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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당신이 옳았던거 같아..

슬프지만 조회수 : 4,709
작성일 : 2008-04-19 21:13:46
예전에 저에게 사귀던 사람이 있었어요... 오래 사귀면서 서로에게 연인 이상의 의미를 가졌었죠..
그 사람도 제가 연인이상으로 친동생같았던 사람이라고 했구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 사람은 어릴적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매일 싸우던걸 봐서 그런지(나중에는 엄청나게 성공하셨지만요..) 성공에 대한 압박이 큰 사람이었어요...정글같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나 할까요.

그에 비하면 저는 어렸을때 여유로웠고, 성격도 그리 치밀하지 못한 느슨한 스타일이죠...

그 사람이 항상 불만인게 제 능력에 비해 제 노력이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그 사람 여동생은 저보다 성적이 더 좋지 않았지만 의대생이었거든요.. 저는 꽤 공부를 잘했는데 대학생때는 전공에 대한 고민과 진로에 대한 방황으로 그다지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저를 채찍질하던 그 사람과 저는 조금씩 지쳐갔지요...

예전에 라쿠치나에 파스타를 먹으러 갔을때(당시엔 둘다 학생이었죠) 그 사람이 멀리 테이블에 앉아 있던 어떤 여자를 가르키면서 말했어요...외국인 바이어와 열심히 얘기하고 있던 그 여자가 예쁜 여자보다 더 멋있다고...

그렇게 능력있고 전문직인 여자가 되기를 바라던 그 남자에게 저는 많이 부족해보였겠죠...

나중에는 그 채찍질이 저에겐 많은 상처로 돌아왔어요...말다툼끝에 자기에게 오는 좋은 선자리에 대한 얘기며 자기 가족에 비해서 조건이 떨어지는 제가 받을 상처에 대한 얘기들이요..

그로 인해서 그 사람과 저는 헤어지게 되었죠..아니, 사실은 제가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그만 끝내버렸어요.. 아주 잔인하게.. 더이상은 말하기 힘드네요..


저는 대학원 다니다가 결혼하고 이제 두 아이의 엄마구요...


가끔 그 사람 생각이 나요.. 그리워서가 아니라 지금 제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뭐라고 생각할까 궁금해서요..
전 그사람이 생각하는 루저의 생활을 하고 있을까,(그 사람은 능력있는 전문직 여성이 되기를 원했으니까요.. 전업주부로서의 제 모습을 보면 답답해 하겠죠... ) 그 사람은 지금도 예전처럼 성공지향적일까...


오늘 남편하고 밥먹다가 말다툼을 했어요... 티비에 열대바다가 나오길래 남편하고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우린 해외여행을 언제 할까? 웃으면서 제가 말했죠.. 내년, 내후년??
남편이 대답을 안해서 언제? 하면서 웃었더니 갑자기 남편이 화를 버럭 내면서 생활비도 벅찬데 무슨 여행이냐고 하더라구요..

저희 남편도 요새 사업이 힘들어서 스트레스가 많다는건 알지만 별것도 아닌 질문에 그렇게 화를 내니 너무 우울하네요..

그럼 내가 다시 일을 해야 하나 생각해보지만, 아무리 최고학부 대학원을 나왔어도 이제 33살에 다시 직장을 구하려니 너무 막막한거에요...이젠 학습지 선생님 말고는 할게 없나.. 슬프지만 현실은 그럴거 같아요..


예전에 그 남자가 제발 능력을 기르라고, 너무 한심하다고 저에게 했던 말들이 오늘따라 너무 가슴을 찌르네요...

부유한 시댁에 화목한 가정을 가졌다고 보이는 저이기에 친구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이었어요...

그래... 당신이 옳았던거 같아, 슬프지만..

IP : 218.51.xxx.92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4.19 9:21 PM (218.52.xxx.21)

    그 사람말이 돌이켜 생각하면 옳았을지언정 자기에게 오는 좋은 선자리에 대한 얘기며
    자기 가족에 비해서 조건이 떨어지는 원글님이 받을 상처란 구실로 행한 언어폭력은
    글쎄요..
    단순히 자극을 받으란 의미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런 사람이 더 잔인하고 냉혈적이며 무섭죠.

