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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대통령 노사모 총회 연설 녹취록 전문

... 조회수 : 493
작성일 : 2008-06-08 13:38:52
여러분, 여러분 중에는 모두는 아니지만 여러분 중에 상당수는 객관적으로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든 가슴속에 지금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리를 포기하고 이곳에 왔습니다.

근데 그것은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것은 역사의 진보이고, 그 역사의 진보는 하루 이틀에 한 두 개의 사건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한 그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함께 역사가 존재하는 동안은 우리의 운동도 계속해가자는 다짐을 위해 이 자리에 오신 것 아닙니까?

선거 때만 되면 우리 노사모가 출렁입니다. 전략적으로, 전략적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죠, 전략적으로 이 길이다, 이 길이다, 이 후보다, 저 후보다 이렇게 하다보면 노사모가 흔들리거든요. 그것은 '역사의 발전에 역사의 진보에 정치권력이 하는 몫이 아주 크다', 또는 '정치권력이 역사의 진보를 주도한다'는 생각 때문에 매 시기 정치권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고, 또 올바른 정치권력을 세우기 위해서 여러분들의 마음이 급해진 것이죠. 마음이 급하다보니까 논의를 다 모으고 충분히 토론을 해서 의견을 하나로 합치시키기 전에 각기 여러 정치세력에 몸을 다 담고 거기 지지활동을 하고 이렇게 하면서 몸살을 앓습니다.

저는 그것을 해야된다, 안해야된다 뭐 그런 지침을 말씀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치가, 그리고 정치권력이, 정치지도자가 역사의 진보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 역사의 진보를 주도하는 세력도 작용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국회의원 되고 1.5선을 했고, 그렇죠, 한 번 반 했으니까요(웃음) 원외지만 정당의 최고위원도 했고 부총재도 했고 대통령도 됐고, 대통령 5년 했고, 그렇죠? 제가 다 해보고 나서 딱 생각해보니까 대통령이 역사를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가 역사를 좌지우지 하는 것도 아니더라,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면 내가 공부 못하는 사람이 되거든요. (웃음)

20년간 해보고 난 뒤에 비로소 깨달았냐,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정치를 하는 사람의 주인이 올바로 서서 정치하는 사람들을 올바로 밀고 갈 때, 그때라야 역사가 진보한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저는 주권자들의 심부름을 성실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대통령을 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치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고 대단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대통령 5년 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몫이 훨씬 더 작다는 것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깨달았다는 뜻은, 안 그러면 제가 바보 되거든요. 그전부터 알았지만(웃음) 고렇게 확실하겐 몰랐는데 이젠 확실하게 알았다, 요런 뜻입니다, 잉? 왜 제가 중언부언 변명을 하느냐며는 제가 그냥 대통령 다하고 난 뒤에 깨달았습니다, 이래 놓으면 그러면 이때까지 우리는 그것도 모르는 사람 대통령 시켜놓고 있었던가, 이렇게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그렇지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시민입니다. 뜻을 가지고, 많은 사람, 좋은 정치인도 있고, 별로 안 좋은 정치인도 물론 있죠.

좋은 정치인들은 뜻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말하자면 가치를 가지고 지향을 가지고 정치를 시작하는데 정치를 몇 년 하고 나면 그때부터 뜻과 자리가 충돌하는 것을 느끼면서 갈등하게 됩니다. 자리를 지키자면 뜻을 꺾어야겠고, 뜻을 세우자면 자리를 포기해야 되는 그런 갈등 속에, 그런 모순 속에서 갈등하게 되는 것이죠. 이때 그를 소신껏 뜻을 세우는 길로 가도록 밀어주는 것은 시민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뜻을 가지고 뜻을 굽히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가는 정치인을 키울 수 있을 만큼 성숙한 국민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대통령,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저는 제 출신 지역구에서 뜻을 꺾지 않고 주민의 지지를 포기하고 갔거든요. 계속해서 계속해서 지역주민들의 뜻에 맞서 싸웠습니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그만큼 뜻을 바로 세울 줄 아는 정치인을 성공시켜줄 만큼 정치적으로 성숙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그런데 그러나 아쉽게도 가끔 한 번, 가끔 가다가 한번씩만 그렇게 해주시고 그다음에는 또 거꾸로 가셔요. 뜻을 꺾어야 당선되도록, 뜻을 꺾지 않으면 낙선시키고 결국 정치인이 낙오하도록 만들어 버리거든요. 우리가 이제 이 수준까지 일상적으로 이런 일이 이루어지도록 조금 더 수준 높은 유권자가 되면 그때는 훌륭한 정치인이, 훌륭하게 출발한 정치인이 자리와 뜻을 놓고 갈등하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양심껏, 소신껏 정치를 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지 않겠습니까?(박수)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시민주권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시민주권시대라는 것은 시민이 주권자이고 그 주권을 현실 속에서 행사할 수 있는, 그래서 정치인들이 명실공히 주권자들의 뜻을 받들면, 그것이 그가 처음 세웠던 뜻과 항상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바로 시민주권시대라고 생각하거든요.(박수)

어, 물론 제가 좀 더 소상하게 얘기하자면 몇 가지 논점이 더 있습니다만, 그것은 그 논점을 다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이쯤해서 그냥 마무리를 중간에서 그냥 싹둑 짤라버리겠습니다. 제가 다른 자리라면 끝까지 얘기를 다 하겠지만 선수들 앞에서 (웃음) 그렇잖습니까? (박수)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런 시민주권시대를 열기위한 시민으로서의 노력을 해 갈 것입니다. (박수/함성) 때로는 여러 가지 경험이 있다고 아는 척도 좀 하겠습니다.(박수) 원로, 원로가 발음하기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습니다만, 그러나 그래도 때때로 아는 척 하겠습니다. (박수)

지금 시국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릴까요?

