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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다녀왔습니다,내내 울었습니다.

소망교회 교인 조회수 : 4,441
작성일 : 2008-06-30 22:37:11
회사에서 일 마치고 부리나케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가방 속에 준비해간 운동화로 갈아신고 (정장에 운동화, 이게 무슨 꼬라지랍니까)
마음속으로 '하나님 우리를 굽어살펴주세요'내내 기도하면서 갔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황당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시청에서 출구를 잘못찾아 덕수궁 앞 출구로 나왔는데
시청앞 광장이 하나도 안 보였습니다.
손에 피켓 드신 분이 길 건너 저 쪽으로 가면 뚫려 있다고 손 신호를 해 주시더군요.
분명 시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무슨 자격으로 저렇게 막아놓았는지
기도 안 차 눈물이 났습니다.

두 번째는 섭섭해서 울었습니다.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없더라구요.
부끄럽지만 6,10일에 한 번 참가한 후 오늘이 두번째인데
시청 앞 광장 뒷편이 한산할 정도로 사람이 없더군요.
군데군데 갈아 엎어놓은 황토흙이 듬성듬성할 정도여서... 누구에겐지 모르는 섭섭함이 들었습니다.
이제 고작 두 번째 참석하면서 이게 왠 투정이람... 하면서도 눈물이 났습니다.

세번째는 미사 시작직전이었습니다.
앞에서 보고싶은 마음에 가장자리를 삥 둘러 맨 앞까지 나갔습니다.
무대설치 중이더군요. 음향차량 빼돌렸다는 얘기는 다녀와서 여기서 들었는데
제가 도착한 시간이 7시였는데 다행인지 아직 시작을 못하고 무대 설치를 하느라고 분주했습니다.
맨 앞이다 보니 기자들이 많았는데,,, 누군가 저를 향해 커다란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황급히 얼굴을 돌리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사내 메일로 매일 동아일보 기사를 보내는 사장님, 빨갱이 새끼들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시아버님 눈에 띄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나쁜 짓 하다가 들킨 10대처럼 얼굴을 돌려버렸습니다.
모멸감때문에 눈물이 났습니다.

네 번째 대성통곡을 ^^ 하게 된건 미사가 시작된 후였습니다.
저 모태신앙 교인입니다.
그것도 온 국민의 지탄이 되고 있는 소망교회에 얼마 전까지 출석했었습니다.
요즘에 마음이 지옥이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신앙이 흔들려서였습니다.
저들이 믿는 주님이 내가 믿는 주님인지,
나의 믿음이 옳은 것이었는지.. 부끄럽지만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저 거기서, 하나님이 지금 이 상황을 안타까워하시고,
아니 어쩌면 이땅의 썩은 기독교인들에게 정신차리라고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인이신 분들.. 마음에 안 드셔도 심한 말씀은 말아주세요 ㅠ.ㅠ 개신교인으로써 너무너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신부님의 말씀.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빛나는 촛불 물결에 감사하고 자랑스럽고
또 이렇게 선량한 국민을 힘들게 하는 그들이 미워서 눈물이 겉잡을 수 없이 났습니다.

시청에서 집이 두시간 거리이고, 아이가 아직 어린데 시부모님이 봐 주시고 계시는지라
미사만 참석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을 돌렸습니다.
오늘 미사는 은혜 그 자체였습니다.
온 우주가 간절히 원하면 하늘이 들어주신다는 말, 오늘부터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아주 긴 싸움이 되겠지만, 앞으로는 울지 않을려고 합니다.
여섯살 난 아들이 어제 뉴스를 보며 우는 저에게 '엄마 울지 마' 하며 꼭 안아주었던 그 기억
그리고 오늘 미사에서 느꼈던 그 마음을 간직하고
앞으로 숙제도 열심히 하고, 주위 사람부터 설득하며 길고 옳은 대열에서 절대 이탈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그 자리를 마련해 주신 신부님 이하 모든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IP : 211.245.xxx.167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냠냠
    '08.6.30 10:38 PM (58.121.xxx.225)

    못가고 방송 보는 분들도 울었어요. ㅜㅜ

  • 2. 저도
    '08.6.30 10:38 PM (125.131.xxx.171)

    네..
    오늘의 미사는..참 따듯했죠?

    이상합니다...

    참 마음이 따듯해 졌습니다...

  • 3. 원글님께도
    '08.6.30 10:39 PM (222.238.xxx.132)

    감사드립니다.

  • 4. ㅡㅡㅡㅡ
    '08.6.30 10:40 PM (222.98.xxx.238)

    님글 읽다가 제가 눈물이 나네요
    가지도 못하고 맨날 글만 보고 열통만 터지고 있었는데..
    너무 부끄럽네요
    자랑스럽습니다

  • 5. 빛도올
    '08.6.30 10:41 PM (121.139.xxx.121)

    저도 미사방송 내내 울었습니다.. 가슴 아픈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를 위해 나서시는 신부님들 을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 6. 주경야컴
    '08.6.30 10:42 PM (203.152.xxx.254)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도록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 오마이뉴스 녹화화면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 흘리고 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다'라는 말에 또 한번 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7. sylvia
    '08.6.30 10:56 PM (85.140.xxx.138)

    너무 먼 곳에 있어 가지는 못하고 님 글을 읽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 8. Ashley
    '08.6.30 11:16 PM (124.50.xxx.137)

    집에서 컴 켜놓고 생중계 보는 저도 내내 울었습니다..
    님글 보는 지금도 눈물납니다..
    60일만에..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은것 같은 저녁이예요..

