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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뒤의 대통령을 만나러 갑니다.

바다맘 조회수 : 1,104
작성일 : 2008-06-07 02:36:01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었습니다.
친일. 그리고 맥락을 잇는 미국
소외된 민중이 그려져 있더군요.
청산되지 못하는 과거가 현재가 되었다는 사실에 분개했습니다. 피상적으로 분개하고 고민했습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라는 말을 되씹고는 했지요.

대학 1년
3당합당
공권력의 쇠파이프에 맞아 죽은 청년
시끄러웠던 서울
밖을 바라보면 그것은 세상이었고
안을 바라보면 나였습니다.
그또한 그냥 그것은 정치였고 저는 저였지요.

대학3학년
김영삼대통령당선
패배 무력감 그리고
정치인에 대한 혐오 무관심 냉소.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저는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참 오랫동안
아니 처음부터 저는 몰랐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에 대해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끊임없이 맴돌았지만
그것들에 제가 깊이 속해있고
제 삶이 정치라는 사실을요.

내새끼 입에 들어가는 미친소
내가족이 살아갈 한반도에 삽질
이제 정치가 냉소와 혐오를 넘어 어처구니가 없어집니다.
이명박퇴진을 외치고
미친소반대
대운하반대를 소리높여 외쳐보지만
정작 딴나라 이메가 그들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듯이 살짜기 조마조마한 심정만 가지고
촛불을 쳐다보고 있겠지요.
촛불의 힘은...상징적이고 위대하나 어찌보면 공권력앞에서 참으로 안타깝게도 미미합니다.

촛불들고 한달여를
날밤새며 살수차맞기전에
목터져 소리지르기 전에
투표하던날
잠깐 가까운 투표소에서
그 동그라미 하나찍기.
참으로 쉽고, 쉬우면서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게 내가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습니다.

힘센 소수가 아닌 국민의 뜻을 섬기는 대통령하나, 지역구 국회의원들 제대로 뽑았어야 한다는거.
<내편>이 되어줄 사람하나 고르지 못했던것
참 후회합니다.

누구는
과거의 대통령이 그리워 봉하로 그분을 만나러 간다지만
저와 제 가족이 살아갈 나라는 과거의 나라가 아닙니다. 미래의 나라입니다.
저는 5년 뒤의 국민들 하나하나를 제대로 배려해줄 수 있는 참 민주주의의 대통령
이제 눈을 크게 뜨고 그분을 찾아보렵니다.

그분을 찾아서
매달 조금씩 후원도 하고
민주주의의 참다운 방법에 대해 토론도 하고
선거가 가까워지면 자원봉사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가 나아지려면 정부가 단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게
내자식에게
영어단어하나 밥한숱갈 더 먹이는거 보다
더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빠른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아주..정치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습니다.
IP : 124.54.xxx.14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채원이엄마
    '08.6.7 2:38 AM (58.141.xxx.7)

    바다맘님...고맙습니다... 그냥 고맙습니다...

  • 2. ....
    '08.6.7 2:38 AM (203.228.xxx.197)

    저는 이제부터
    아주..정치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습니다.2222

  • 3. ...
    '08.6.7 2:43 AM (118.218.xxx.96)

    저도 정치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습니다...333

  • 4. airenia
    '08.6.7 2:43 AM (218.54.xxx.150)

    정치는 우리 생활과 밀접합니다.
    이제 확실하게 눈 크게 뜨시고~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는
    검은 커넥션에 대한 퍼즐을 맞춰 나가시길 바래요.

  • 5. 바다맘
    '08.6.7 2:45 AM (124.54.xxx.148)

    아..
    조중동 폐간 운동도 가열차게 계속 할겁니다.
    그게 지금은 저의 정치생활입니다.^^;;

  • 6. ,,
    '08.6.7 2:45 AM (211.108.xxx.49)

    저도 이제부터 정치적인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4

    잊지 않겠습니다. 2008년 5월과 6월을...

