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교길에 늘 만나는 남매 아이들이 있어요.
제 아이가 1년 전 처음으로 이 학교에 와서 말도 낯설고 힘든 때
등하교길마다 마치 자기네 동생 돌보듯 반기며 예뻐해 줘서 어찌나 고마웠는지..
그 중에 누나가 오늘 처음으로 저희 집에 놀러 왔어요.
지난 부활절 방학 즈음부터 저희 집에 놀러 오고 싶어하길래
동생하고 같이 오라고 얘기해 두었었는데.
돌아갈 때 쯤엔 그 아이 엄마가 왜 누나만 보냈는지 알겠더군요.
잠시도 쉴 틈 없이 어지르고, 또 어지르고..
냉장고도 벌컥벌컥 열어보고, 냄비뚜껑까지 열어보대요..^^;;
신기한 건 다 뒤져보고,
오자마자 피자 시켜서 같이 먹었는데
남은 피자가 맛있었던지 가져가겠다고
비닐봉투에 피자만 덜렁 넣어놨길래
제가 다시 포장해서 넣어줬어요.
아이 친구가 놀러오면-거기다 나이도 많으니-제가 좀 쉴 수 있겠구나. 는 오산이었고.
애 셋넷 상대하는 듯한 기분이 내내 드는 겁니다.
거기다가 하도 정신없게 되풀이하며 근처 수퍼를 가고싶다 해서
결국 전 절대 안먹이는 색소덩어리 쮸쮸바에 초코볼까지 사먹이고..
가기 30분 전쯤엔 잠시 앉아 한숨 돌리고 있는데
허락없이 제 CD를 건드리다가 그 옆에 있던 파이렉스 유리 계량컵을 박살냈어요.
아이가 다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었고..10년 감수 했습니다.
거기 놔 둔 제가 잘못이지요..제 아이는 절대 안 건드리는 거라..
그 애 엄마가 오겠다던 6시보다 5분 먼저 온게 어찌나 반갑던지요.
절 보며 힘들었지? 하는데 ㅎㅎ
그 애 엄마가 등하교길 왜 늘 화난듯하고 지친 얼굴인지 이해가 가더군요.
오늘 왼종일 두통을 선물해 준 아이었지만, 와줘서 고맙다고 하고
보내고 나선 바로 청소 돌입~~ 지금껏 청소하고 들어왔네요.
전 이 세상에서 제 아이가 제일 정신산만한 아인 줄 알고 살았는데
아니었더라구요..하하.
앞으로도 제 아이..밖에 나가서 새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더 교육시켜야 겠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네요.
아이 기르기 정말 어렵습니다. ^^
ps 제가 너무 잘 해 줬던지 당장 내일 방과후 부터 또 놀러오고 싶다고 하더군요. 저 어떡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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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친구가 놀러 왔었네요
일요일 조회수 : 1,057
작성일 : 2008-04-21 05:30:13
IP : 90.194.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둘리맘
'08.4.21 8:35 AM (59.7.xxx.191)아이에게 솔직히 말씀하세요. 남의 집에 그렇게 하는거 아니라고.자기 엄마 말은안들어도 님이 조목조목 얘기하면 듣지 않겠어요?
네가 그렇게 하면 담부터 우리집 못온다고, 네가 싫은건 아니지만그렇게 행동하면 아줌마는 싫다고,,,2. 둘리맘님말씀처럼
'08.4.21 11:24 AM (124.60.xxx.16)하시면 됩니다.
저두 엄청 난해하고 산만한 녀석들 많이 왔다갔는데요,
저희 집에선 꼼짝마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소리가 아니구요,
너희가 어진건 다 치우고 다른거 해라.
냉장고 이거 너희거 아니다 . 내꺼다 허락맡고 열어라.
난 너에 친구가 아니라 어른이다 높임말 해라.
하고 싶은말 있으면 거기서 소리치치말고 내 앞에까지 와서 애기해라.
한녀석이 잘못하면 방치한 녀석까지 같이 혼난다.
울면서 이야기하면 하나도 못알아듣겠은 울음 그치고 이야기해라.
등등
전 올때마다 세뇌시킵니다.
결과는 아무리 날고기는 녀석이라도 반복시키면 합니다.
저희집오면 다들 순한 양입니다.
엄마들도 알아요.
저희집 놀러오면 야단도 듣고 가끔 울기도 합니다.
저한테 혼나서
그치만 보냈으면 그집에 맞게 해야지요.
그리고 엄마들은 제집에 보내면 안심합니다.
자기 아이들이 사고 안치고 얌전히 논다구요.
눈을 보면서 확실하게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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