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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앞에서 펑펑 울었어요..

시련 조회수 : 2,843
작성일 : 2008-06-12 09:26:32
나라도 뒤숭숭한데..
제 마음도   아프네요.

몇일전. 3년 간 사귀던 남자와 이별을 했어요.
너무나 슬퍼하던 제게 엄마가
저 퇴근할때쯤 집앞에서 저녁을 먹자고 하더라구요.
밖에서 외식하는거 돈아깝다고 정말 싫어하시는 엄마인데 저때문에 신경이 쓰이셨나봐요.

잘먹히지 않는 음식들을 간신히 먹고 있는데.
슬픈대로 슬퍼하라고, 억지로 괜찮은척하라는 말은 안하겠다고
그런데 절대 걱정할 필요 없는건..지금 끝난 사랑이 절대 마지막이 아닐것이라고.
아마도, 제가 제 나이와, 이것저것 상황때문에 더 힘들어하는걸 아셨을꺼에요.

제가 만나던 사람은 저희 엄마도 좋아하셨고,
여러모로 다 마음에 든다고 하셨고
잘되서 결혼도 했으면 좋겠다며 아주 흡족해 하셨는데..

그래서 이렇게 되버린게 엄마한테도 조금은 미안했었는데.
그마음을 아셨는지.

엄마는 하나도 안아깝다고 다른 열가지 조건 좋아도
널 두고 가버렸으면. 그게 가장 큰 결점이고 안좋은 조건이라고,
아무리 힘들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기 여자는 지켜야하고
지킬수 있는 남자를 만나야한다고,
오히려 지금이라도 이렇게 된게 다행이라고 하셨어요.

밥먹다가 바보같이 엄마 앞에서 펑펑 울어버렸네요 ㅠㅠ
아직은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요.
정말..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내가 잘못해서 괜찮은 사람..나에게서 떠나게 만든건 아닌지..
영영 못잊게 되면 어쩌나..
다 큰딸 마음쓰이게 해드려 엄마한테도 너무 죄송하고.
얼른 마음을 잡았으면 좋겠어요..



IP : 222.112.xxx.129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6.12 9:31 AM (211.204.xxx.176)

    그런 어머님이 계셔서 행복하시겠어요...어머님 말씀 백번 맞습니다.
    지금은 죽을것 같이 힘들지만 시간지나면 언제 그랬나...싶어질겁니다.
    그리고 더 좋은 내짝 찾기 위해 어쩔수 없는 과정이라 생각하세요.

  • 2. 멋진 어머님!
    '08.6.12 9:32 AM (211.35.xxx.146)

    "다른 열가지 조건 좋아도, 널 두고 가버렸으면. 그게 가장 큰 결점이고 안좋은 조건이라고,"

    이 어머님 말씀이 명언이네요.

    지금 힘드셔도 꼭 더 좋은분 만나시게 될거예요.

    제가 그랬거든요. 정말정말 힘들었는데 더 좋은 사람 만나서 잘살고 있어요(39살 아줌)

  • 3. 현명하신
    '08.6.12 9:36 AM (211.206.xxx.71)

    님은 지혜로운 어머님을 만나 참 행복하신 겁니다..위로를 해 드리고 싶은데
    지금 누구보다 가슴 아픈 사람은 님의 어머님입니다. 하루빨리 맘 잡으시고
    엄마한테 이쁜 모습 보여 드리세요. 그리고 지금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된답니다. 저 역시도 그랬구요..........지금은 아마도 이런 말조차 맘에 와 닿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하지만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을 아신다면 엄마가 조언하는 대로
    해보세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엄마를 만난 님이 부럽습니다.
    지난 일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마시고 빨리 털고 일어나시길...사랑은 움직이는 거라는 걸
    저는 믿어요, 언젠가 지금보다 더 이쁜 사랑이 찾아 올겁니다..화이팅!~

  • 4. !!!
    '08.6.12 9:40 AM (124.57.xxx.186)

    "다른 열가지 조건 좋아도, 널 두고 가버렸으면. 그게 가장 큰 결점이고 안좋은 조건이라고,"
    어머님의 말씀 정말 100% 맞는 말씀이세요
    내가 잘못해서 떠난건 아닌지...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정말 인연인 사람은 이러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게 되더라구요 ^^

  • 5. 저도
    '08.6.12 9:41 AM (220.75.xxx.15)

    헤어짐 뒤에 우울모드로 부모님이 절 데리고 여행을 가주셨어요.
    아무말 없으셨지만 정말 감사했고...
    잊는데 도움-되었다고 하기엔 그렇지만 힘은 나더군요.
    한데 그 덕으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만일 괜히 미련으로 반대 결혼 그 때 했더라면 어쩔뻔했나...기겁스럽답니다.
    살아보니 안되는건 안되는거더라구요.
    나쁜 상황은 결혼해서 더 나빠지면 나빠지지 절대 좋아질 수 없다는걸 살아보면서 알았습니다.

