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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퇴진]뉴라이트를 한번에 보내버린 할아버지와 손자 ..펌 아고라>>>

홍이 조회수 : 978
작성일 : 2008-06-12 09:37:25
어제 촛불시위에 나갔었습니다.



한열사 분들이랑 같이 행동할까 하다가.... 그냥 같이간 친구들이랑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ㅎ



시청 쪽에서 태평로를 걸어 남대문 쪽으로 가고 있는데, 좀 한적하긴 해도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더라구요.



그런데 왠 아저씨 한 분과 아줌마 한분, 그리고 또 다른 아저씨 한 두분 정도가 같이 무언가 깃발을 흔들며 슬슬 사람들을 구경하듯이 지나가는데



깃발을 보니까 '거짓의 촛불을 끄자' 뭐 이딴거.... 뭐하는 인간인지 딱 알았죠.



그런데 술을 마신 듯 얼굴이 좀 벌건 아저씨가 일행과 뭐라뭐라 얘기를 하다가 삼삼오오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뭔가를 말하더군요.



언뜻 들었더니 '미국이 우리나라를 위해서 몇명이 죽었는지 알아요' 뭐 이런 식이었음....-_-;;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비걸지 마시고 그냥 가던 길 가세요" 하면서 개무시 모드로 일관하니까



이 아저씨 좀 열받았음....ㅋ 그러더니 앞쪽에 서서 일행과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던 하얀 점퍼를 입은 학생에게 다가가더라구요.



딱 보니 전형적인 대학생인데.... 머리는 좀 짧았고 안경을 썼는데 공부 잘 할 것 같아 보이는 훈남 인상이길래, 오 저 학생이랑 붙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ㅋㅋ



역시 아저씨가 그 학생한테 물어보는건 "미국이 육이오 때 우리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목숨을 바쳤는지 알아요?" 였음.



그럼 이제부터 그 학생과 아저씨의 대화를 대충 기억나는 선에서 좀 적어볼게요. ㅎ



아저씨:

미국이 육이오 때 우리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목숨을 바쳤는지 알아요?



학생:

예, 알죠. 5만 명 이상이 한국전에서 죽거나 부상당하셨습니다.



아저씨:

그런데 왜 미국을 반대하는 거에요?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켜줬는데 이런 배은망덕이 다 있어요?



학생:

저도 그렇고 여기 모인 사람들도, 미국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미국산 소고기를 반대할 뿐이에요.

한국전 때 수많은 목숨을 바쳐가며 공산화를 막아줬고, 막대한 경제지원을 통해서 한국을 부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해선 저도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하지만 미국이 좋다고 해서 미국에서 병균 옮은 쇠고기까지 받아먹을 순 없잖아요.

미국은 고마운데 미국산 소고기는 전혀 안 고마울 뿐이에요.



아저씨:

그런데 왜 대통령을 반대하는 거야? 이명박 이명박 이렇게 대통령을 함부로 부르면서.



학생:

노무현 대통령 때 어르신은 '노무현이가~' 이렇게 부르시지 않으셨어요? 노무현 욕하고 빨갱이라고 말 함부로 하시지 않으셨어요?



옆에 있던 아줌마 거듬:

에이, 그렇다고 그렇게 불렀다고 해서 그 복수심 비슷한 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안 되는거지....



학생:

복수심이 아니고 자신을 되돌아 보시라는 말씀이에요.



옆에 있던 또 다른 아저씨 끼어듬:

학생 투표는 했어?



학생:

네. 제작년에 지방선거 때도 투표했구요, 이번에 대선도 투표했구요, 총선에도 투표했어요.

대선 때는 문국현씨 찍었구요 총선 때는 민주당 후보 찍고 진보신당 찍었습니다.

지방선거 할 때는 인천시장으로 한나라당 안상수 시장 찍었거든요? 일 잘하고 사람 괜찮고 깨끗해서 당에 상관없이 한표 줬어요.



끼어든 아저씨, 시장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 찍었다니까 찍소리 못하고 바로 버로우....;;



아저씨:

그런데 이명박은 왜 물러나라는 거야? 뭘 제대로 알고 반대하는 거야? 왜 물러나야 하는건데?



학생:

제가 하나하나 짚어드릴게요. 먼저 미국산 쇠고기를 무제한 수입한거, 국민 80%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운하 몰래 밀어붙인 거, 수돗물 민영화, 한전 민영화, 철도공사 민영화,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추진, 대책없이 자르고 보는 무조건적인 공무원 감축, 공교육 자율화 한답시고 공교육 개판만들고 사교육 시장만 키워준 거....