  • 2. -,-;
    '08.4.19 9:22 PM (122.35.xxx.30)

    깨달음은 늘 한발짝 늦게 따라오는것 같습니다

  • 3. 슬프지만
    '08.4.19 9:28 PM (218.51.xxx.92)

    ..님.. 저도 그 사람에 대한 미련도 없구요.. 저에게 했던 언어폭력도 자극이상이라고 생각해요...그 사람과 헤어져서 슬픈건 전혀 아니구요.. 그사람이 아쉽지도 않아요..그 사람과 결혼했다면 더 많은 상처를 받았겠죠..

    그 사람말처럼 능력있는 사람이 되지 못한 회한이랄까요...이런 얘기를 한번도 한적이 없는데... 늘 머리속에서만 맴돌던 생각이었거든요.. 오늘 남편하고 다투면서 제가 한심스러워지는데 예전에 그 사람과 싸울때마다 느끼던 그 느낌이네요...

    다른 친구들은 다 전문직에 신의 직장이라는 곳에 잘 다니고 있는데 저만 뒤쳐진 기분이에요...

  • 4. .......
    '08.4.19 9:31 PM (203.228.xxx.197)

    전문직이 되든, 전업주부가 되든...
    어떤 삶이든 고비는 있죠.

    남은 인생
    쭉~ 전문직일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쭉~ 전업주부일것이라는 보장도 없죠.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추구하는 삶의 행복이 부합되지 않았기에
    그저 인연이 아니었던거지요.

    인연은 삶에서 추구하는 행복이 같거나 유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힘드시고 슬프셔도
    이 시간이 지나면 또 행복해지실거예요.^^

  • 5. 결혼은
    '08.4.19 9:41 PM (121.128.xxx.196)

    안했지만, 지금에 만족하셔도 되겠단 생각이 들어 몇줄 남깁니다.

    저런 애인과 결혼하셨다면 행복하시지 못했을것 같은데요.
    자기에게 돌아오는 선자리며 의대 운운하다니. 비수를 꽂는 행위죠.

    그런데 좀 다행이다 싶은 것은 그렇게 결혼한 분들이 생각만큼 행복지도 않습니다.
    저런 남자들, 저도 몇몇 겪어봐서 아는데 정나미 떨어집니다.
    힘내십시오!

  • 6. 슬프지만
    '08.4.19 9:41 PM (218.51.xxx.92)

    윗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정말 정신과테라피를 받는 기분이랄까요... 머리속에서 저를 괴롭히던 뭔가를 이렇게 쓰기만 했는데도 눈물이 계속 나네요..

    인연에 대한 말씀 감사합니다.. 저야 뭐 강아지처럼 내일 되면 다 까먹고 도시락 준비해서 아이들과 소풍가고 행복하겠죠^^

    윗님은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셨나요? 저는 자꾸 제가 갖고 있는 걸 사소하게 보고 남과 비교하면서 저를 괴롭히는거 같아요...
    아이들과 있으면서 너무 행복하고 남편 기다리면서 집에서 요리준비하는 소소한 일상은 참 행복한데요..특히 아이들과 같이 있을때는 아, 이런게 바로 행복이구나.. 전에 절대 느끼지 못하던 느낌이에요...
    그런데됴 예전에 워커홀릭이었던 저에게 이런 전업주부의 삶이란게 받아들이기 그리 쉽지 않네요...

    남편은 제가 컴하면서 질질 짜는거 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방으로 들어갔네요..니얘기 한거 아니거든...-.-#

  • 7. 저도
    '08.4.19 11:37 PM (219.248.xxx.87)

    비슷한 남자와 결혼할뻔 했었어요.
    자기는 꼭 맞벌이 하는 여자와 살고 싶다.
    이유는 꼭 돈때문이 아니라 집에 있는 여자는 늘어지기 쉽다. 자기 발전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계속 일해야 한다.

    나는 살찐 여자가 싫다. 게을러서 그런거다. 무조건 지금 몸매 유지해라.
    너 살찌면 난 바람 피울지도 모른다.
    살쪄서 싫은게 아니라 게을러서 싫은거다.

    나는 계속 공부 하는 여자가 좋다. 계속 공부해라. 단 학비는 니가 벌어서 충당 해라.
    등등 뭐 그리 나한테 바라는게 많던지요.