  • 7. 저 진짜진짜
    '08.6.7 2:48 AM (125.142.xxx.219)

    많이 뉘우칩니다.
    다 그게 그거라고 핑계대면서 지난 총선에 투표 안했거든요.
    대선이야 워낙 중대사안이라 투표했지만요..
    눈 크게 뜨고 귀 쫑긋하고 살랍니다.

  • 8. 우리모두
    '08.6.7 2:49 AM (211.37.xxx.210)

    제발 지치지 말자구여...촛불시위나갈수있는분은 계속나가시면되고 전화로 조중동 죽이실분은 계속그렇게 하시면되고.....지금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무쇠솥이되었슴합니다. 지금도 으쌰으쌰 외치시며 밤늦도록 고생하시는 전경의 위협속에서도 굴하지않으시는 많은청년시위대들을생각하면서....................

  • 9. 바다맘
    '08.6.7 2:53 AM (124.54.xxx.148)

    맞습니다!
    절대 지치지 않습니다.
    밥숱갈 놓기 전에는.
    정치는 생활이니까!! ^^

  • 10. 바다맘님
    '08.6.7 2:53 AM (121.140.xxx.15)

    글자 하나 하나 공감 갑니다.

    저하고 정치노선(?)이 완전히 일치하시네요^^

    이번 일로 크게 깨우쳤고, 앞으로 남은 인생 조금 다르게 살려고 합니다.

  • 11. ......
    '08.6.7 2:54 AM (222.101.xxx.111)

    저 오늘 우리 아이한테 너한테는 정말 좋은 나라를 물려주고 싶어 그래서 오늘 엄마랑 시청에 갔다온거구...
    정치적으로 변한다고 누구는 촛불집회를 손가락질합니다.
    하지만 요즘 절실히 세포하나하나 떨리게 느낍니다.
    정치는 결코 생활과 동떨어진게 아니라고...
    저도 얼마전에는 골치아픈 정치는 정치인들이 알아서 하는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 12. .
    '08.6.7 2:55 AM (221.147.xxx.52)

    블로그에 킾합니다. 비공개로요 제 생각도 ...역시님같은

  • 13. 추천 꾸욱~
    '08.6.7 3:08 AM (220.75.xxx.161)

    저도 이제부터 정치적인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555

  • 14.
    '08.6.7 3:25 AM (59.12.xxx.135)

    가슴이 더워져옵니다. 아아. 모두 고맙습니다.

  • 15. ???님
    '08.6.7 4:08 AM (121.140.xxx.15)

    바다맘님은 다른 글에서 91학번이라 하셨어요.
    이한열 열사 작고가 87년인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해마다 추모제 했어요,
    몇 해 동안 기일 돌아 올 때마다 대학가가 온통 들썩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엔 크게 연도 틀리신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진정성에 의구심씩이나...

  • 16. 바다맘
    '08.6.7 4:22 AM (124.54.xxx.148)

    91학번이구요. 그때 고1때 88년이었습니다.
    민자당 합당 90년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원인으로 시작된 집회는 계속되었었구요.
    91년 당시 전경에게 쇠파이프로 머리를 맞아 사망한 남학생이 있었는데 제가 잘 못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은 지금 생각이 안나네요. (윗님 이한열 열사도 있었고 맞아서 죽은 남학생도 있었답니다)
    김영삼 당선시기는 당시 겨울에 친구들과 구들장에 모여 백기완과 김대중을 들먹이며 토론했던 기억이 납니다. 설명이 됐나요? ^^

  • 17. ???
    '08.6.7 6:54 AM (119.64.xxx.199)

    '이한열 열사 = 87년 6월 항쟁'이란 공식이 뇌리에 박힌 지라
    연도가 안맞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겁니다.
    91년이면 명지대 강경대 열사가 맞습니다.

    잠깐 자고 나와 님 댓글 보고 나니
    이제 연도가 정리되네요.
    제 글이 불쾌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시 친절히 댓글달아 설명해주고 웃어주기(^^)까지 한 님께
    머리숙여 진심으로 사과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의 댓글은 삭제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 18.
    '08.6.7 11:12 AM (122.44.xxx.134)

    저도 한겨레와 경향 구독에 힘쓰고..
    2008년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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