아저씨 말 끊고 소리 버럭:

그럼 이명박 물러나면 어떻게 할건데? 대책이 있어?



학생: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탄핵했잖아요. 그땐 대책 없이 탄핵했나요? 정치인들이 알아서 잘 하겠죠.



아저씨 완전 열받음 ㅋㅋ:

그럼 또 선거를 해야한단 말야?



학생:

또 뽑아야 한다면 또 뽑아야겠죠. 이번엔 제대로 된 사람으로.



아저씨 완전 열폭모드 ㅋㅋ:

근데 왜 미국을 반대해!! 니들이 목숨걸고 나라 지켜봤어?



학생:

아직까진 목숨을 걸진 않았지만 이제 군대가면 목숨을 걸어야 하겠네요.



아저씨 얼굴 시뻘개짐:

야! 나 집에가면 너만한 손자있어! 이게 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야!



학생:

저도 집에 가면 어르신 연배 되는 할아버님 계십니다. 그런데 저희 할아버님 께선 이렇게 막되먹진 않으셨어요.



아저씨 대폭발 ㅋㅋ:

젊은 것들이 전쟁을 겪어보지 않아서 뭘 몰라! 니들이 전쟁 나가보고도 이런소리 할수 있을거 같아?



학생 말 끊고: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공무원으로 계시다가 전쟁 터지는 바람에 카빈총 하나 달랑 메고 전투 나가셨다가 부상을 입으셨거든요? 그래서 국가유공자 이신데, 지금 여기 시위에 나와 계세요.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할아버지, 슬그머니 앞으로:

이거 국가유공자 모자랑 훈장 보이죠? 국가유공자 증서도 보여드려요?



아저씨, 그리고 아줌마 등 일행, 순간 침묵....



학생 마지막 결정타:

아, 그리고 어르신. 말씀 하시는 건 좋은데 술을 자시고 이렇게 하시면 젊은 사람들 보기에 안 좋죠. 손자뻘 되는 아래것들에게 이게 무슨 추태이십니까. 저와 좀 더 진지하게 말씀을 나눠보시고 싶으시다면, 내일 술 깨시고 맑은 기분으로 하시죠. 연락처 하나 드릴까요?







아줌마, 아저씨 팔 잡아끌고 감. 아저씨 못 이기듯이 끌려감....ㅋㅋ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아저씨 도망가니까 박수치고 환호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ㅋ



구경하던 아저씨나 아줌마들은 학생 장하다고, 참 똑똑하다고 어깨 두드려 주시고....ㅎ



학생 손을 잡고 옆에 서 있던 할아버지, 양복 빼 입으시고 국가유공자 모자 쓰시고 가슴엔 훈장 달고 나오셨는데....



등에 걸고 있는 피켓 조끼(?)가 압권이었음. ㅋ



'너같은 놈이 말아먹으라고 목숨바쳐 지킨 나라가 아니다! - 6.25 참전 국가유공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생은 우드락 피켓을 들고 있었는데, 한 손엔 성경책을 들고 있었음.



앞쪽에 써 있는 멘트는



'주여 이 새끼를 구원해 주시옵소서'('새끼' 옆에 명박이 얼굴....ㅋㅋ)



뒤쪽에 써 있는 멘트는



'명박아! 너때문에 쪽팔려서 교회 다닌다는 말 못한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를 집어 두고와서 못 찍었어요....ㅋㅋ



근데 정말 통쾌했음. ㅎㅎ



아저씨는 막 흥분해서 얼굴이 시뻘개지고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학생은 시종일관 차분하게, 예의 지키는 것 같으면서도 또박또박 할 말 다 하고.... 웃으면서....ㅋ



나중에 무슨 기자 같은 사람이 와서 취재하는 것 같았는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ㅎ



그나저나 그 아저씨 불쌍해서 어떡하냐.... 괜히 시비 걸었다가 완전 캐버로우....ㅋㅋ




**아참; 이건 제가 쓴게 아니구 레테까페분이 쓰신거 퍼온거랍니다

   보고 완전 감동먹어서 혼자보기 아까워서요 ^^;;

  저도 기독교인인데 피켓에 저 학생같이 쓰고나갈랍니다 이제. ㅋㅋ

10663아기비단털쥐님의 다른글보기  
IP : 219.255.xxx.59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8.6.12 9:41 AM (125.186.xxx.132)

