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내 복실이 이야기

어릴적 친구 조회수 : 383
작성일 : 2008-06-03 22:00:05
몇날며칠을 모니터앞에서 날밤을 지새며 앉아있었더니
눈도 침침하고 허리도 무지 아픕니다.

오늘은 특별한 시위도 없고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밀린글 읽고 있는데

저 밑에 어느분이 퍼오신 글중
쥐잡는 끈끈이매트를 청와대에 한박스 보냈다는 글이 있어서
간만에 그들의 황당한 얼굴을 생각하며 웃었습니다.

문득
저는 밥을 한그릇 보내고 싶더군요.

이게 좀 잔인한 밥인데...

어릴적 시골마을엔
쥐를 잡자는 포스터 많이 붙어있었지요
얼마전에도 그 포스터 페러디해서
붙여놨다고 올라왔던데
뭐...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던가?

정말 그 옛날 쥐가
살이 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큰집에 사시는 쥐님과
그 일가족은 요즘 확실히 바쁘긴 해요
곧 차려먹을 진수성찬 생각에 맘이 바빠
남들 태극기보며 애국가부를때
미리 허리띠 풀러놓으며
준비하는 세심함을 잊지 않는다더군요.

어릴적
엄마 아부지는 도시에서 갓난 동생데리고
생활전선에서 바삐 뛰셨지요
대여섯살 먹은 저는
한창 말 안듣고 제멋대로였는지
할매집에 유배당해서
머리하얀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날마다
논에 밭에 엎드려계시다가
해떨어지면 들어오시고...
어린 나는 친구가 없었어요
오로지 온통 하얀털에
눈이 유독 까만 복실이외에는...

날마다 복실이를 들었다 놨다
꼬리를 들고 들어올렸다
귀를 들고 들어올렸다
난리를 쳤는데...

밥도 먹다가 할매 몰래 나눠주고
갈치 꼬랑지라도 굽는 날이면
마루밑 복실이한테
몰래 주느라 정작 나는 별로 먹지못하고...

그리 아끼고 사랑하던
내 친구 복실이가
어느날 내 눈앞에서 주검으로 누워있었지요.

사인은?
쥐잡는다고 할머니가 쥐약을 탄
밥을 부엌근처에 두었는데
갈치도 많이 먹은 내 복실이가
또 밥을 탐하다가 그만...



쥐 끈끈이 보내신 아저씨덕에
옛날 쥐약 탄 밥 몰래 먹다
그만 죽어버린 우리 복실이가
오늘은 참 그립네요.

저는 청와대로
밥이나 한그릇 보내고 싶어요
제발 어서 퍼먹고
가버리라고....


IP : 222.238.xxx.13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8.6.3 10:10 PM (218.54.xxx.150)

    울집 멍멍이나 야옹이도 쥐약에 희생된 적 있었어요.ㅠㅠ

    어렸을적 생각하면 그녀석들이 지금도 보고 싶긴 해요...

    에휴...옛생각 나니 괜시리 서글퍼지네요...

  • 2. ㅠ.ㅠ
    '08.6.3 10:58 PM (83.78.xxx.76)

    저도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적에 키우던 개 세 마리를 다 사고나 병으로 잃었어요.
    슬펐던 마음이 후유증으로 오래 남아서,
    지금도 개를 못 키우겠습니다.

  • 3. 저도..
    '08.6.3 11:58 PM (218.54.xxx.110)

    어릴적에 키우던 강아지 캐치..ㅠㅠ 타지역으로 이사간다고 새끼를 금방 낳은 너를 옆집에 주고 이사가버렸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9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57
682638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25
682637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11
682636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58
682635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54
682634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63
682633 꼬꼬면 1 /// 2011/08/21 27,396
682632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589
682631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72
682630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38
682629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80
682628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197
682627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72
682626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83
682625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296
682624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11
682623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39
682622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44
682621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10
682620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48
682619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74
682618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33
682617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25
682616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23
682615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43
682614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03
682613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95
682612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23
682611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38
682610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2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