    나를 좋아하고 진정 아겨주는 내 장점을 봐주는 남자를 만나야지 아니면 정말 온갖 별 꼴이 다 생길 수가 많은 요즘 현실이잖아요.
    안 그래도 알콩달콩거리다가도 변심하는 이혼률 끝내주는 사회인데....

    어느날 갑자기 다른 인연 옵니다.
    준비하세요.
    님은 이제 이미 좀 더 성숙해져 있습니다.

  • 6. 엉엉
    '08.6.12 9:48 AM (116.33.xxx.153)

    맨날 2mb땜에 울었는데 오늘은 님때문에 울고 시작하네요.ㅜㅜ
    부럽네요. 그런 엄마가 곁에 계셔셔.
    제겐 없지만 제 딸애한테 만큼은 저런 멋진 엄마가 되고싶네요.
    힘내세요. 결혼 12년차 저런추억하나도 없어 인생이 허망할때가 많습니다.
    걱정마세요. 지나면 다 추억이고, 또다른 사랑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 7. 소금별
    '08.6.12 9:49 AM (211.58.xxx.211)

    힘내세요...
    찬란한 사랑이 찾아올겁니다.. 토닥토닥

  • 8. ㄱㄱ
    '08.6.12 9:56 AM (219.248.xxx.182)

    사랑, 사람 당연히 옵니다
    원글님이 나중에 자식 낳아 키워보심 알겠지만 님 어머님 처럼 멋진 엄마 되기 쉽지 않아요
    그 멋진 엄마랑 같이 사는 동안을 즐기시며 사랑을 기다려 보세요

  • 9. 정말
    '08.6.12 9:59 AM (121.134.xxx.208)

    멋진 엄마십니다. 저도 제 딸에게 님의 엄마같은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어머님말씀처럼 실컷 슬퍼하세요. 억지로 아닌 척하는 것도 좋겠지만, 실컷 슬퍼하다보면 어느순간 탁탁 털고 일어나게 됩니다.

  • 10. ...
    '08.6.12 10:13 AM (218.51.xxx.8)

    토닥토닥...
    에고 맘이 얼마나 아프실까..
    따님이나 어머님이나..

    나같은 보배를 차고 간 인간이라면 얼른 잊으세요..
    세상엔 멋진 남자를 많답니다.

  • 11. 너무
    '08.6.12 10:32 AM (124.50.xxx.149)

    슬퍼하지 마세요,,이십대에는 내사랑을 찾는게 가장 힘든일 같지만,,,
    살다보면 더 힘든일이 많고,, 그건 추억일뿐,,
    님 너무 슬퍼하시면요,,, 나중에 님을 가장 사랑하고 아껴주는 님을 위해 돈도벌고, 남편이 되어주는 남자에게 너무 미안해져요,,,
    여자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나를 가장 아껴주는 내옆에서 날 떠나지않고 지켜주는 남자에요,,

  • 12. 엄마
    '08.6.12 11:20 AM (218.52.xxx.57)

    딸 가진 엄마입니다. 어머니가 굉장히 말씀을 교양있게 하셨습니다. 딸 키우면서 가끔씩 우는 걸 보게 되는데.. 불현듯, " 어떤 xx든 내 딸 눈에 눈물 빼면 다 주겨 버릴껴~~" 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엄마 마음 다 똑같지요..

    님.. 님이 잔못해서 좋은 사람 보내버린게 아닐까 하는 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입니다. 님이 쥐약을 보약인줄 알고 먹여서 그 사람 목숨이 다 했다면 모를까.. 사람 관게란 항상 좋을 수가 없습니다. 잘못도 하고 실수도 하고 상처도 주고.. 하지만 보듬고, 타독이고, 받아주고 하면서 살아가는게 사람 관계입니다. 그 사람은 님이 그 사람 돈을 다 가지고 주식으로 탕진하고 도박한게 아니라면, 그냥 고 정도였을 뿐이랍니다..

    좋은 인연이 또 있답니다. 지금 그냥 슬퍼할만큼 슬퍼하세요.. 어느 때가 되면 일어서고 싶을때가 있어요..어머님 맘 참 아프시겠어요.. 저도 인생 선배로소 마음이 참 아프네요.. 무엇보다 님이 자학하고 스스로 책망하는게 젤 맘 아파요,
    "

  • 13. ....
    '08.6.12 11:21 AM (121.88.xxx.115)

    '좋은 엄마'라는 표현은 그렇지만(좋지 않은 엄마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좋은 엄마시네요.
    원글님 기운내시고 아플때 많이 아파하셔야 씩씩하게 일어나실 수 있으세요....
    좋은 인연이 원글님 기다리고 있답니다. 힘내세요.