    그렇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서 결혼을 목전에 두고 우린 헤어졌어요.

    지금 10여년이 지났는데요.
    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살이 좀 쪄도 오히려 푸근하며 좋다고 이쁘다고 나만 토닥여 주는 남편,
    돈 버는 여자 보다 집에서 살림 잘해주는 여자가 더 좋다며 일하는걸 별루 반기지 않는 남편,
    오히려 내가 취미생활 잘할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남편이랑 삽니다.

    결혼하고 몇년후 그때 그 사람을 우연히 만났는데
    살찌면 안된다던 그 사람도 자기가 살찌는건 어쩔수 없었나 보더군요.
    둥실해진 그의 모습을 보면서
    너라고 별수 있냐? 하고 씁쓸한 웃음을 흘렸네요.

    사람 사는게 다 그런거죠 뭐.
    그냥 지금에 만족하며 살아가는게 최고 인거 같아요.

    저는 오히려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난 지금이 너무너무 행복해요.

  • 8. ........
    '08.4.20 12:24 AM (203.228.xxx.197)

    전 힘들 때 혼자 생각해요.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과연 내가 다른 선택을 할까?"라고요.
    그러면 대부분 "아니다."라는 답이 나오거든요.

    그러니, 현재를 열심히 사는 수 밖에요.^^;;;

    게다가
    인생에서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잖아요.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는 사알~짝 눈을 감아버립니다.^^

    뭔가가 쉽지 않을 때도 또 사알~짝 릴렉스.
    사람인데....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받아들일 수 있나요.
    시간이 필요하죠.

    자신을 다독이고,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한것 같아요.

  • 9. 저는
    '08.4.20 12:44 AM (58.227.xxx.180)

    전업주부가 되기 싫었고 사람은 늙어 죽을때까지 자기일을 갖고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38 그다지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이예요
    그런데 변수가 생기더군요 아이를 낳고 나니 직장다니면서 어린아기 키우는거 너무 어려워요
    지금은 아이가 둘이고 제가 휴직중인데요
    복직해서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입주형 베이비시터며 고용하려면 제가 버는 수입은 그냥 베이비시터비용하고 제가 회사다니려면 필요한 경비들(차 구입비, 유지비)에 거의 다 들어가더라구요(전문직이라도 월급이 적어요)
    그리고 지금은 직장다닐때 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돼요 물론 커가는 아이들은 보는 재미이겠죠 직장 다시 복직하면 이런 행복을 느낄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전업주부로 사는게 원글님 생각처럼 하찮은것은 아니랍니다

  • 10. 인생은
    '08.4.20 1:11 AM (91.104.xxx.53)

    인생은 시간 문제다.

    라고 저의 직장 상사님의 장인 어른이 그러셨답니다.

    의미 심장한 말인 듯해요.

    저는 아직 얘들은 없지만, 아기 갖으면 둘은 낳고, 집에서 얘들 보는 게 꿈이에요.

  • 11. 저랑 반대네요
    '08.4.20 1:13 AM (220.125.xxx.238)

    원글님 글에 써있는 예전 남자친구보니 예전의 제가 생각나요.
    저도 성공에 대한 압박감 같은거... 성취동기 아주 강했거든요.
    사귀던 남자친구가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사는 것도 중요한 거 아니냐고 늘 했었어요.
    사실 공부하느라 남자 사귈 틈도 없었는데
    오다가다 어떤 일을 함께 알게 되었는데 둘이 너무 잘 맞아서 어쩌다보니 사귀게 되었죠.
    남자친구라 할만한 사람은 딱 이사람 하나예요.

    남자친구도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지만
    저 때문에 자기는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더 못 버티겠다고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물론 저는 원글님의 남자친구처럼
    저한테 선 들어오는 거, 집안 처지는 거 같은 거는 신경 안쓰는 사람이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어쨌건 그 남자친구하고 헤어지고서도
    둘이서 서로를 많이 그리워 했고-잘 맞았거든요
    그러고서도 일년 쯤 지나서 다시 만나곤 했었는데
    또 그 남자친구가 자기는 정말 자신 없다면서 진짜로 포기한다고...
    그래서 진짜로 헤어졌어요. 저도 그래 깨끗이 보내주마 했구요.

