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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는 용감하였다...

누나 조회수 : 1,118
작성일 : 2008-06-03 18:42:08
아침에 컴퓨터 켜면 자동으로 창을 두 개 띄웁니다.
하나는 82쿡, 또 하나는 다음 아고라.
(저와 같은 분들이 많을 거라고 사료되옵니다. ^^)

아침에 항상 숙제가 뜨잖아요.
조중동에 광고 싣는 회사들 명단과 전번.
저는 지금 유럽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시간으로 늦은 오후에나 그 명단을 보고 전화를 돌리거든요.
(이번달 전화요금 정말 걱정됩니다. ㅠ.ㅠ
그래도 이것밖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어서... ㅠ.ㅠ
고국에서 분투하고 계신 저희 82쿡 주부님들, 피아니스트 님, 손지연 님같은 분들께
감사하고 동시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저는 항상 제가 살고 있는 도시 이름을 말하고
외국에서 전화드린다는 걸 꼭 밝혀요.
외국에서 이렇게 전화드릴만큼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이라는 걸,
저를 비롯하여 이곳의 여러 교민주부들이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는 걸,
꼭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제가 외국에 나와있어 그 광고주들의 직접 고객은 아니라는 것도 처음부터 밝힙니다.
다만... 너무나 걱정된다고, 외국에서 이렇게 나라 걱정해보기도 처음이라고,
조선일보는 꼬옥 폐간되어야만 하는 신문이라고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고운 목소리로 아주 정중하게 예의바르고 상냥하게 얘기해요.
첫째도 매너, 둘째도 매너, 세째도 매너.
지금까진 전화받으신 분들 모두 제 얘기를 끝까지 경청해주시고
친절하게 자기들의 입장을 잘 설명해 주셨답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구요.
르까프, 보령제약, 신선설농탕 만쉐이!
(수만명이 전화를 했겠지요. 저도 그 수만명의 일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82쿡 여러분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

오늘 아침도 역시...
머리 산발인 채, 폭탄맞은 집에, 여기저기 빨래감 뒹구는 가운데,
잠을 못 자 눈이 벌건 상태로
다음 아고라를 접속했습니다.

오늘은 AIG 와 도시바가 반항한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더군요.
그 게시글들중 아이디가 눈에 익은게 있어서 보니 동생이 쓴 거더구만요.
한숨이 나오데요.

저는 85학번, 동생은 87학번.
최루탄 냄새 자욱한 학창시절을 보낸 남매입니다.
서로 모른 척 했지만, 동생도 짱돌 깨나 던졌지요.
울분으로 분노게이지 만땅이었던 시절이니까요.

그 참혹한 시간이 다 지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음 아고라에서 만나네요... ㅠ.ㅠ

이 씨... 누가 내 동생을 이렇게 화나게 하는거얏!

당장 도시바에 전화했습니다.
전화받는 아가씨의 목소리가 쉬었더군요.
잠시 짠한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서 물러설순 없죠.
전화를 바꿔주는 과정에서 한번 끊기고,
두번째 시도에서 드디어 담당자와 통화가 되었습니다.
그 분도 친절하게, 저도 상냥하게...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신문에 실린 광고로 이렇게 수많은 항의 전화를 받는 일이 처음이어서,
당황하고 있다고 그러시더군요.

늦은 오후, 즉 제가 전화한 시점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고려하겠다고, 논의하겠다고, 소비자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감사인사 드리고 전화 끊었습니다.

갈 길이 아직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지금 지치면 안되지요.
21년간 동생과는 시국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답니다.
제가 지금 한국이라면 오늘 동생을 불러내어 소주라도 한 잔 했겠지요.
다음에 한국가게 되면 동생에게 맛있는 거 사주리라 생각하며 다시 결전의 의지를 다집니다.

이제 AIG 남았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전화해야죠. ^^

IP : 83.78.xxx.7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6.3 6:54 PM (211.179.xxx.59)

    정말 애국자 집안이세요..ㅋㅋ
    저역시 82cook 안티mb 아고라 이렇게 띄워놓고 숙제시작합니다. ㅎㅎㅎ

    오늘도 여전히 열심히 숙제하는데 성과는??? 얼마 없네요.

  • 2. 아..
    '08.6.3 6:54 PM (121.183.xxx.1)

    수고하시네요^^
    전 오늘 농심에 했다가 불매운동으로 확 돌아섰습니다.
    말로 안되는 것들이라...

    저기...농심에 한번 해봐 주실래요.
    저의 말빨로는 감당이 안되는 명박스런 놈들입니다.

  • 3. ^^
    '08.6.3 6:55 PM (125.178.xxx.149)

    정말 요새는.. 82쿡 분들과 커피 한 잔 하며 담소나누고 싶다는 생각 많이 합니다.
    모두 자랑스러운 분들이에요.

  • 4. 원글
    '08.6.3 6:59 PM (83.78.xxx.76)

    제 컴퓨터는 엑스박스가 블록되게 되어있어서 홈페이지가 안뜨네요. 전화번호 좀 주십시오. 지금 당장 전화하겠습니다.

  • 5. 아..
    '08.6.3 7:05 PM (121.183.xxx.1)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36&sn=on&s...

    02-820-8000 여기가 회장실 이라고 하는데,
    회장실 맞냐고 물으면 다른번호 알려주고, 다른데 전화하면 아니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광고를 다른데 맡기는데, 자기들은 그럴힘이 없다고 광고 맞는 회사에 하라고 합니다.
    아가씨들이 받는데, 보통내기가 아니더라구요.

  • 6. 아..
    '08.6.3 7:06 PM (121.183.xxx.1)

    근데 지금은 하지 마세요. 다 퇴근 했을것 같아요.

  • 7. 원글
    '08.6.3 7:45 PM (83.78.xxx.76)

    전화번호 주신분 감사합니다. 지금은 너무 늦어서 내일 전화하겠습니다.
    동생과는 방금 통화했는데요, 동생은 한국에서 저는 여기서 함께 열심히 싸우기로 했습니다. 조선일보 폐간하는 날까지!!!

  • 8. 둥이맘
    '08.6.3 8:05 PM (125.129.xxx.6)

    농심 불매운동해서 이참에 망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쪽바리짓해서 삼양라면 망하게 하고 지네는 엄청 깨끗한척!!!
    농심꺼 사먹지 맙시다. 참!! 켈로스도 농심에서 수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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