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토요일 시청앞과 어제 일요일 종각 앞 촛불집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저의 본업이 비디오 촬영이라 시위참여 보다는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한 공권력의 불법, 횡포를 감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겨 작은 다큐라도 만들면 좋겠지요.
언론보도로 확인하셨겠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집회상황은 확연히 다릅니다.
토요일이 스크럼찬 전경차들 앞에서의 시위로 살수차와 소화기가 동원되고
무자비한 전경들의 폭력과 이에 맛전 시위대의 방어적인 폭력이 주를 이루었지만
일요일은 대책위와 같은 중심적인 리더 없는 게릴라식 시위였습니다.
(밤늦게 대책위 방송차가 왔지만....마포대교 근처에서 경찰들한테 잡혀 그동안 오지 못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덕분에 일요일은 연행된 분들은 많았지만 전날 같이 다친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일요일과 같은 게릴라식 시위가 비폭력시위를 조성하기에도 좋은 환경이고
장기적으로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게릴라식 시위는 단점이 있습니다.
어제도 단점이 노출되었는데
8-90년대 시위는 조직화된 운동권들의 시위여서 게릴라식 시위라 하더라도
하층단위별로 리더들이 시위자들을 잘 조직화하여 여러 장소에서 거리시위를 추동할 수 있었으나
촛불집회의 시위는 리더가 없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구조라 경찰들이 토끼몰이식으로 해산시키면
쉽게 분산되어 인도로 올라가 버립니다.
장점도 있기는 하죠. 시위대와 일반시민의 구분이 없어 인도로 올라간 시위자를 연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어제 전경들과 경찰지휘자들이 발에 땀나도록 뛰며 우왕자왕하는 모습을 보며 게릴라식 시위을 제대로 한다면
서울광장을 원천봉쇄하더라도 얼마든지 시위현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게릴식 시위는 시위장소가 막혔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방식이지 시위방법의 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힘을 단합시키고 여론조성을 위해서는 한곳에 모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낙원상가 쪽에서 도로를 점거한 일부 시위대가 점차 종각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면서
3000여명의 시위대가 합세하는 것으로 게릴라식 시위의 한계를 넘어선 시위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릴라식 시위를 원천봉쇄할 수 없다는 걸 경찰도 알고 더이상 거리시위자를 막지 않더군요.
게릴라식 시위가 여러장소에서 교통혼란을 일으키게 하기 때문에 경찰도 시위자를 한곳으로 모이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노회찬 전의원이 먼저 앞자리에 않고 민주당 의원들이 나중에 합세해서 시위대를 보호(?)했었는데
시위대 해산 경고방송이 여러 번 있고나서 12시 20분경에 시위대를 전경들이 해산시켰는데
그때의 상황이 좀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의문시 되기도 합니다.
시위대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의원들이 연좌시위를 했는데 해산명령이 떨어지자
엄청난 전경들의 기세에 눌려 시위대들은 제대로 저항 못해 보고 인도로 올라가 버렸고
정작 의원들과 몇분의 시민들 그리고 기자들만 차도 가운데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몇분이 흘러 차도 가운데 그들만의 작은섬을 두고 일반 차량이 양쪽으로 다니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시위대는 너무 쉽게 자리를 떴고 보호해주려는 의원들이 자기들만의 연좌시위를 벌이는 상황이
이럴 수밖에 없었나 하는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폭력으로 흐르지 않는 시위로 좋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공권력에 무력하게 해산되는 모습을 보고 이런 방식의 시위가 힘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제 너무나도 많은 피를 흘려 한 걸음 쉬고 간다고 좋게 볼 수도 있지만
비폭력은 무저항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자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시위는 하지 않고 비디오로 전경들의 폭력을 감시하지만 이것도 두려운 일입니다.
전경들 가까이에 계속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제가 그들의 폭력에 맞은 적은 없지만
기자 팔띠를 두른 사람들에게도 폭력을 휘두르는 마당에 저같은
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요.
전경들을 촬영하면 당신 기자냐 하고 자주 묻습니다.
아니라 하면 촬영하지 말라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잠시 움츠러들기도 하는데
기자나 저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익(공권력의 불법감시)을 위한 목적의 촬영으로 기자의 행위나 저나
똑같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제와 어제 시위에 참여하신 분들 그리고 멀리서나마 응원하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옛날에는 가열찬 투쟁을 합시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는데 시대가 변했으니 이렇게 힘을 모으죠.
"우리 다치지않게 신명나게 촛불을 들고 놀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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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어제 시위에 참여한 소감(게릴라식시위?)
오래된미래 조회수 : 309
작성일 : 2008-06-30 14:13:42
IP : 221.165.xxx.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6.30 4:03 PM (211.216.xxx.143)고생하셨어요~~~!! 놀아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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