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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인터뷰]퇴임 앞둔 고영재 경향 사장 -누군가와 비교됩니다..

조중동 싫어 조회수 : 564
작성일 : 2008-06-08 19:43:54
              


“조중동 비판 목소리는 경향·한겨레에도 해당”  
[인터뷰]퇴임 앞둔 고영재 경향 사장

2008년 06월 04일 (수) 10:23:24 안경숙 기자 ( ksan@mediatoday.co.kr)  


"방통위원장 등 새 정부 언론 관련 인사 부적절"

고영재(60·사진) 경향신문 사장이 오는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난다. “창간 60돌인 2006년 10월까지 상여금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던 ‘물질적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질적 메이저 신문’을 만들겠다던 약속은 서서히 궤도에 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협상 직후부터 계속된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은 내부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다. 대중들로부터 경향신문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새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서는 신문사 대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지난 2일 직접 들어봤다.

- 퇴임을 앞둔 소회가 어떤가.

“오늘 마지막 편집회의를 했다. 부사장,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네 명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 하는 회의인데, 심각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경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그에 따라 신문을 만들면 된다는 데에 대한 충분한 교감이 있다. 경향의 정신, 편집 정신이 무엇인지 서로 공유하고 있어 별도의 의견 조율 과정이 필요없다. 마지막으로 회의를 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독자의 ‘과분한’ 평가와 ‘지나친’ 기대 때문인데, 그래서 한편으로 부담을 느낀다. 제대로 된 완벽한 신문을 만든다고 결코 얘기할 수 없는데, 너무 큰 사랑을 받아 부담이 된다. 어찌 보면 경향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은 대한민국의 언론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워낙 열악하고 정상화되지 않은 환경이라 부족한 경향을 좋게 봐주는 것이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 경향의 정신이란 무엇인가.

“언론의 정신, 언론에 부여된 사명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 겸손이란, 무지에 대한 겸손, 나태할 수 있다는 데 대한 겸손, 언론이라는 건 세상의 진전을 위한 것이고, 진전이란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안락한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데 대한 겸손이다. 진보적 가치에 대한 겸손함도 필요하다. 말로는 진보를 외치면서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면 위선이다.”

- 정상화되지 않은 언론 환경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한국 언론은 기계적인 언론의 자유에는 관심이 있지만, 그 존재 의미에는 철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언론 자유는 넘치지만 독자, 국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언론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 전체가 국민에게 통째로 불신받고 있고, 시대적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받는다. 언론으로서의 기본적 사명은 ‘진실’을 전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기계적, 제도적 언론자유는 보장됐“언론,  겸손해야”는데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한다면 비극이다.”

“언론,  겸손해야”

- 시민들의 ‘사랑’이 얼마나 폭발적인가.

“올 초부터 자진구독 숫자가 느는 게 감지되기 시작해서, 1/4분기 때는 지난해의 2배 가량이 됐다. 4월이 지나고 5월 들어 자진구독 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5월 한 달 동안 자진구독을 신청한 독자가 지난해 1년 동안 신청한 사람보다 두 배나 많았다. 우리를 응원하는 광고도 1면 하단부터 쪽광고까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런 광고를 내는 광고주를 보면, 평소 언론에 관심을 기울였던 시민단체가 아니라 언론과는 무관한 인터넷 동호회나 카페 회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은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참 언론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 상대적으로 정부 광고는 줄지 않았나.

“그것을 수치나 손익으로 따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신문이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 광우병 사태를 계기로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보수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독 거부부터 광고주 항의까지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조중동에 대한 비판 여론은 보수와 진보로 나눠 볼 수 있는 단순한 현상은 아니다. 네티즌, 촛불문화제 참가자로 상징되는 대중들은 정치권력, 혹은 언론을 향해 좀 더 근본적인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과 언론은 구시대적 패러다임에 갇혀 여전히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이것은 비단 조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중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겨냥하는 것은 지금은 칭찬받는 것으로 보이는 경향과 한겨레도 포함돼 있다. 이런 점에서 경향 식구들에게 국민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받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번 촛불문화제를 보면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저마다 미디어가 되어 인터넷을 통해 여론을 만들고 확산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디지털 장비의 발달, 시민의 참여의식이 높아지면서 보는 ‘눈’이 많아졌다. 전엔 기자들이 독점적으로 특정 사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시민들이 모든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됐고, 그들 중엔 전문가들도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취재 방식이 달라져야 하고, 콘텐츠의 질도 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소홀했던 것에 대해 언론이 반성해야 한다.
시민의 눈이 많아졌어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많고, 기자만이 볼 수 있는 곳도 존재한다. 권력의 뒤편에서 은밀히 벌어지는 일에 대한 감시와 견제,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해결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어 전통적 미디어 기자들이 할 일은 여전히 많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적이 있는가.

