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찬찬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볼 수 있는 글입니다. 노대통령의 국민과 국가에 대한 마음가짐이 고스란이 담겨진 글입니다.
왜 그때는 이런 좋은 글을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 출범 100일 내외신 기자회견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틀 후면 참여정부 출범 100일을 맞습니다. 참여정부 100일은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기간이었습니다. 미진
하고 부족한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고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서는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
겠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저를 억눌렀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한미관계와 북핵문제, 그리고 SK글로벌 문제였
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는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경제안정을 좌우하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미국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미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시
켜 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취임 전에 터진 SK글로벌 문제는 금융시장의 붕괴 우려로 확산되었습니다. 이 문제 역시 정부의 신속한 조치로
이제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최근 해외금융시장에서 발행된 우리나라 채권 금리가 아시아 국채 금리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또 우리
경제에 대한 신용등급도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해외 신용평가기관의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우리 경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최근 우리는 그 동안 누적되었던 많은 사회 갈등의 분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질책
과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저는 '모두 잘했다'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정착시키는 데에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분야에서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관행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요체는 첫째, 권력중심의 권위주의 정치로부터 국민중심의 참여정치로의 전환입니다. 둘째, 배타적인 국정운
영으로부터 토론과 합의라는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으로의 변화입니다. 셋째, 권력과 언론의 합리적인 관계 설
정입니다.
저는 지난 100일 동안 우리 사회에서 빚어진 여러 현안들 대부분이 이 같은 전환에 따른 진통을 반영하는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대통령 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뒤에 물러선 채 권한만 행사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습니다.
대통령도 중요한 국정현안에는 발벗고 뛰어들어야 합니다. 대통령과 권력을 위해 존재하던 기관들도 국민에게 봉
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이 정당을 지배하고 국회를 좌지우지하며 여야를 구분해서 세다
툼·기싸움을 하던 국정운영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인치정치의 관행도 타파되었습니다. 경제, 남북문제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몇몇 권력핵심들이 주도하던 밀실정
책의 폐단이 제거되었습니다. NSC, 재난관리시스템, 인사시스템 등 시스템에 의한 국정 운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언론과 권력은 상호긴장과 감시라는 정상화를 향한 새로운 관계 형성에 들어섰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런 변화들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고 가르쳤던 지극히 상식적인 민주주의 원리를 추구하는 과정입니다. 결
코 개혁이 아닌, 우리 국민이 이젠 자연스럽게 누려야 할 권리이고 민주주의의 정상화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원리를 수 십 년 동안 잊고 살았거나, 잊기를 강요당했거나, 외면하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변
화가 일부에선 혼란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저는 이를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물론 저와 정부의 잘못도 적지 않았음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고쳐가겠습니다. 그러나 이 길을 포기해서는 안됩니
다.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드립니다.
국민여러분.
그간 우리에겐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의 사스공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단 한 명의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해외발행 한국채권의 금리
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 들어 노사분규와 노사분규로 인한 손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다
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사스공포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진력해 오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
에 감사드립니다.
국민여러분.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환과정에서 빚어졌던 일부의 혼선과 시행착오는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하루 속히 국정시스템 구축작업을 마무리하고 적어도 취임 6개월쯤부터는 국민 여러분과 약속한 사항들을 가시
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이제부터는 국정의 중심을 경제안정, 그 중에서도 서민생활의 안정에 두고 모든 노력을 쏟겠습니다. 특히 서민생
활의 가장 큰 적인 부동산 폭등은 기필코 잡아가겠습니다.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 외교를 통해서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겠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동
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과 지역균형발전, 정부혁신과 지방분권이라는 참여정부의 국정청사진을 착실하게 실행
해 나가겠습니다.
거창한 약속이나 구호보다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달성해가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심정으로 국정운영에 임할
것입니다. 자신 있게, 끈기 있게 나아가겠습니다.
아울러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이 시대적 전환기를 슬기롭게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공동노력
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법과 질서 속에서 이뤄지는 대화와 타협의 원칙이 절대 중요합니다. 법과 질서를 확고히
지키면서 대화와 타협의 원칙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노무현대통령 취임100일 기자회견문(지금과 비교해보세요)-펌글
그립습니다 조회수 : 770
작성일 : 2008-06-05 18:52:05
IP : 218.147.xxx.16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해당화
'08.6.5 6:54 PM (61.77.xxx.175)그때만 하더라도 하나도 관심 없었는데 왜 이리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모르겠네요..ㅠㅠ
2. ^^*
'08.6.5 6:57 PM (211.59.xxx.113)원고를 노무현대통령이 직접쓰신다고 들었는데..
3. ...
'08.6.5 7:03 PM (219.251.xxx.220)제 말이요..ㅠ.ㅠ 헌법 제 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 말 한마디에도 눈물이 나니....
이런거 딱 교과서에 실린 문자로서 의미만 있는 그런 문구일때가 그립네요...4. 진심이었구나
'08.6.5 7:08 PM (58.143.xxx.93)도덕 교과서를 읽는구나. 당연한 걸 무슨 연설이라고 하나 싶었는데..
책임지세요. 엉엉엉.
그대로 인해 맛본 민주주의가 중독이 엄청 심해서 우리가 지금 지독한 금단현상에.. 이러구 있어요..5. 저두요.
'08.6.5 7:15 PM (121.140.xxx.15)도덕교과서 같아서 얼핏 보기에도 지루했던 글들을
요즘은 혼자 앉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읽습니다.6. ㅠ.ㅠ
'08.6.5 7:23 PM (121.131.xxx.49)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진짜 민주주의.... ㅠ.ㅠ
7. 우와.
'08.6.5 7:39 PM (58.140.xxx.198)진정한 대통령. 시민의 머슴이 되고자 노력하는 마음가짐.
우리는 그걸 비웃었다. 체통이 없다. 배운게 없다. 등등.
배가 부르다못해 튀어나왔었다.
승냥이에게 물어뜯기고서야,,,,,그분의 지나간 행적이 찬란했음을 이제서야 깨닫고, 그당시에 노대통령을 믿지못했던게 마음이 아프고 죄스럽다.8. 우씨
'08.6.5 9:40 PM (218.38.xxx.172)감동적이잖아...
근데 쥐박이놈은 뭐 운전면허사면? 아이고 잔치를 해도 꼭 그지같이한다니깐...9. 그립네요
'08.6.5 10:18 PM (222.238.xxx.146)그나마 시스템화해서 다행이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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