  • 9. 산내들
    '08.6.30 11:19 PM (124.49.xxx.151)

    모든 종교의 본질은 통하는 거라 믿고 있습니다. 참 몇몇 극소수 몰지각한 기독교인들때문에 선량하고 따뜻한 대다수 기독교인들 덩달아 욕먹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 10. 소망교회
    '08.6.30 11:24 PM (211.236.xxx.50)

    다닌분중에 님같은 분이 있다는게 놀랍네요
    저는 개신교신자들은 다 똑같다고 생각했는데..82님들보면 그렇지 않다는것도 느끼구요
    오늘 미사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누구나의 가슴에 작은촛불을 켠듯합니다.

  • 11. 저는
    '08.6.30 11:45 PM (118.172.xxx.213)

    글만 읽어도 눈물이 납니다.
    멀리 외국에서도 한국 생각하면 바로 글썽합니다. ㅠㅠ
    오랫만에 큰 위로 받고 갑니다.

  • 12. 깜새
    '08.6.30 11:52 PM (121.148.xxx.128)

    님같은 분들의 마음이 모아져서 오늘도 촛불이 켜졌나 봅니다.
    촛불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정부와 조중동문 뿐만 아니라 주변 분들한테서도 상처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가족, 친구, 회사동료등등.. 그런 분들과 부대끼면서 겪는 일상이 어쩌면 전경에게 폭행을 당할 때보다 더 크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힘내게요~ 진실은 밟아도 언젠가는 튀어나온다고 하셨잖아요~ 그 진실이 부디 누군가의 희생없이 빨리 밝혀질 수 있도록....함께 힘내게요~

  • 13. ㅜㅜ
    '08.7.1 1:30 AM (124.49.xxx.5)

    저 모태신앙 교인입니다.
    요즘에 마음이 지옥이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신앙이 흔들려서였습니다.
    저들이 믿는 주님이 내가 믿는 주님인지,
    나의 믿음이 옳은 것이었는지.. 부끄럽지만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제 심정과 너무 똑같은 글입니다..
    저는 최근의 사건들을 통해서 역사관, 가치관 더불어 신앙관마저 변하고 있는 중이라
    아주 열병을 심하게 앓고 있네요.
    어느순간 나도 하나님과 예수님이 아닌 교회와 목사님을 믿고 있던건 아닐까 회개습니다.
    오늘 사제단 성직자들께서 보여주신대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신앙을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아직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것두요..
    모두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14. 조중동폐간
    '08.7.1 2:34 AM (124.49.xxx.204)

    원글님께 감사합니다.. 또 원글님의 마음이 .. 주님의 손으로 치유된 듯해서 .. 그래서 기쁩니다.. 우리 힘내서 가요..
    어떤 분이.. 신부님들은 목숨을 걸고 단식으로써 기도하시는데..
    본인도 하루 한끼를 단식하겠다고 하네요. 저도 그러려구요..

  • 15. 가을비
    '08.7.1 9:21 AM (125.241.xxx.226)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또 눈물이 납니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아이가 어린걸 보니 젊으신 주부 같군요. 386 세대인 저. 눈물로 마음이 정화되어보기 오랫만입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한 끼 단식하고 밥값으로 성금보내려고 합니다.

  • 16. 고맙습니다
    '08.7.1 9:25 AM (61.98.xxx.148)

    참석하지못한 아쉬움에 인터넷 중계를 보며 내내울었습니다, 또다시 새로운 희망을 품어보렵니다

  • 17. jazzncoffee
    '08.7.1 10:35 AM (128.134.xxx.240)

    저도 참석했습니다...
    촛불을 들 수 밖에 없는 국민의 뜻을 너무나 잘 대변해 주셔서 눈물이 나오더군요...ㅠ.ㅠ

  • 18. 좋은소식
    '08.7.1 10:45 AM (211.58.xxx.217)

    저도 작으나마 성금을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 19. 마음이
    '08.7.1 11:23 AM (117.123.xxx.113)

    울컥해서 미사중계 보다못보다 그랬네요..ㅠㅠ
    사실....몇년째 냉담중인데...문득.나도 저 미사에 갔어야 하는데..하는 후회도 되었네요.
    가게라서 훌쩍거리지도 못하고 목까지 메여오는걸 겨우 참았지요..
    정말 평화로운중에도 힘있는 미사였어요..다녀오신 분들..고생하셨구요..감사합니다!

  • 20. ...
    '08.7.1 11:45 AM (61.247.xxx.34)

    눈물이 나네요....