“참가했다기보다 현장에서 두 차례 문화제를 지켜봤다. 직접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만나보니, 철없는 중·고등학교 여학생이 나와 놀이로 하는 게 아니라, 나름 생각이 있어 나왔다는 걸 느꼈다. 아이를 등에 업고 나온 주부들은 선동에 의해, 배후세력의 사주에 의해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촛불문화제가 광우병 쇠고기 때문만이라고 봐서도 안 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나온 경박한 정책들, 내각과 청와대 인사 문제, 여기에 앞으로 추진될 몇 가지 정책방향이 총체적으로 국민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쇠고기 협상 파문으로 폭발한 것으로 봐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방향과 내용은 정치권의 그것과는 괴리가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보면, 국민이 요구하는 거대한 변화의 물길을 삽질 몇 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안이한 대처 방식을 보이고 있어 근본적 해법을 찾는데 어렵겠다는 느낌이 든다. 언발에 오줌누기, 땜질식 처방,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잔재주가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의 얘기를 들어야 하고, 진심으로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 이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미 국민들이 그 답을 줬다.”

“KBS 사장 밀어내기, 민주주의 원칙 어긋나”

- 새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평가하기는 구체적인 정책이 모두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 어렵다. 다만, 언론 관련 기관 인사에 대해 얘기할 수는 있고, 그것으로 언론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선 방송통신위원장 인사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 대통령이 언론의 진정한 존재의의를 생각한다면 언론 유관 기관에 대해 다른 어느 자리보다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인사해야 한다. 하지만 방통위원장 인사를 보고 구시대 절대주의 정권이 사람을 선임할 때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실망했다.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전문성을 무시한 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면 계속 순수하게 ‘자문’하는 분으로 모시는 것이 명분상으로나 실질적으로 어긋나지 않는다.
KBS 사장 인사는 진행중이라 얘기하기 어려운데, 현 사장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밀어내는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이는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고, 아름답지도 않다. YTN의 경우 노조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그들의 주장이 틀리다고 할 수 없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 재임 2년 동안의 공과를 자평해 본다면.

“경향신문의 역사에 한 발짝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미세한 발전이 있었다고 자평한다.  구로동 가산 공장을 되찾고 상암동 DMC센터에 부지를 마련해 사옥 이전에 대비했다. 경영 면에서도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자산 같은 것에 대한 준비 작업이 있었다. 판매와 광고에서는 당장 실현되지는 않지만 변화하는 언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전략의 변화를 주문했고, 그것이 실현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신문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발행부수 위주로 광고가 배정되고 단가가 결정되는 시스템이 바뀌어 이르면 3년, 늦어도 5년 안에 시장이 재편되리라고 본다.”

- 발행부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100만 부, 200만 부를 찍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지금 일부 신문은 부수를 유지하기 위해 10만 원, 15만 원씩 현금을 주면서 독자를 늘리고 있는데, 수백 억 원의 판촉비에 대해 언론단체와 미디어전문지에서는 불공정성에 대해서만 문제제기하고 있다. 막대한 판촉비 경쟁이 본질적으로 심각한 것은 신문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돈으로 독자를 늘리는 경쟁으로 신문사들 스스로 신문은 공짜로 보는 것, 그래서 가치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고 있다. 신문이 스스로 자기의 콘텐츠가 가치없다는 것을 돈을 써가며 홍보하는 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 퇴임하면 무엇을 할 계획인가.

“직업이 ‘걷는 사람’이라 6월 하순부터 다시 걸을 예정이다. 아마도 제일 먼저 지리산을 한바퀴 돌 것 같다.”

IP : 116.33.xxx.13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쁨
    '08.6.8 11:25 PM (221.141.xxx.39)

    경향화이팅. 바른 언론 청주에서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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