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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위에 대한 소고...

걱정스런 마음 조회수 : 406
작성일 : 2008-05-28 00:02:19
오늘은 집회에 참석 못했네요.

전 33살 결혼 3년차 주부입니다.

아직 아이는 없구요.. 기나긴 기다림 속에 하느님이 아이를 주시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아직은 철없는 대한민국 새내기 아줌마입니다.




어제 집회의 여파로.. 이마와 볼엔 붉은 상처.. 그리고 왼쪽 눈은 살짝 찢어진데다가 눈 전체가 퉁퉁 붓고 피멍이 들었어요.

또 뒷머리는 부딪친 상처로 피가 계속 나서 신랑이 계속 지혈해 주고 있는데... 요것이 건들이기만 하면 계속 터져서 피가 나네요..

코도 퉁퉁 부었는데..안쪽에 상처가 났는지 건들기만 하면 아프고.. 비강에 피가 고였는지 코풀고 침만 뱉어내도 피가 보여요..


신랑은 병원 가보자고 하는데.. 가임기라 혹시 엑스레이라도 찍으면 혹시 잘못될까 하여 진통제도 못먹고 검사도 미루고 있답니다.



저흰 평화시위를 했는데.. 오늘 신문을 보니 ""불법 폭력 시위"라 하네요.

저흰 "비폭력" "평화시위 보장하라"를 외쳤는데..그쪽에선 살기띤 눈으로 저흴 몰아부치네요..

눈물이 납니다.. 정말 분합니다.

저흰 좌파 아닙니다.. 아니 보수파는 아니지만 빨갱이..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좌파세력이 선동한 불법시위라고 하네요.



지금껏 데모도 몰랐고.. 이런 집회도 몰랐는데.. 어제 SBS 저녁 뉴스를 보고 너무 화가나서 당장 버스 타고 청계 광장으로 갔습니다.

평화롭게 촛불을 들고 자유 발언 듣고.. 공연도 보고.. 시민들의 성원과 함께함에 뿌듯하였지요.


9시 40분쯤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삼삼오오 줄맞춰서 행진을 했습니다.


주변을 보니 남자 직장인(2,3,40대)..아이를 안은 아이엄마.. 젊은 부부, 대학생들... 정말 언론에서 말하는 좌익세력 선동에 의한 시위라는 말도 안되는 보도는 한번이라도 촛불문화제에 참가해보시면 아실거예요.

저희는 명동을 지나 다시 종로로 진입하여 종로 2가에서 전경들과 맞닥드렸습니다.

비폭력을 외치며..."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소리높혀 외치며..저희는 모두 하나됨을 느꼈습니다.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는데 한걸음에 2,30분정도씩 전경들과 대치상태로... 많이들 지쳤지만.. 그럴수록 더 하나되어 외쳤습니다.


그러다가 전경들이 경찰차(닭장차)까지 물러나고... 이제 목전에 삼성증권 건물이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소라기둥이고..거기에서 모두 평화롭게 해산하려 하였지요.


계속된 대치상태!!


지쳐가는 사람들을 위해 앞쪽에서 생수, 쵸콜렛이 공수되어 한모금씩! 한조각씩! 나누어 먹고 헛된 발걸음이 안되기를 마음으로 빌었습니다.


그러다가 1시가 넘어서고 방송국 카메라가 물러나자 전경들이 무장을 하고 방패로 저희를 몰아부쳤습니다.


저와 신랑은 앞쪽에 있었는데.. 전경들이 무장을 하자 남자분들이 여자는 뒷쪽으로 가라고 외쳐서 저는 조금 뒤로 빠져 4번째 줄에 섰습니다.

신랑은 두번째 줄에 섰는데.. 너무 불안하고 걱정되서 가슴이 먹먹하고.. 후회되고.. 무서웠습니다.


더 뒤로 가라가라 하는데..신랑은 앞에 두고 갈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4번째 줄에서서 다른 여자분들과 함께 팔짱을 끼고 방패로 미는 전경들을 막어섰지요..

그렇게 힘겨루기 하기를 몇분...


갑자기 뻥 뚫리며 전경들이 우루룩 쏟아지며..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갔습니다.


