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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이렇게 무서운 일일 줄은 몰랐습니다.

휴~ 조회수 : 643
작성일 : 2008-05-06 02:58:45
대통령 선거 결과 보고 참 암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자신의 손으로 발등을 찍을 날이 올텐데, 그런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또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오도록 방관하는지 며칠은 분했습니다.
IT 강국이네, 초일류 기업이 있네 하는 국가의 국민들의 평균 의식수준이란 것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는지,
"개탄"이라는 낱말의 뜻을 체득할 수 있었던 선거 결과였습니다.

선거 후 자유게시판에 운하, 의보 문제 등이 거론될 때,
어떤 분이 공약을 실천할까봐 벌벌 떨게 한다는 글 보고 그 명쾌한 표현이 맘에 쏙 들었습니다.
고등학생의 글이라며 펌된 먹고살기 너무 힘들어 임시로 해보라고 한거라는 글도 인상깊었습니다.
이런 말들에 분한 마음이 잠시 사그러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떤 날은 다수의 지지를 받는 다는 것은 일개 필부가 알지 못하는 역량이 있는 것이지하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했습니다.

발등 찍을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임기 중반 이후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제야 뼈를 깍는 후회들을 할거라고, 꼭 그렇게 후회할 일을 겪고서야 알아야만 하는지 그렇게 무지할까 싶었습니다.
오늘 3시간에 걸쳐 글을 읽는 동안
어느 분의 청계천 집회 상경기에 나온 말씀처럼,
많은 분들이 그저 나라님처럼 보살펴줄 것이라고 믿은 선량한 분들이란 말씀에 그간의 오만을 반성했습니다.

왜 어찌해서 그렇게 믿어준 사람들에게 배신을 안겨주고,
지지해주었으니 귀히 여겨줘야 할 사람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했었다는 말을 끝을 흐리며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인지.
왜 국제적인 놀림감은 또 되는지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 이렇게 엄청난 파장과 몇 십년에 걸쳐 혹은 몇 백년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로 발등을 찍을 줄은 몰랐습니다.
음모론 이런거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국민들의 이런 반응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 예상했었고,
상대에게 이걸 카드로 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국민들에게는 알릴 수 없는 어떤 반사이익이 있으니까 그런 빅딜을 했겠지 싶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사화 될 것이고 상황이 거세게 돌아가면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언론에 흘려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일 기대하지만, 이런 기대가 과연 가치 있는 기다림일 것인지 회의가 듭니다.
결국은 이런 공포스러운 상황이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을 만들었나 봅니다.
이런 얘기를 했더니 우리 언니가 상황을 보고도 그런 소릴하냐고 "멍청"하냐고 묻습니다.

왜, 촛불집회에 여성 비율이 높냐는 질문도 너무 의아합니다.
아직 논리가 모자라 어린 여성의 참여까지 아우르지는 못합니다만,
대부분의 가정에서 먹을거리에 대한 주구매자이자 책임자가, 특히 자녀양육에 주역할자가 여성이기 때문 아닌가요?
주부이자 누군가에 엄마라는 자리가 이런 자리인 줄 몰랐습니다.
마치 아직 제대로 훈련 받지도 못했는데 함락당하기 일보 직전인 요새를 죽을 힘을 다해 홀로 막아내야 하는 병사 같습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는 30년 전 표어 이 때 쓰라고 나왔나 봅니다.
모든 지도자들은 하늘 아래 있는 사람 중에 애국심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일 테고, 스스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일텐데,
도무지 어떤 열 아들들인지, 그 양반들의 고기 반찬 오른 밥상을 호기심을 넘어 매끼니 일일이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강풀 만화처럼 아이한테 급식에 나온 소고기먹지 말라고 일러두어야 하는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급식비가 버거운 가정도 있을텐데 학교에 한우 먹여야 한다고 요청하는 것은 또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발등 안찍을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5년 동안 갈고 닦읍시다!!
이번 기회에 잘 닦아서 그 기술을 연마해두면 평생 주변 관리에도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성 저 혼자 생각을 쓴 글입니다.
답글이 무서워지면 글 바로 내릴랍니다.
IP : 61.106.xxx.12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
    '08.5.6 4:00 AM (219.252.xxx.142)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은 글입니다...

  • 2. 저도
    '08.5.6 8:18 AM (75.153.xxx.142)

    이렇게 쉽게 본색을 드러낼 줄은 몰랐네요.
    아무튼 생각보다 훨씬 멍청하고 무능하네요.
    제가 이전까지 한국의 소위 보수(실은 수구)를 과대평가 했었나봐요.

  • 3. 돈과
    '08.5.6 9:07 AM (220.75.xxx.15)

    권력을 등 뒤에 엎으니 세상 무서울게 아무것도 없는거죠.

  • 4. 저도
    '08.5.6 11:53 AM (220.81.xxx.154)

    이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낼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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