저는 시민들의 촛불시위가 이처럼 위력적일 줄 사실 처음에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 시민이 무섭다, 그런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무서운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와야 무섭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러나 분명히 무서운 것은 사실이거든요.

미국이 저렇게 좋은 말 하리라고 완전하게 뭘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말씨라도 좋은 말씨로 조심스럽게 그렇게 할 줄은 정말 저도 상상 못했습니다. 이 말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가 봐요?(웃음)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제가 이러쿵저러쿵 몸조심 하느라고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쿵저러쿵 정말 말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말하는 데에 따른 부담은 많지만 누구에게도 도움은 별로 안 되는 것 같다는 판단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을 하지 않는 거에요.

그래도 이거는 확실하다 싶은 것 한 가지만 말씀드릴께요. 청와대로 행진하는 그거요. 저도 청와대에 살아봤는데, 그거요 겁은 안 나고 기분은 되게 나쁘고 그리고 별 소득이 없어요. 저는 청와대로 행진하는 그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일부 질 나쁜 신문제목을 보니까(웃음/ 함성"조중동 보지마세요") "재협상에서 정권퇴진으로" 제목을 이렇게 뽑아놨습디다. 실제로 정권퇴진 구호가 얼마나 합창으로 나왔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신문에서 타이틀을 그렇게 뽑아놨다는 것은 정권퇴진, 그런 구호 별로 좋은 게 아니다, 이런 뜻으로 해석이 되기도 합니다.

얘기를 하다보니까 전략적 관점에서 제가 얘기를 먼저 하게 됐는데, 그냥 원칙적인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쇠고기 협상, 아무리 잘못됐다 할지라도 그 일로 정권퇴진을 그 진짜로 그냥 말로 한 번 해보는 거는 괜찮은데 진심으로 믿고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의 헌정질서의 원칙에서 맞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수)

그래서 말로 한 번 해보시는 것은 괜찮은데, 진짜 되는 줄 알고 올인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결코 민주주의 질서 속에서 바람직한 일도 아닙니다. 이 두 가지만 꼭 부탁을 드리고요. 멀리 보고 가십시다. (박수)

앞으로, 앞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여러 가지 정책적인 쟁점들이 생길 텐데요, 정말 중요한 정책들이 많습니다. 매 정책이 하나하나 불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18대 국회입니다. 여러분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 요구하고 또 공격하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진짜 위험한 존재는 18대 국회입니다.

대통령은, 저도 대통령을 해봤는데요. 대통령이 직접 챙길 수 있는 가짓수에는 몇 가지가 안 됩니다. 또 직접 챙기더라도 그 내용을 세세히 다 따지긴 어렵습니다.

제 자리는 제가 겁나게 공부를 잘 하고 보고서를 하루에 수십 건씩 읽어가면서, 꼼꼼히 메모해가면서 다 따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막상 이 법안으로, 또는 정책으로 마지막 결론이 나와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제가 챙기지 못한 일들이 제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실무선에서 굽어져 간 일들이 수없이 있습니다. 그건 제가 무능력했기 때문이라고 결코 생각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대통령이 다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매우 중요하고 또 특히 상황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이처럼 떨어지고 나면 여당이라도요, 정국을 주도해 가려고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 권력을 국회가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여러분들은 국회가 하는 일에 주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박수)

제가 대통령을 지내 보아서 대통령당 비슷하게 얘기했는지 모르겠는데 그 대통령에게도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지만 전략적으로, 원칙적으로도 적절한 수준에서 대통령을 밀어붙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으..잘 나가다가 끝에 가서 이게 막히네요. (웃음)

제가 이 조심스러운 얘기라서 그런데 대통령은 5년간, 앞으로 5년간 열심히 국정을 이끌어나가야 될 분입니다. 일을 잘 하도록 요구할 것은 확실하게 요구하되, 그 안에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또 국민의 뜻을 최대한 헤아려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여러분들이 잘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장 내키지 않는 일일지 모르지만 멀리 보면 그것이 옳은 길이고 또 여러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거든요. 제가 그렇다고 싸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니까 매우 지혜롭게 지혜롭게..

여러분 오늘 저녁 즐겁고 그리고 유익한 시간 되십시오. 여러분 그 노짱이 맘에 드는 얘기 할때만 박수 치고 맘에 안 드는 얘기하면 박수 안치고 그러면 노짱이 할 말을 안 하고 여러분 눈치만 살피게 된단 말입니다.

http://media.daum.net/politics/president/view.html?cateid=100012&newsid=20080...
IP : 203.228.xxx.1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8.6.8 1:54 PM (125.186.xxx.132)

    얘기를 하다보니까 전략적 관점에서 제가 얘기를 먼저 하게 됐는데, 그냥 원칙적인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쇠고기 협상, 아무리 잘못됐다 할지라도 그 일로 정권퇴진을 그 진짜로 그냥 말로 한 번 해보는 거는 괜찮은데 진심으로 믿고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의 헌정질서의 원칙에서 맞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수)

    딴건몰라도, 맨날 남탓만 하던 놈이랑은 역시 레벨이 다르군요 ㅎㅎ

  • 2. 쥐새끼는
    '08.6.8 3:14 PM (211.37.xxx.210)

    목사들과 노태통령뒷다마나 까고있고..................진짜비교된다. 암튼 놈현대통령님께서 주신힌트대로 딴나라국회의원압박 하자구여...서울사시는분들은 서울시장부터 끌어내리고..

  • 3. 글쎄
    '08.6.8 3:43 PM (125.178.xxx.171)

    그럼 전직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현직 대통령 하야시켜라고 말하겠어요?
    속내는 다르리라 봅니다.
    노통 말과는 상관없이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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