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동아일보 수십년간 독자였다가 경향신문으로 바꾼지 7~8년은 되어가는 중년이다.
동아일보 수십년 독자라는 것은, 동아일보 배달소년 시절 배달하고 남은 신문 집에 가져와서 읽었을 때 부터 시작했으니 수십년은 맞겠다.
(물론 4컷짜리 만화 이상은 넘어가지 않았지만..)
동아일보 광고탄압도 보았다.
장가가고 머리가 굵어지고 난 후,
내가 생각하던 사태와 다른 방향으로 동아일보에 기사화되어 나온다는 생각이 들자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집사람과 함께 신문을 바꾸기 위해 신문을 나열해 보았다.
조.중.동은 당연히 제외였고,
한겨레는 그때 생각으로 너무 강성. 외곬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신문지면도 적어서
제외했다. 결론은 경향.
아파트 우리 Line 48세대 중에 경향 신문 보는 사람은 우리집이 유일했다.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기다리면 엘레베이터가 쉬는 소리 없이 곧장 우리 집으로 올라오고
신문 '툭' 던지는 소리가 나고 나면 다시 엘레베이터가 곧장 1층으로 내려가는 소리가 났다.
(나이가 드니 아침 잠이 많이 줄어들더라..)
동아에서 경향으로 바꾸니 신문면수가 적어, 뭔가 부족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까이 것 며칠 지나니 그것도 익숙해 졌다.
7~8년 전, 회사에 있으면 신문구독 권유가 각 신문사끼리 가열차게 진행되었다.
구독을 권유하던 사람들이 들고 다니던 신문은 오로지 조.선계열이었다.
"집에서 경향신문보고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필요없다.."고 하면
'그런 신문도 보냐..'투의 눈초리라니..
오늘 아침.
신문구독을 권하는 아저씨가 사무실에 왔다.
한 손에 신문들고, 한손에 주방용기 박스 하나 든 것을 보니 '신문구독 권유'라는게
훤히 읽혔다.
이 아저씨의 첫 마디가
"사장님! 경.향.신.문 한 부 보이소~" 였다. ????!!!!!!
조.선도 아니고, 경.향.신.문????!!!
아니.. 이 보수색 강한 경상도 지방 중소도시에까지 경향신문 구독을 먼저 권유할 정도로
판세가 바뀌었단 말인가?
며칠 사이, 우리 아파트에 울리는 경향배달아줌마의 엘리베이터 소리가 몇 개층 이상에서 섰다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더라니.
"우리 집에 경향신문 봅니더.." 라는 말 한마디에
구독 권유아저씨가 깨갱 꼬리를 접는게 눈에 보였다.
"아저씨 욕 봅니더.. 요새 조.선일보 안 팔리지예?"라고 살짝 염장을 질러주는 센스.
"마~ 죽겄심니더.. " 이러고 갔다.
대단하다!
아~ 이렇게도 세상을 바꿀 수가 있는거구나..
개미도 뭉치면 공룡을 잡아 잡수시고,
뼈를 곱게 발라내어 공룡박물관에 진열해 놓으실 수도 있는거구나.
7~8년 전의 '이게 아닌데..' 느끼던 감각이
어째 돈 버는데는 머리가 안 돌아가는지 억울해 죽겠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으ㅎㅎㅎㅎ~ "사장님 경향신문 구독.." (아고라펌)
조중동박멸 조회수 : 657
작성일 : 2008-06-12 13:21:22
IP : 203.250.xxx.4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ㅡㅡ;;
'08.6.12 1:35 PM (118.45.xxx.153)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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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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