  • 21. 오늘
    '08.7.1 12:04 PM (211.236.xxx.50)

    오마이뉴스에서 중계방송보면서 얼마나울었는지. 눈탱이 밤탱이됐네요
    많은 이들의 가슴에 촛불과, 행복과,위로를 주신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참석해주신 두분의 스님~~
    감사합니다.
    더욱더 바른사람이 되겠습니다~

  • 22. 천사엄마
    '08.7.1 12:12 PM (211.54.xxx.110)

    또 눈물이 나네요.. 어제 제 딸아이와 갔는데
    신부님과 수녀님들 넘 사랑해요..

  • 23. 감사
    '08.7.1 12:51 PM (210.205.xxx.195)

    어제 미사 소식은 기사만 봤습니다. 다른 일이 있어서 인터넷 방송도 못봤습니다. 그런데, 기사 일부만 보고도 울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뚫리고 분노한 마음이 사그라지고, 오랜만에 정말 평온한 맘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자꾸 눈물이 납니다.
    아무렇지 않게 직장 다니고 있었지만, 그 동안 촛불이 탄압받는 동안 맘 고생이 심했나 봅니다. 자칭 우리가 배후라고 하면서 뒤에서 응원하고 후원하고 있었는데, 남편하고 둘이서 이제는 우리 같은 배후가 나서야 하지 않냐 하면서 답답한 마음, 성난 마음 누르며 살고 있었는데, 어제 미사는 뭐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남편한테 성당가겠다고 하니, 성당도 다 같은 성당이 아니라고 하면서, 공연히 잘못 가면 상처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어느 성당 가야 이렇게 좋은 말씀 계속 듣고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요?

  • 24. ..
    '08.7.1 2:27 PM (211.245.xxx.46)

    한달 전부터 가족들이 저녁에 돌아가며 나라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읍니다. 릴레이 기도이지요, 여기에는 우리 다섯 식구 모두 하루씩 돌아가며 순번제입니다. 그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제는 저 아침 기도 시간에 정말 통곡했습니다. ..

    매일 아침마다 눈물이 제 양식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 집단과 개인 이기주의에 빠져 살아온 우리 한 시절의 결과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저는 항상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어려운 때를 어찌들 견디었을까.. 백년을 전쟁을 했는데 나라를 잃지 않은 프랑스.. 몽고에 항전했던, 고려, 소련에 대항했던 아프가니스탄등등 헤아릴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들의 마음이 헤아려 집니다..

    아침에 펴들은 신문.. 구국미사.. 그리고 오늘 또 신문.. 여러분들의 글들.. 오늘은 정말 외롭지 않았었습니다. 여러분.. 세계대전이 5년동안이었습니다. 우리 이제 석달입니다. 힘을 잃지 맙시다, 다시들 서로를 격려하고 맡은 바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시다..

    그래도 눈물이 비오듯 흐릅니다.. 손지연님이 많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과 소중한 분들도 생각납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모든 분들..

    소망을 포기하지 마세요..

  • 25. ..님
    '08.7.1 2:54 PM (125.252.xxx.97)

    저를 울리시네요...

  • 26. 저도 ...
    '08.7.1 2:59 PM (220.3.xxx.185)

    너무나너무나 먼곳이여서 가보지못해죄송합니다
    눈물이 자꾸나서 어찌해야할지 모르겟어요...다들 너무 수고하시고 좋은일하시는거같아 감사드립니다 저도 여기서라도 성당나가서 꼭 기도할께요....

  • 27. 기독교인
    '08.7.1 5:29 PM (211.253.xxx.34)

    우리가 믿는건..
    교회도 아니고..
    목사도 아니고..
    교인들도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는거죠
    그래야 명박이같은 사람이 나와도 믿음에 흔들림이 없는거겠죠..
    명박이같은 쭉정이같은 교인때문에 님같은 알곡이 신앙을 포기하면 안되시죠..
    힘내세요.. !!!

  • 28. ...
    '08.7.1 5:47 PM (219.240.xxx.237)

    저도 모태신앙이예요...저도 님과 같은 심정이네요...
    저역시 신앙이 흔들리는 거 같아서 요즘 매우 괴롭습니다...
    주변에 기독교인으로서 정말 창피하고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네요..
    글 읽으면서 마음아파하다 몇 글자 적습니다...

  • 29. 아침에
    '08.7.1 6:48 PM (121.176.xxx.168)

    인터넷 미사보면서 울었어요.
    슬퍼서 운것 보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희망을 느끼며 울었습니다.
    신부님과 촛불시민들에게 크게 감사합니다.

  • 30. 지금도
    '08.7.1 8:08 PM (118.37.xxx.26)

    원글보고 댓글보고
    또 눈물이 나네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 31. anne2
    '08.7.1 8:38 PM (125.178.xxx.24)

    저도 어제 칼라tv로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요...
    낯선 시장바닥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아이가
    부모를 만났건 같은 심정이라 할까요.
    5일날엔 많은 분들 뵈었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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