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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때문에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졌어요 조회수 : 1,366
작성일 : 2008-04-26 11:09:52
별다른 이야깃거리도 안되지만 한 번 푸념해 봅니다...

결혼 십 년이 훌쩍 넘어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금연을 선언했어요

선언 후 이년 넘었습니다. 금연... 제대로 지키고 있고요

그런데 초기에 흡연 욕구를 참느라 군것질 엄청 해대고(워낙에도 군것질 꽤 하는 편이었어요)

그 이유로 술자리도 조금씩 기피하게 되더니(1 차에만 갔다가 열 두시 전에 귀가하더라고요)

두 세 달 사이에 체중이 5 킬로 정도 늘어버린 겁니다


아예 폭음을 해버리면 하루 지나 체중이 원상복귀 되는데

적당히 취기 오르는 정도로 자주 마시니까 체중이 끝없이 는다는걸 알았습니다

뭐 결혼 후 찔끔찔끔 살이 쪄서 급기야 15 킬로 쯤 늘었는데 거기다가 5 킬로 더 보탠다고 뭐 대수야...

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가 워낙 덤덤한 성격이다보니 남편이 초조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솔직히 허리 둘레가 좀 심각해지긴 했었어요

남편 말이 가만히 앉아있어도 숨이 차고

항상 헛배가 부르고

배가 고픈것 같아서 뭘 좀 먹으면 금방 배가 터질 것 같고...

아무래도 암에 걸린것 같다며 한동안 엄살을 떨더니

다이어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전 아이 낳고 4 킬로 정도 늘었지만 눈썰미 없는 남자가 보기엔 예전 그대로처럼 보여요)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왜 나랑 똑같이 먹는데 자기만 살이 찌느냐며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서울대 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님이 쓰신(갑자기 이름이 생각안나네요)

반식 다이어트 책을 사다줬습니다

한동안 숙독하더니 실천에 나선 지 또 일 년이 되어갑니다

덕분에 생활 속 잔재미는 전부 없어졌네요

술 한 잔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 무척 좋아하던 남편이 절주하기 시작하니까

제일 먼저 저하고의 술자리를 없애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동네 호프집도 가고 와인 사다가 마시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 정도는 협조해야죠.

자주 가던 동네 포장마차, 치킨 집에서 그 부부 이사갔나...? 할 겁니다

그대신 등산과 '잠자기 전 한 시간 산책'이라는  돈 한 푼 안들이고 건강에 도움되는 취미를 개발했는데

살을 뺄 욕심에 보폭 큰 걸음을 걷는 남편과 보조를 맞춰 걷다보니

무리가 갔는지.... (원래도 안 좋았었겠죠?)

무릎이 아퍼서 병원 가 사진을 찍었더니 왼쪽 연골이 심각하게 닳아져서

등산 등 심한 운동은 하지 말고 수영이나 자전거 타라네요

덕분에 남편하고 완전 따로 놀게 되었습니다


그냥 다이어트 포기하고 적당히 즐겁게 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 가끔 드는데...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먹는 즐거움 포기하고 나니 달리 뾰족한 대안이 없네요



IP : 218.48.xxx.7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산책
    '08.4.26 11:17 AM (58.140.xxx.101)

    하고 오는동안 님은 어디 가서 남편 기다리면서 소소히 즐기면 어떨까요. 혼자놀기의 진수처럼...남편 산책다녀오는동안 혼자서 포장마차 앉아서 즐기기...나중에 만나서 들어오니까 기다리는 재미도 잇을거 같고,,,

  • 2. 저도 다이어트
    '08.4.26 11:26 AM (218.54.xxx.240)

    유태우 박사님 반식 다이어트에요. (책을 사서 읽고 다이어트 시작함)
    저도 목요일 부터 시작해서 지금 3일째 랍니다. ^^

    정말 먹는 즐거움 포기하고 나니까 저도 별 재미가 없는거에요.
    밥을 먹어도 별로 맛이 없고 그냥 심드렁 그 자체이죠.

    그래도 6개월 후의 제 모습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견딘답니다. ^^

  • 3. 수영
    '08.4.26 11:27 AM (125.185.xxx.114)

    남편과 함께 수영을 강추해드립니다.
    저희가 수영같이 하면서 부부사이도 많이 좋아지고 공통화제도 생기고
    배우는 즐거움도 소소해요^^

  • 4. 걱정
    '08.4.27 11:36 PM (121.144.xxx.120)

    전..그 기분 알겠어요.
    저도 유태우 반식다이어트 책 사서 보고..
    시작했는데..
    정말이지..삶이 너무 재미가 없는거에요..
    사실 힘도 없고 매사에 의욕도 없고...짜증도 많이 늘고..
    결국...전 반식보다..오전에 많이 먹고 .오후에 양 줄이고 야식 끊고... 활동량 늘리고..로 방향선회했습니다.

    그런데 남편분께선 1년 실천으로 얼마나 빠지셨나요? 그런 삶의 방식에 만족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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