저도 경황없이 뒤로 달리다가 얼마 달리지 않아.. 뻑!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에 통증... 그리고 기억이 없네요..


누군가 안아올렸던 기억... 머리를 만져보니 피가 났던 기억... 제 핸폰으로 119 구급대원이 신랑과 통화하던 기억... 그리고 신랑의 울먹하던 목소리...

잠깐 뇌진탕도 함께 왔던지.. 순간 거기에 왜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119구급차에 실려 안정을 차리며 치료를 받고..119구급대원이 병원으로 가라고 했는데.. 일단 집에가서 그냥 눕고 싶더라구요..


집에 와서 밤새도록 멍한 상태로 몹쓸 악몽에 시달리며 아침에 일어나보니.. 정말 눈탱이가 밤탱이 되어 있네요..

웃고는 있지만..정말 아파요..ㅠㅠ

신랑은 목이 다 쉬어있고,.. 정갱이에 상처가..ㅠㅠ(전경들이 방패로 막으며 군화로 정갱이를 찼다고 하네요..)


오늘도 가보고 싶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그냥 집에서 쉬었습니다.

어디에 부딪쳤는지.. 앞니도 아프고... 지금 컨디션이 말이 아닙니다..



지금 시계를 보니.. 가두행진 할 시간이네요.

전경들한테 죄없는 시민들...많이 다치진 말아야 할텐데..너무 걱정이 됩니다.


비록 함께 하진 못하지만... 제 가슴속에 이는 이 분노는 이명박 정권이 제 정신 차릴때까지 계속될것 같습니다.



.... 가임기여서 혹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제까지 가슴 BP도 너무 아프고 배도 빵빵해지고 아픈것이..혹시나하는 맘였는데... 오늘은 가슴도 가라앉고..배도 아무렇지도 않아졌네요.

우리 아이를 지키겠다고 참석한 집회였는데... 혹시나 뱃속에서 생겼을 아이에게 몹쓸짓을 한것 같아..맘도 너무 아픈 하루입니다.



오늘 게시판을 보니 "이제 그만" 이란 글도 있고..그렇던데요..

제발 제발... 관심좀 가져주세요.


부탁드립니다.

IP : 221.150.xxx.20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발가벗은앤
    '08.5.28 12:04 AM (211.207.xxx.12)

    헙, 머리는 병원 가서 살펴보셔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양은 냄비가 아니라 통오중 스뎅냄비잖아요. 불을 꺼도 보글보글 끓는..
    앞으로 있을 집회에서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치지 마세요. 우리는 우리의 의견이 먹일때까지 길게 봐야 할테니까요.

  • 2. 알바
    '08.5.28 12:04 AM (218.38.xxx.172)

    들이 쓴 글은 신경쓰지 마세요... 딴나라당 알바인지 정부 알바인지는 모르지만 광우병 증세가 있는 애들이니 신경쓰지 마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 3. 풀빵
    '08.5.28 12:12 AM (61.73.xxx.37)

    조중동 및 씨방새 보는 사람들은 다들 그럽디다.
    폴리스 라인 넘으면 불법 아니냐고.
    앞으론 무단횡단, 신호위반도 전부 검거해야겠죠?

    일단 몸부터 보살피셔야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 4. 우째
    '08.5.28 12:13 AM (122.46.xxx.124)

    아이고... 괜찮으셔야할텐데, 어쩝니까.
    영화 화려한 휴가에 이요원의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방송도 아니고
    한 켠에서 이렇게 피 터지게 외치는 소리를 바로 옆에서도 못 들은 척하고 듣고 싶지 않아하는지... ㅠ_ㅠ

  • 5. 에효...
    '08.5.28 12:19 AM (211.108.xxx.49)

    고생하셨어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그리고 곧 이쁜 아가 소식도 찾아오길 바랄께요...

  • 6. 아줌마의 힘
    '08.5.28 12:56 AM (58.229.xxx.114)

    아이는 특히 엄마의 맘을 많이 닯는 것 같아요^^
    님의 아이는 분명히, 지혜롭고, 굳셀겁니다.
    내 아이와 가족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아줌마가 있는한,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걱정마세요..저도 주말 신랑 손잡고, 아이들 하룻밤 생에게 맡기고 올라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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