오고 행진 시작하시려하시길래
도저히 둘 데리고 행진은 힘들어서 근처에서 일하는 남편한테 갔습니다
가서 밥먹고 나오니 10시
울지로쪽으로 향하는데 저기 행진하시는 분들이 보이네요.
얼른 갔더니 이제 막 시청으로 진입하시는 중이었습니다.
다시 아까 얻은 건전지 촛불 키고 전 7살 큰아이 안고
남편은 작은아이안고 가는데 어???? 한 서너사람앞으로 강기갑의원님이 계신거에요~~ >.<
남편한테 "강기갑의원님이다~!!!!" 그럼서 재빨리 걸어갔습니다.
의원님.... 너무너무 마르셨어요... ㅠ ㅠ ㅠㅠㅠㅠ
제가 건강 조심하세요~~ 그러고 악수하고 강기갑의원님이 고개 끄덕이시다가
제가 안고있는 큰아이를 한~~참을 바라보셨습니다.
그 눈빛을 잊을수가없어요. ㅠ ㅠ
마치 하나의 희망을 보신듯한 눈빛, 또 너희가 주인이다~~ 이런 눈빛
얼굴은 너무도 수척하셨지만 그 형형한 눈빛은 정말 제가 이태껏 살아오면서
처음 보는 눈빛이었습니다.
잠시 광장에서 쉬다가 지하철을 탔는데 수녀님 2분과 타게됐어요.
늦었다고 우다다다다다~~ 뛰어들어갔는데 그 노약자석없는 그런 차량이었거든요
저희 아이들 보시더니 사탕도 주시고..
그래서 제가 슬쩍 여쭤봤습니다.
"오늘 너무 감사합니다. 혹시 앞으로도 미사 계획이 있으신지요?
오늘 신부님 수녀님들께서 나서주셔서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찰들도 함부로 진압하지못하고 시민들도 평화적으로 시위를 마칠수있구요."
했더니 "앞으로 매일 미사를 여실 계획이시라고.. >.< 거기서 오는 길이냐며
세례명이 어떻게 되냐시길래
"아하하하;;; 전 신자는 아니구요.. 그냥 ... 남편은 세례명이 있지싶어요.
그치 자갸??"
했더니
뻘쭘해하며 유아세례명은 있는데 ..;;; 허허허허.. ㅡㅡ''
아무튼 오늘 집회는 다녀오면서도 너무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이 싸움은 짧게 갈거 아니고 어차피 길게 봐야한다면
이렇게 신부님 수녀님들께서 나서주셔서 비폭력으로 계속 압박시켜나가야할듯합니다.
이렇게 평화로운 미사가 계속 된다면
티비만 보며 무서워서 못나겠다고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씩 나오지않을까.. 하는 생각 살짝 해봤습니다.
아아,,
애 하나 안고 손잡고 막 이러고 다녔더니 손목이 떨어져나갈거같지만
마음은 너무 편해요.
시간되는대로 또 나갈겁니다.
비록 용기가 없어 신자는 되지못하더라도 말이지요.. ^^;
하지만 너무도 오랫만에 마음의 평화를 찾았어요.
정말 너무너무 좋았어요.
혹시 비도 안오는 날에 애 둘 퍼런 장화신켜서 델고 나온 아짐 보신 분
그게 바로 저랍니다...;
(어? 비올거같다? 했더니 바로 장화신고 나가버린 아이들... ㅡ.ㅡ)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강기갑의원님이랑 악수했어요 >.<
다녀왔습니다 조회수 : 599
작성일 : 2008-06-30 23:33:43
IP : 218.51.xxx.23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승아맘
'08.6.30 11:38 PM (116.39.xxx.142)대단하시네요..짝짝짝
아이데리고 저두 5일날 100만명집회에는 꼭 가렵니다.2. Ashley
'08.6.30 11:39 PM (124.50.xxx.137)너무 좋으셨겠어요..아이들이 크면..꼭 알려주세요..
두고두고 엄마 아빠를 자랑스러워할거예요..
그나저나 전 언제나 강의원님하고 악수한번 해보나요..ㅎㅎ 넘 부러워요..3. *^^*
'08.6.30 11:57 PM (124.49.xxx.69)말씀 잘 하시네요. 저는 직접 강의원님 보면 뗠려서 말도 못할 것 같은데.. 전에 잡지첵 보니까 열살 넘게 차이나는 사모님이 계시고 늦둥이도 있더라구요. 몸은 마르셔도 에너지가 대단한걸 보면 신토불이로 건강을 챙기신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늘 보람된 일 하셨네요.
4. 다녀왔습니다
'08.7.1 12:00 AM (218.51.xxx.237)저 아직 손 안씼었어요... ㅎㅎㅎㅎ ㅋㅋㅋㅋㅋ
5. 저는
'08.7.1 12:19 AM (222.236.xxx.69)강기갑 의원님이 원래 수사였지요.
정치적인 신념도 있지만 종교적인 신념이
버티는 힘이 된다는 걸 느껴요.6. 고은맘
'08.7.1 12:24 AM (121.147.xxx.110)저도 지난 토요일 광주집회에서 민노당 박정숙의원님 뵈었어요 ㅎㅎ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더군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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