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올해 6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태어나면서 병이 있어서 아내도 같이 일을 하느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자주 봐주십니다.
친가나 외가나 한결같이 딴나라를 지지하시는 이 땅의 평범한 어른들이십니다.
특히 아이가 외할아버지를 잘 따릅니다.
딴나라를 지지하시는 외할아버지 무릎팍에 앉아
거의 매일 조선일보를 애독해 온 녀석인데...
딱 한 번 촛불집회에 같이 갔었습니다.
지난 달에 경찰들이 하도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팬다길래
예전에 활동하던 디카 동호회 후배와 함께 사진찍으러 다니기 시작하면서
어지간하면 아이를 대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단 한 번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비로서 누구를 지지하며 어느편을 들고 있는지 말해본적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는 6년동안 애독해 온 조선일보와
그토록 좋아하는 외할아버지께서 지지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저보다 더 싫어합니다... -_-;;;
실제 상황입니다.
두 번도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모였었던 날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옆에서 시시콜콜히 부연 설명 한적도 없습니다.
그저 딱 한 번 제 눈으로 현장을 직접 보고...
다음날 아침 식사 하면서 기도를 하는데...
'... 하나님 아버지, 이명박 대통령을 혼내주세요...' -_-;;;
그 누구도 이 아이를 선동한 적 없습니다.
다만, 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께는 그런 말 하지 말라고만 얘기 했습니다.
왜그러냐는 아이의 질문에 그저...
'그분들 상처 받으실지 모르니까...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얘기해보자...' 했습니다.
아비로서 자식에게 부끄럽기도 합니다.
또한 자식의 용기가 부럽기도 합니다.
진실이란,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것이라고 이 아이에게 배운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동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저는 오늘 아이와 함께 갑니다.
장마철이라고 대통령께서 좀 나른해 지실까봐 깨우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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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이면 족합니다.
버디 조회수 : 430
작성일 : 2008-06-22 08:00:17
IP : 58.121.xxx.16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6.22 9:29 AM (116.39.xxx.81)진실이란 구구절절 이야기 할 필요 없이 보고 느끼는 거라 생각됩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아이는 세상을 그대로 투영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힘내세요.
할머니,할아버지.. 께서도 손주에 입에 그런 미친소가 들어가는거 원치 않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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