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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에게 들은 말..

무시 조회수 : 992
작성일 : 2008-06-25 00:16:39
제가 월,화 저녁이면 ocn에서 하는 "하우스"라는 드라마를 꼭 보는데요..

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냉소적이고 괴팍한 어느 의사 이야기이지요..

괴팍하기는 하나 의사라서 그런지.. 암튼 상황상황에서 머리는 좀 좋아보여요..



오늘도 그걸 보며 제가 한 말..

"우리 00이도 저렇게 머리가 좋았으면 좋겠다.."

100일된 딸이 있거든요..

그러자 남편님...

"(머뭇거리며) 넌 어렸을때 머리 좋았어?"



자랑은 아니구요.. 자랑거리도 될수 없겠지만..

4년내 장학금 받으면서 대학 나오고, 직장생활 억세게 힘들었어도 못났다 소리 안들으며 잘 헤쳐 왔습지요..

각종 자격증도 필기실기 한번도 떨어져 본 적 없이 붙고..

정공이 컴퓨터라 컴터 수리나 뭐 그런거도 잘 하고.. 지금은 안 하지만 홈페이지 만들거나 뭐 그런것도 썩 잘했습지요..



암튼.. 신랑이 그리 물어보니..

"당연 어렸을 땐 그랬지.. 근데 결혼하고 나니 좀 멍청해진것 같아.."(결혼 3년차.. 직장에도 다님..)

"맞아.. 가끔 보면 어떻게 저리 멍청할수 있나 싶어" - 신랑



-0-

"내가 멍청해 보였어?"

"웅 가끔...(여기서 아차.. 하고는 상황을 막 수습하려고함...)"



충격이었어요..

제 생각에도 결혼하고 나니, 가장 큰일이 밥해먹는 일이랑 청소등 살림하는 일이었는데..

당연히 음식은 잘되었나 등등 오로지 냄비나 들여다보고 청소 잘되었나 그런거나 신경쓰고..

저 자신에겐 무관심 하긴 했답니다..

뭐랄까.. 갈수록 생각도 좁아지고, 양말에 때 잘 지워졌는지, 아가 응가상태나 양이 어떤지..(육아를 무시하는 건 아니구요,..) 그런 것만 신경쓰고..

보고서를 써도 예전엔 좋은 문장으로 잘 작성했는데, 이젠 제가 나중에 읽어봐도 뭔 말인지 모르겠고..

문장만 장황하고..



정말 바보가 되어가나 봅니다..

그래서 그랬나..

언제부턴가, 신랑이 절 좀 무시하기시작했어요..

예전처럼 제 의견 묻지도 않고, 내가 뭔가 좀 하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 하고..

밥이나 잘하라 하고.. ㅜㅜ..



신랑에게 그랬어요..

화도 안나고, 아 그렇구나.. 오히려 냉정해 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동안 나를 무시했었던 거구나..=_=.."

"내가 언제~"

"아니, 무시했었어.. 그랬잖아.." - 화내는 어투는 아니구요.. 그냥 담담했어요..

"------- (아무말 못함..)"



좀 충격입니다..

지금 육아휴직중인데, 그냥 있다보면 하루하루가 물처럼 지나갑니다..

이제부턴 정신차리고 살아야 남편한테 무시 안 당하고 살겠네요...
IP : 211.53.xxx.1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6.25 12:21 AM (79.186.xxx.230)

    님 때문에 로긴합니다. ^^;;
    울 신랑, 어릴때 천재 소리 들으면서 컸고 지금도 고향가면 소식 묻는 사람들 있다고 합니다. ^^;; 일하는거 보면 - 사람들 평판도 너무 좋구요.
    그런데 집에 오면, 제가 보기엔 완전히 아닙니다 입니다. ㅎㅎ
    꼭 뭔가 말도 그렇고 하나는 빼먹고 일처리를 하는 등 실수(?)를 해서 저한테 쫑크 먹습니다.
    "당신 나가서는 그렇게 일 잘하고 하는데 왜 나한텐 혼만 나는거야?" 하고 가끔 물을 정도입니다. 집에 오면 편해서(?) 그렇다나요. ^^;;
    너무 우울해(?) 하지 마세요. ^^:;

  • 2. 알루
    '08.6.25 12:29 AM (122.46.xxx.124)

    저도 휴직 중인데요. 정말 어휘산출능력이 너무 떨어졌어요.
    맨날 애들이랑 동화책 읽기 정도만 하고, 맞장구치며 놀아주는 말만 반복하다보니까
    제 나이 또래 성인들과 일상을 벗어난 대화를 할 때면 매번 좌절해요.
    그래도 한 때는 반짝반짝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아니까 남편이 별로 무시는 안해서
    복직하는 날만 기다리며 산답니다. (복직하면 정말 무시당할까 걱정이 되긴 좀 되지만요.ㅠㅠ)

  • 3. 저도
    '08.6.25 12:40 AM (218.50.xxx.39)

    초등학교에서 아이들만 상대하다보면 어른들과의 대화에서(교단에 계신분 제외) 아 제가 시야가 좁다고 느낄때가 있습니다.

  • 4. *^^*
    '08.6.25 8:58 AM (121.146.xxx.169)

    내가 아는 아무개씨.
    무척이나 이성적이고 일처리 확실하게 합니다.
    그래도 가끔씩 보면 어찌 저리 말 안통하나 싶어요.
    누구나 일장일단 있습니다.
    신랑이 말 실수 한거예요.
    너무 개념치 마세요.

    너무 섬세한 분 가끔 남을 피곤하게도 합니다.
    (역시 님 말고 제가 아는 다른 아무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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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원글니ㅣㅁ 바보바보
    '08.6.25 9:19 AM (125.178.xxx.15)

    아니, 그렇게 당하시다니!
    그럴땐
    응, 다행이네 가끔 이라니,
    난, 당신이 수시로 그랬는데...
    앞으로 당하지 마세요
    제가 불쾌해요
    오히려 집에 있으면 더 똑똑해져야죠
    많은 정보 많은 독서 아침마다 티비에서 쏟아지는 반짝정보도
    가려서 가지는게 능력이죠
    오히려 직장 다니면 시야가 더 좁아지는거 아닌가요
    엄마들 모임에서 직장다니시는 분들보면
    오히려 사회문제에서 좀 막히는게 있더라구요
    이번 소문제만 하더라도
    보통 남자들의 시각인 조중동에서 못벗어난경우도 많구요
    정치 시사 경제등 대화가 오히려 짧아져요
    저도 오히려 집에 있으면서 정보가 더 많아 지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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