    아 사진보고싶었는데 ㅋㅋ어딘가에 돌거같아요 ㅋㅋ

  • 2. 하하~
    '08.6.12 9:43 AM (221.165.xxx.204)

    배꼽 빠지는줄 알았습니다..
    가슴이 좀 시원하네요^^

  • 3. 속이 션~
    '08.6.12 9:50 AM (59.22.xxx.34)

    갑갑하던 속이 후련해지네요.
    뉘집 자식인지 정말 잘 키웠네요.
    할아버지를 보니 가풍있는 집안 같아요. ^^
    똑똑한 손주를 둔 할아버지는 얼마나 뿌듯하셨을까.

  • 4. 넘넘
    '08.6.12 9:57 AM (220.120.xxx.193)

    멋집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

  • 5. ..
    '08.6.12 9:58 AM (124.170.xxx.32)

    근데 저만 이리 느끼는 건가요? 왜 이 쪽 지지자들은 하나같이 하는 행동이 무식하고 경망스럽고 폭력적이고 천박하나요? 하다못해 이 자유게시판에 글쓰는 사람들도, 글만으로도 무례하고 남을 깔아뭉개면서 쾌감을 느끼는 듯 하구요. 이 글 읽으니 술취해서 대놓고 시비걸며 상소리 하는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네요. 어디서 많이 본 아저씨들 모습.. ㅡㅡ;;

  • 6. ..
    '08.6.12 9:59 AM (211.108.xxx.251)

    정말 대견합니다.
    우리 아들도 저렇게 커야 할텐데...

  • 7. 울컥
    '08.6.12 10:09 AM (210.99.xxx.34)

    '너같은 놈이 말아먹으라고 목숨바쳐 지킨 나라가 아니다! - 6.25 참전 국가유공자'

    외할버지도 짱
    외손주도 짱



    우리 친정 옆집 할머니가
    저희 친정에 현수막 걸려구 제 동생들이랑 조카랑 서성대고 있으니 다가와서는

    김대중이와 노무현이 뒤에서 조종을 하고
    지금 서울에는 김정일이 돈이 얼마나 들어와있는지 모른다


    돈 풀어서 우리가 촛불집회하는 걸로 생각하시는듯


    -_-

    여긴 대구구요
    저는 공무원이구
    제 동생은 학교 선생님
    다른 동생은 교육행정 공무원인데

    셋다 그냥 입 다물어버렸어요


    이 학생처럼 또박또박 설명해드리고 이해시킬수있는 능력이 없음이 한 스럽습니다 ㅜㅜ

  • 8. ,,
    '08.6.12 10:20 AM (121.131.xxx.43)

    아름다운 청년, 아름다운 할아버님이시네요.. 찡합니다..

  • 9. bb
    '08.6.12 10:26 AM (211.63.xxx.6)

    삼실에서 읽다가 할아버지의 말씀 '너같은 놈이 말아먹으라고 목숨바쳐 지킨 나라가 아니다'
    울컥 눈물나서 혼났습니다. 진짜 속상해요 ㅜㅜ

  • 10. 진짜 짱이네요
    '08.6.12 10:30 AM (211.197.xxx.216)

    그 학생 정말 똑떨어졌네요. 조근조근 논리적.
    크게 될 인물인거 같아요.

    '주여 이 새끼를 구원해 주시옵소서
    '명박아! 너때문에 쪽팔려서 교회 다닌다는 말 못한다!'

    명언이네요.

  • 11. ㅎㅎ
    '08.6.12 10:46 AM (116.125.xxx.195)

    속이 시원하네요^^

  • 12. 저도
    '08.6.12 11:48 AM (163.152.xxx.46)

    '너같은 놈이 말아먹으라고 목숨바쳐 지킨 나라가 아니다! - 6.25 참전 국가유공자'...
    이부분 읽으면서 눈물나서 혼났어요.

  • 13. 저도
    '08.6.12 12:02 PM (119.197.xxx.162)

    '너같은 놈이 말아먹으라고 목숨바쳐 지킨 나라가 아니다! - 6.25 참전 국가유공자'...
    에서 눈물이 핑 돕니다....

  • 14. ㅡㅡ;;
    '08.6.12 2:27 PM (118.45.xxx.153)

    뉘집 손주인지 정말 잘 키우셨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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