  • 14. 원글
    '08.6.12 11:26 AM (222.112.xxx.129)

    정말..댓글 달아주신 분들,.너무 감사드려요,,
    지금 회산데.. 눈물이 핑돌았어요..
    사실..제가 잘못하고 많이 이해 못해줘서 이렇게 되버린게 아닐까 자책도 많이 하고 괴로워했는데.. 써주신 글을 보니 그런건 아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 감사하고,
    저도 나중에 좋은 인연을 만나서 내 자식을 낳게 되면.
    우리 엄마한테 받은 사랑 만큼 돌려줘야겠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든든하고 좋은 엄마가 있는데..너무 슬퍼하지 말아야겠어요.
    정말 감사해요. 금방 털고 일어날께요.

  • 15. 저도
    '08.6.12 2:53 PM (218.38.xxx.85)

    님 엄마같은 엄마이고 싶어요 님! 세월이 약이랍니다 나중에 한번씩 꺼내어 볼수있는 추억이지요 결혼이란 인연이예요 저도 첫사랑과 헤어지고 그땐 죽을거 같았지요 지금 남편만나 살면서 40대 초반에 첫사랑과 재회한적이 있었는데 지금 남편을 만난게 얼마나 축복인지 알았답니다 인연이면 그분과 다시 만날꺼고 아님 더 좋은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 16. 원글님...
    '08.6.12 5:40 PM (59.14.xxx.63)

    일단, 어머니가 참 말씀을 따뜻하게 하시네요...
    딸이 마음 편하게 울수 있게 해주신 어머니가 참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원글님..아직 젊으시죠?
    이번 사랑이 떠나면 내게 사랑은 없을거같죠?
    그리구, 지금은 죽을 만큼 힘드시죠?
    하지만, 시간 앞에는 약 없습니다...언젠가는 웃으면서 말씀하실 수 있을거예요...
    10여년전,,,너무나 힘들게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떠나보내고...거의 죽을뻔했지요...
    너무 힘들어서요...ㅠㅠ
    근데요, 저 지금 너무사랑하는 우리 신랑 만나서 아이 셋 낳고 행복하게 살고있답니다..
    그때의 기억은 그냥..떠올리면,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기억이 되었네요...^^

    힘내시구요, 원글님이 슬퍼하심 어머니가 더 속상하실거예요...
    너무 많이 말고 조금만 슬퍼하시구요..어머니께 잘해드리세요~~~
    행복하세요~~~

  • 17. 원글님
    '08.6.12 10:25 PM (61.254.xxx.43)

    원글님도 좋은 분이실 것 같아요. 그처럼 좋은 어머니 밑에서 자란 딸이니까요.
    자신감가지고 더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바랄게요.

  • 18. 그 남자분
    '08.6.12 10:37 PM (211.187.xxx.62)

    복이 참 없으신 분이네요.
    저렇게 훌륭하신 장모님을 맞을 기회를 놓쳐 버렸으니까요.
    어머니께서 참 애틋하시고 살가운 분이시네요.
    그런 어머님을 두신 원글님 품성도 짐작가는 바이고요.
    좋은 인연 만나실거예요.

  • 19. 신이 너무 바빠서
    '08.6.13 12:16 AM (125.141.xxx.23)

    세상에 친정엄마를 보냈다더니...
    정말 그 말이 딱!입니다.

  • 20. 익명이 아니라면
    '08.6.13 12:58 AM (121.145.xxx.46)

    정말 위로 해드리고 싶어요.
    저도 얼마전 비슷한 경우를 겪어서 지금 방황중... ^^;;

    좋은분 만나셔서 한여름 뜨거운 햇살만큼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사랑하세요.
    기도 드릴게요...

  • 21. 지금의
    '08.6.13 1:12 AM (118.37.xxx.26)

    그 아픔이 나중에 계속 인생을 살아가시면서
    중요한 밑거름이 되실 거에요.

    좋은 사람..사랑했었다면 헤어져도 슬픈게 아니야..
    박효신의 노래가 가슴을 치지만..
    가끔은 저 가사가 위로가 되기도 하네요.

    좋은 사람으로 남겨지시기 바래요.

  • 22. 아!
    '08.6.13 1:23 AM (222.234.xxx.205)

    저런 어머니도 계셨구나...
    님이 너무 부러워지는 밤입니다...ㅠ.ㅠ

  • 23. ...
    '08.6.13 3:04 AM (218.233.xxx.119)

    님 어머니 정말 멋지고 강하십니다.
    펑펑 우는 따님보며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셨을텐데...ㅠ.ㅠ
    그 어머니의 딸인 님도 참 멋진 분 같습니다.
    님에게 맞는 좋은 인연 꼭 나타날 거예요.

  • 24. 아침부터
    '08.6.13 9:02 AM (211.226.xxx.100)

    이글을 읽으니..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힘내세요, 세상의 반이상이 남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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