    지금 저는 뭐 '성공'하고는 아주~ 먼 사람이지만
    제가 조금만 시야의 폭이 넓었다면,
    또 그 친구가 조금만 자신감이 있었다면
    아주 잘 맞는 커플이 되었을 거라 봐요.

    나의 남편은 그 남자친구보다는 뭔가 모르게 자신감이 있고
    어디서든 꿀리지 않을 듯한 배짱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의 성공지향적인 성향에도 눌리지 않았던 거 아닌가 해요.

    어쨌든지 결과적으로 보면
    그 남자친구보다는 지금의 남편하고 결혼한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결혼한 부부가 서로를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살면서도 피곤하겠지요.

    그리고 원글님.
    지금부터라도 인생을 리노베이션 할 수 있어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67세에 일을 시작하신 분도 있거든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죠.
    이젠 애들도 손이 많이 가는 시기도 지났을 것 같으니
    자신에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셔서
    작은 꿈이라도 조금씩 이루어 가시길 바래요.

  • 12. 그사람은
    '08.4.20 10:10 AM (122.100.xxx.19)

    그때의 자기모습을 반성하겠죠...후회하겠죠...
    그런게(성공지향적인) 다가 아니란걸 살아보니 느꼈겠죠.
    인생이 정답이 있을까요?
    그렇게 못살았으니 님이 지금 그리 느끼는거고
    또 그렇게 살은 사람은 인생의 여유를 못느꼈을테니 거기에 따른 허무함이 있을것이고.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이 정답이란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정답은 정해졌는데 그 답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하겠다는...

  • 13. 정답은
    '08.4.20 11:13 AM (222.98.xxx.175)

    40이 목전이지만...아직 인생이 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정답이 없다는것쯤은 잘알고 있어요.
    님과 예전 남친과는 지향하는 바라 달랐던거지요.
    사람이 모두 한곳을 바라보고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살지는 않잖아요.
    예전 제 친구가 저를 그렇게 격려(?)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저는 견기기 힘들었고 정말 사랑했던 친구기에 기대에 부합하려고 노력했지만 서로 지쳤지요.
    결국은 그 친구와 안 만나게 되었습니다. 몇년간 만나지 않고 살다가 다시 어떤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고백하더군요. 제게 거는 기대가 너무나 컸다고요. 다그치면 될줄 알았다고...후회한다고 합니다. 본인이 바란 목표를 제가 바라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하네요.

    모든사람이 님의 예전 남친과 같은 목표로 살아가지 않는다는것 잘 아시지요? 님은 님의 삶의 목표를 선택했을뿐이에요.

  • 14. .
    '08.4.20 11:41 AM (220.117.xxx.165)

    그 사람에 대한 미련이나,, 그런 감정들이 전혀 아니라는 말씀 이해해요.
    다만 원글님이 남편과 대화 도중에 다툰 일 때문에 예전 남친의 자기개발에 대한 얘기들,, 그 한 면만이 떠오르신 거 같네요.
    그런데 그런 건, 너무 작은 부분이라, 옳다 그르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는 성공하기 위해 이걸 해야되나 저걸 해야되나 전전긍긍하는 성격이었는데
    요새는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뭔가를 이루려면 그만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저를 탁 놓고, 편안하게 지내는 게 좋습니다. 자기자신을 편안하게 둘 수 있는 것도 큰 능력입니다.
    다만, 좋아하는 일에는 열정을 쏟아야지요 ^^

  • 15.
    '08.4.20 3:40 PM (211.237.xxx.6)

    저는 원글님 남친같은 남자가 제 첫사랑이거든요
    그남자랑 헤어진 것 지금도 자다 깨서도 정말 잘한 일이라고 저한테 막 칭찬해줘요
    지난 일이라 아름다울 뿐인 것 아닐까요..

  • 16. 저도...
    '08.4.20 6:45 PM (84.186.xxx.117)

    너무나 가물가물하지만..제 첫사랑의 남친을 보는줄 알고 깜짝 놀랐네요.
    그전엔 정말이지 빵빵하고 잘나고..겸손한 사람들 그리 따라다녀도 꿈쩍 안하다
    처음으로 공감대 형성되고..서로 딱 맞는 사람 만났다 좋아했는데
    그사람은 꼭 전문직이기를 바랬어요. 저도 워낙 비슷한 성격이었지만 딱 단정지어
    어떤 직업이어야한다고해서...만나고..헤어지고를 반복하다 그만 헤어졌어요.

