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괜찮은 경제신문은 없나요? 절실합니다.

[곰 키우는 이]

우리 남편 순수한 사람입니다.
대학다닐 때 시위도 좀 해봤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와 결혼해서
제가 돈 벌어오라 잔소리 좀 했습니다.
뭐 나쁜 짓 하라는 뜻은 아니었고 뒤쳐져 살지 말자는 정도였습니다.
착실히 회사 다니고
슬슬 재테크에도 관심 갖고 하더니
어느날 집에 중앙일보가 오는 겁니다.

"허걱! 아니 왜 이 쓰레기가 우리집에 오는 거야?"
"경제 돌아가는 공부 좀 하려고."
"중앙일보 보면 삼성에 취직시켜준대? 경제 타령이 중앙일보하고 무슨 상관이야?"
"경제지 하나 신청했더니 서비스라고 넣어주는 거래."

며칠 뒤,
"제발 내 눈에서 저 쓰레기 좀 안 보이게 해줄 수 없어? 이 시국에 우리가 중앙일보 구독자수 높이는 매국노 짓을 해야겠어?"
"내가 필요해서 보는 거야. 거기에 함께 달려 오는 거라구."
"태교에 안 좋아. 자꾸 욕 나온단 말이야."
"안 보면 그만이잖아!"

네.
저야 안 보면 그만입니다.
태교니 뭐니 했던 건 핑계이지요.
그런데 우리 남편이,
착하고 순수했던 우리 남편이,
변해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경제신문, 모두 거기서 거긴가요?
어디 내용 알차면서 관점도 좋은, 그런 경제 신문 없을까요?
신문이 아니라면 주간지라도요, 제발.

돈 좀 벌어오라고 잔소리했던 것.
정말 후회됩니다.
조중동 배불리고 시대의 양심에 반하면서까지 돈 벌어오라는 뜻은 아니었는데...
제가 우리 남편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ㅠ.ㅜ

[ㅡㅡ;;]

이코노미21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