    그때는 저도 자존심이 강했던 때라 개천에서 용난 그사람 더이상 용납도 안되고..
    앞길을 생각하니 막막하더라구요. 서로 잘맞고..좋았으나..현실적인 건 극복 못했지요.
    제가 물론 전문직에다 그사람 계속 만났으면 결혼까지 어찌됐을지도 모르지만...

    윗분처럼 정말 제가 한일중에 제일 잘한일이더라구요.
    전문직으로 있으면서 개천에서 용난 사람 식구들 건사하며 살 생각하믄...
    아름다운 추억은 맘에 간직하면서도 딱 거기까지!!!
    맘으로 상처를 알게모르게 받아서그런지 그이후로 저도 많이 변하게되고..힘들었지요.

    그사람...집안에서 원하는...본인이 원하는 사람 만나 결혼해서 제대로 잘살고있어요.
    본인도 성공은 탄탄대로였지만 워낙 까칠한 부인 만나 그냥저냥 산다는 소식 풍문으로
    들었지요.

    저...세상에서 제일 편한 남편 만나..이쁜아이 낳아 행복하게 잘살고있지요.
    그사람하고 결혼했더라면...아직도 아찔아찔해요.

  • 17. ..
    '08.4.20 8:46 PM (121.134.xxx.169)

    성취욕강한 남자 같이 살기 피곤합니다.

  • 18. 결국 로긴하게
    '08.4.21 1:08 AM (59.21.xxx.77)

    만드시는군요..^^
    님의 글을 읽으며 너무도 너무도..공감했어요
    과거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너무도 같아서..
    But,,최고학부의 학력만 틀리네염;;
    저도 요즘엔 남편에게 핀잔들을때
    내 자신이 너무 무능력해진 불쌍한 여인네라는 느낌을받아요
    그것뿐인가요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됐지..하며 비참함(?)까지 느껴진답니당..
    전 나름 능력있는 사업가(이렇게 표현하니 좋긴좋다)였거든요
    작은규모였지만 직원15명의 사장님,,이였는데
    육아에 전념하기위해 과감히 정리하고
    완전한 아.줌.마로 살기 시작해서 어연 십년이 훌쩍넘고..
    전 성공지향주의 골수분자인 옛남친 가끔 생각해요
    정말 저에게 잘했거든요
    배울점도 꽤 많았던 친구였죠
    하지만 윗분말씀처럼 성취욕강하고 성공지향주의남자,버겁고 피곤해요
    가끔 내동생과 그의 이야기를 할때
    만약 그와 결혼했어도 언니가 피곤에 쩔어(?)서 백년해로는 못했을거라고 얘기하며
    웃죠
    그런데 솔직히..그만한 남자 없더라구요 저에게요..
    제 얘긴 뭐 그렇고..
    님아 아직33살이잖아요
    이제 서서히 워밍업을 시작하시는것이 어때요? ㅎㅎ
    최고학부라는 님의 이력이 전 너무 부러운데요
    전 요즘, 왜 30중반 정도에서 일어서기 준비를 안했을까
    40을 넘어서 중반이되니 지난날만 되돌아보게돼고 후회와 아쉬움만 키우고사네요ㅠㅠ
    뭐..이런것들도 인생이니까..

  • 19. ==
    '08.4.21 1:45 AM (59.10.xxx.128)

    아직 서른 셋에 왜 늦었다고 생각하세요? 과거에 편하고 느슨하게 원하는대로 사셨으니 이제 능력을 발휘하며 원하는대로 사셔야지요. 쉰을 바라보며 하던 일을 더 크게 펼쳐 놓고 걱정하며 하루하루 있는 힘껏 살아가는 주붑니다.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여러 모로 다행이라 감사하기도 하고요. 저 큰 애 중학교 보내놓고 다시 시작한 겁니다. 제가 지금 서른 셋이면 날개라도 단 것 같겠어요. 힘 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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